아르헨티나는 4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카보베르데를 연장 접전 끝에 3-2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리오넬 메시가 선제골을 넣었고,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와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세트피스 상황에서 추가 득점에 관여했다.
하지만 두 차례나 리드를 잡고도 이를 지키지 못해 고전했다. 경기 막판에는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의 선방이 없었다면 더 큰 위기에 몰릴 뻔했다.
문제는 이런 패턴이 낯설지 않다는 점이다. 아르헨티나는 우승을 차지했던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이같은 모습을 자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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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는 1-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1-2로 덜미를 잡혔다. 네덜란드와 8강전에서는 2-0으로 앞서다 동점을 허용한 뒤 승부차기 끝에 이겼다. 프랑스와 결승에서도 2-0, 3-2 리드를 모두 지키지 못하고 승부차기까지 갔다. 호주와 16강전 역시 2-0으로 앞선 뒤 추격골을 내줘 막판까지 쫓겼다.
이번 카보베르데전도 비슷했다. 아르헨티나는 앞서간 뒤 집중력이 떨어졌고, 다시 앞서간 뒤 또 실점했다.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은 경기 뒤 “오늘 많은 타격을 받았다”며 “모두가 쉬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우리는 그렇게 보지 않았다”고 했다.
전술적 문제도 드러났다. 메시는 이례적으로 경기 뒤 압박과 간격 문제를 직접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제대로 압박하지 못했고, 라인 간격도 너무 벌어졌다”며 “상대가 늘 한 명 더 많은 것처럼 플레이했다. 그래서 그들이 공을 소유했고, 우리는 많이 뛰어야 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는 유럽 강호들처럼 높은 강도의 전방 압박을 지속하는 팀은 아니다. 대신 메시를 중심으로 순간적인 전진 패스와 번뜩이는 개인 능력에 의존한다. 이날 선제골도 그런 장면이었다. 마르티네스의 대각선 패스를 받은 메시가 절묘한 컨트롤에 이어 골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리드를 잡은 뒤에는 너무 빨리 내려앉는다. 상대에게 반격할 여유를 너무 쉽게 내준다. 실제로 아르헨티나에 실점을 내준 뒤 카보베르데는 공을 오래 소유하며 수월하게 전진했다. 데로이 두아르테의 동점골과 시드니 카브랄의 환상적인 중거리 슛이 나왔다.
역습의 날카로움도 예전 같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의 측면 자원들은 폭발적인 스피드로 돌파하는 유형이 아니다. 안쪽으로 들어와 패스를 주고받는 선수들에 가깝다. 메시 역시 전성기에 비해선 기동력이 많이 떨어진 상황에서 긴 거리를 반복해서 뛰는 역습을 맡기에는 체력적 부담이 크다. 이로 인해 메시와 짝을 이루는 라우타로 마르티네스나 훌리안 알바레스도 수비 가담에 많은 에너지를 써야 했다.
그래도 아르헨티나는 무너지지 않았다. 두 차례 동점을 허용한 뒤에도 패닉에 빠지지 않았고, 다시 주도권을 잡았다. 추가골이 모두 센터백의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공격 상황에서 상대 수비 견제를 덜 받는 센터백이 득점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은 아르헨티나의 귀중한 무기다.
스칼로니 감독은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연장까지 간 경기들이 있었다. 비슷한 상황이었다”며 “사우디아라비아전이 떠오르는 순간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팀이 반응했다. 우리는 더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고 했다.
아르헨티나는 디펜딩챔피언 답게 강팀이다. 확실히 이기는 법을 알고 있다. 하지만 편하게 이기는 법은 아직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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