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악력과 침침한 눈...스마트폰은 우리 몸을 망가뜨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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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든 악력과 침침한 눈...스마트폰은 우리 몸을 망가뜨리고 있을까?

BBC News 코리아 2026-07-04 09:51: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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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하고 있는 사람의 턱과 목 부분을 엑스레이 사진으로 비춰본 합성 이미지
BBC/ Serenity Strull/ Getty Images

우리가 사용하는 전자기기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몸을 바꿔놓고 있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우리는 스크린 타임(화면 시청 시간)의 악영향을 이야기할 때 주로 정신 건강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얼마 전 나는 손을 보다가 새끼손가락에 혹처럼 작고 딱딱한 굳은살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정확히 스마트폰을 받치는 위치였다.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스마트폰은 내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전문가들에게 물어봤다. 그들의 대답은 예상대로 그리 낙관적이지 않았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기는 우리의 목 정렬을 변화시키고, 시력을 손상시키며, 운동 능력을 떨어뜨리고, 근력을 약화할 수 있다. 기술 중심의 생활 때문에 주름이 더 많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러한 신체적 변화 가운데 일부는 인지 기능 저하나 보다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나는 이를 그저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만 있을 수 없었다. 사실 '가만히 앉아 있는 것' 자체가 문제의 원인 가운데 하나다. 다행히도 전자기기가 우리 몸을 망가뜨리지 않도록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방법들이 몇 가지 있었다.

척추 변형

만약 지금 이 기사를 스마트폰으로 읽고 있다면, 십중팔구 고개를 숙인 채 화면을 내려다보고 있을 것이다.

이른바 "거북목 자세"가 목에 가하는 하중은 최대 약 27kg에 달한다. 이런 자세가 장기간 지속되면 척추 디스크가 손상되고 관절과 근육이 퇴화하며 폐활량도 줄어들 수 있다. "테크 넥(Tech neck) 증후군"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거북목 자세로 인해 우리의 체형이 영구적으로 변형될 수도 있다.

다행히 의료 전문가의 지도 아래 시행하는 교정 운동은 이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당장 시작할 수 있는 더 간단한 방법도 있다. 스마트폰을 더 높이 들어 올리는 것이다.

화면은 눈높이에 맞추고, 가능하면 얼굴에서 팔 길이 정도 떨어진 거리를 유지하자. 이 원칙은 컴퓨터 모니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또한 화면을 오래 볼 때는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매 30분마다 20분 정도씩 눈과 몸을 쉬게 하는 습관을 들이자.

피부 트러블과 늘어나는 목주름?

최근에는 새로운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거북목 자세로 목주름이 생길 수 있느냐'이다.

영국 왕립의학회 회원이자 피부과 전문의인 저스틴 헥스톨은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피부가 반복적으로 접히고 압박받으면 주름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고개를 계속 앞으로 숙이는 자세도 주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헥스톨 박사는 두 현상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한 신뢰할 만한 연구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그는 최근 온라인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테크 넥(Tech neck)" 전용 피부 관리 제품을 굳이 구입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주름 외에도 걱정해야 할 피부 문제가 있다. 특히 스마트워치를 항상 착용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헥스톨 박사는 "시계 밑 부분처럼 어둡고 습한 환경은 효모균이 번식하기에 매우 좋은 조건이어서 피부 자극은 물론 심하면 습진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피부 장벽도 손상될 수 있다. 그 결과 니켈, 고무, 라텍스, 아크릴레이트와 같은 전자기기 소재에 포함된 일부 성분에 피부가 과민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커진다.

해결 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워치를 자주 벗어 피부를 깨끗이 씻고 충분히 말리는 것이다. 헥스톨 박사는 하루 종일 시계를 착용해야 한다면 보습제를 함께 사용할 것도 권했다.

시력 감퇴

근시 유병률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급격히 증가해 왔다.

그동안 우리의 생활 방식에서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생각해보면, 그 원인으로 전자기기를 떠올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의 검안학 교수 도널드 무티는 실제로는 조금 다른 이야기라고 말했다.

무티 교수는 "20년 넘게 아이들의 눈 발달 과정을 추적하는 종단 연구를 진행하며 근시의 발병과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인을 조사했다"고 말했다. 연구의 핵심 질문은 스마트폰을 보는 것처럼 가까운 거리에 있는 대상에 지속적으로 초점을 맞추는 "근거리 작업"이 근시와 관련이 있는지 여부였다. 그는 "답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대신 연구진은 다른 사실을 발견했다.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눈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무티 교수는 "야외의 밝은 빛이 망막에서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며, 이 과정이 안구의 성장과 발달 방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자기기 자체가 근시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증거는 부족하다. 하지만 전자기기는 사람들이 실내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만든 생활 방식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이런 점에서 무티 교수는 전자기기가 우리의 눈 건강에 간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다고 보고 있다.

그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간단하다. 밖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다. 이는 눈 건강뿐 아니라 수면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햇빛으로 인한 피부와 눈의 손상을 줄이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와 선글라스를 꼭 챙겨야 한다.

손의 악력 저하

학계에서는 악력(손으로 쥐는 힘)을 전반적인 신체 건강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로 점점 더 주목하고 있다.

한 연구에서는 악력이 혈압보다 조기 사망 위험을 더 정확하게 예측하는 지표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많은 나라에서,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악력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독일 라우지츠 의과대학교의 의료사회학 교수 요하네스 벨러는 "젊은 세대로 갈수록 악력이 감소하는 것은 단순히 손의 힘이 약해졌다는 의미만은 아니다"라며 "미래의 건강 상태를 예고하는 조기 경고 신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를 중심으로 오래 앉아서 일하는 생활 방식으로 바뀐 것이 체력 저하의 한 원인이라는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악력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고요."

악력을 간단히 점검하는 방법도 있다. 테니스공을 손으로 가능한 한 세게 쥔 상태를 15~30초 정도 유지해 보는 것이다. 이것이 어렵다면 데이비드 콕스 BBC 기자가 소개한 '손목 컬(wrist curl) 운동'을 참고해 보자. 다만 이는 단순히 악력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체력과도 관련이 있는 만큼, 규칙적으로 근력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눈과 손의 협응력

전자기기는 눈과 손을 정교하게 협응시켜 움직이는 능력, 즉 운동 기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독일 레겐스부르크대학교의 발달심리학·교육학 교수 제바스티안 주가테는 전자기기 사용으로 화면을 클릭하거나 스와이프(밀어 넘기기)하는 동작은 더 능숙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 넓은 의미의 운동 기능, 특히 소근육 운동 기능의 발달을 살펴보면 전자기기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점차 쌓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영향은 성인보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훨씬 더 많이 확인됐다. 주가테 교수의 연구에서도 스크린 타임이 길수록 운동 기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특히 우려스럽다. 아동과 청소년의 운동 기능은 인지 능력과 학업 성취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자기기 사용을 두려워하거나 완전히 금지하라는 뜻은 아니다. 대신 일상에서 손을 직접 사용하는 활동을 의식적으로 늘릴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요리를 하거나 미술·공예 활동처럼 손을 계속 사용하는 취미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주가테 교수는 개인적으로 목공을 즐기지만, 악기를 배우거나 손글씨를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주가테 교수는 "당장 세상이 무너질 만큼 큰 문제는 아니다"라며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작은 영향이 한 세대, 또 다음 세대로 이어져 사회 전체에 축적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우리는 사회 전반의 인지 능력 저하와 현실 세계에서 사고하고 행동하는 능력의 약화를 마주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손은 우리가 세상과 상호작용하는 가장 중요한 통로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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