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지하철 안내방송과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 엄마(봉미선)’ 목소리로 널리 알려진 성우 강희선씨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강희선 성우는 병을 진단받은 이후에도 끝까지 현장을 지키며 활동을 이어왔다.
4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강희선(65)는 이날 오전 2시 10분께 인제대 상계백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경고와 서울예술전문대학(서울예전) 방송연예과를 졸업했다.
배우를 꿈꾸다 지도교수의 권유로 성우의 길을 선택했고,1979년 TBC 성우극회 10기로 입사한 뒤 1980년 방송 통폐합으로 KBS 성우 15기가 됐다.
그는 빨간 머리 앤(KBS)을 첫 애니메이션을 더빙, 이후 베르사유의 장미, 공각기동대, 캡틴 플래닛 등 많은 작품에 활동해왔다.
또 1980~1990년대 ‘주말의 명화’, ‘토요명화’ 등 외화 전성기 시절에는 샤론 스톤, 미셸 파이퍼, 줄리아 로버츠, 니콜 키드먼 등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그는 2024년 ‘유퀴즈온더블럭’에 출연해 “샤론 스톤은 끈적거리지 않고 도발적인 느낌”이라며 “줄리아 로버츠는 말하기 전에 꼭 입을 벌린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강성희 성우의 목소리는 국민들에게 익숙하다. 그 대표적인 이유는 1996년부터는 서울 지하철 1~8호선과 부산 지하철 1~4호선 안내방송을 맡아 시민들에게 꾸준히 들려온 목소리이기 때문이다.
대구 지하철 광고에도 목소리가 쓰였다. 그는 ‘유퀴즈온더블럭’에서 음정 변화가 없는 지하철 안내방송이 가장 어렵다고 회상했으며, 이후 코레일이 운영하는 1·3·4호선은 기계음으로 바뀌었다. 그는 “가서 (기계음을) 들어봤더니 사람의 정서가 없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젊은 세대에게는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 엄마’ 역으로 특히 잘 알려져 있다. ‘맹구’ 역할도 함께 맡았다. 그는 “짱구야, 우리 짱구는 아주 멋진 아들이야 알지?”, “자식이 위기에 빠졌는데 가만히 있을 부모가 이 세상에 어디 있어? 그런 부모는 어디에도 없어. 부모에게 자기 자식은 목숨보다 소중해!”, “너희는 아직 어려서 엄마 마음을 잘 모르지만 엄마들은 다 그래, 그게 바로 엄마라는 거야. 엄마는 절대 널 미워하지 않아!” 등의 대사를 남겼다. 또한 ‘무한지대 큐!’, ‘비타민’ 등에서도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이 같은 노력에 강희선은 2002년 KBS 성우연기대상 최우수외화연기상, 2005년 KBS 성우연기대상 최우수연기상, 2018년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그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KBS 성우극회장을 지냈고, 한국성우협회 수석 부이사장도 역임했다.
그러나 2021년 대장암 간 전이 진단과 함께 시한부 2년 선고 받았다. 이러한 진단에도 불구하고 활동을 이어갔다. 항암 치료를 47회 받으면서도 짱구 극장판 녹음을 14시간 30분 동안 진행했으며, 지하철 안내방송은 병실에서 녹음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철 3호선 대곡역 안내 멘트는 성우 톤이 낮아진 것을 시민들이 알아차릴 정도였다.
유족으로는 1남 1녀(안은석·안지선<화가>)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6일 오전 7시 40분, 장지는 용인공원 아너스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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