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대한민국 아이들의 TV 앞을 지킨 목소리가 4일 새벽 영영 멈췄다. '짱구는 못말려' 봉미선 역의 강희선 성우가 향년 만 65세로 세상을 떠났다.
병실에서도 멈추지 않은 녹음
강희선 성우는 4일 오전 2시 10분, 인제대 상계백병원에서 별세했다. 2021년 대장암 판정을 받은 뒤 간을 포함해 17곳으로 전이되는 상황에서도 항암 치료를 총 47회 받으며 투병을 이어갔다.
그럼에도 그는 마이크를 내려놓지 않았다. 병실에서 직접 서울·부산 지하철 안내방송을 녹음했고, '짱구는 못말려' 녹음 작업도 끝까지 지속했다. 아들 안은석은 어머니가 "항상 성우 일에 신념을 가지고 사랑하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45년 커리어, 전설이 된 목소리
강희선 성우는 1979년 TBC 성우극회 10기로 입사해 이듬해 KBS 성우 15기로 전환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1980~1990년대에는 샤론 스톤, 줄리아 로버츠, 니콜 키드먼, 미셸 파이퍼 등 할리우드 정상급 배우들의 목소리를 국내에 전달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는 KBS 성우극회장을 맡았고, 한국성우협회 수석 부이사장직도 역임했다. 2024년 4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4년간의 투병 사실을 직접 공개하며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6일 오전 7시 40분, 장지는 용인공원 아너스톤이다. 부고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지하철 탈 때마다 그 목소리 듣겠구나, 이제 다르게 들릴 것 같다", "짱구 보면서 자란 세대로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추모 댓글을 잇달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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