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일정표에 약속이 빽빽하게 차 있어야만 마음이 놓이는 사람들이 있다.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밤까지 친구, 동기, 지인들과의 모임으로 스마트폰 카카오톡 알림음이 쉴 새 없이 울려대야 비로소 "아, 내가 인생을 헛살지 않았구나",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구나"라는 묘한 안도감과 만족감을 느낀다. 외로움이나 문득 밀려오는 불안감을 달래기 위해 닥치는 대로 만남을 잡고, 내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단지 '연락처 목록의 숫자'를 늘리는 데 온 에너지를 쏟아붓는 시기인 셈이다.

오은영 박사는 "20대 때는 친구나 지인이 많은 걸 '좋은 인간관계'라고 생각한다. 외로움과 불안을 만남으로 채우고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관계의 양'에 지나치게 집착한다"고 말했다.
오은영 박사는 "그런데 30대부터의 인간관계는 또 다르다. 20대 때의 인간관계가 자기과시였다면 30대의 인간관계는 필요에 의한 것으로 바뀐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움을 얻을 수 있고 조언을 받을 수 있고 나름의 필요와 기능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가 중요해지는 거다. 다른 의미로 관계에 집착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오은영 박사는 "그리고 비로소 40대에 이르러 우린 깨닫게 된다. '모든 사람과 잘 지낼 필요가 없었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나를 증명하거나 필요를 채우기 위해 아등바등하던 에너지가 고갈되고 내 시간의 가치가 이전보다 너무 소중해졌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오은영 박사는 "40대가 되면 주변을 선택하기 시작한다. 관계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내가 정말 많은 시간을 써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만한 연륜과 나이가 됐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오은영 박사의 말처럼, 이제는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으려 애쓰다 상처받는 무식한 인맥 관리와 작별할 시간이다. 억지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내 소중한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 나 홀로 보내는 시간에 집중해보는 건 어떨까.
나이 들면 왜 친구가 줄어들까
사람이 살면서 아무런 스트레스 없이 친밀하게 지낼 수 있는 인간관계의 숫자는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인간의 뇌가 감당할 수 있는 안정적인 친구 숫자는 한계가 있으며, 속마음을 온전히 털어놓을 수 있는 진짜 친구는 평생 5명 안팎에 불과하다. 20대 시절에는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 혹은 내가 인기가 많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무리하게 수많은 모임과 약속을 잡지만 이는 뇌에 엄청난 피로를 준다.
나이가 들수록 직장 생활, 결혼, 육아 등으로 내가 쓸 수 있는 시간과 체력은 급격하게 줄어든다. 이런 상황에서 나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과의 만남에 소중한 에너지를 나누어 쓰는 행위는 결국 내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지름길이 된다. 나이를 먹으며 자연스럽게 연락처를 정리하고 만남의 횟수를 줄여나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오히려 내 한정된 인생을 효율적으로 지켜내기 위한 가장 정당하고 성숙한 행동이다.
혼자서도 외롭지 않은 '홀로서기' 연습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매번 스마트폰을 뒤적이며 약속을 잡는 버릇은 마음을 병들게 한다. 타인과 떨어져 있는 상태를 고통스러운 '외로움'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나를 충전하는 주도적인 '고독의 시간'으로 바꾸려면 일상에서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훈련을 반복해야 한다.
일주일 계획표를 짤 때 다른 사람과의 약속을 먼저 채워 넣는 행동을 멈춰야 한다. 주말 중 최소한 반나절이나 서너 시간은 오롯이 '나 혼자 보내는 시간'으로 먼저 달력에 표시해 두고, 그 시간만큼은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도록 철저히 차단하는 버릇을 들인다.
혼자 있을 때 습관적으로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숏폼 영상을 보며 남들은 어떻게 사는지 훔쳐보는 행동을 끊어야 한다. SNS를 통해 다른 사람의 화려한 일상과 내 평범한 현실을 끊임없이 비교하는 버릇을 버릴 때, 비로소 마음의 비교 습관이 사라지고 내 진짜 내면에 집중할 수 있는 평온함이 찾아온다.

단순히 침대에 누워 TV나 OTT 영상을 멍하니 소비하는 것은 진정한 휴식이 아니다. 글쓰기, 가죽 공예, 악기 연주, 독서, 혹은 가벼운 동네 산책처럼 내가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거나 깊이 몰입할 수 있는 생산적인 취미를 가져야만 혼자 있는 시간의 밀도가 단단해지고 외로움이 끼어들 틈이 없어진다.
나이 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3가지 마음 습관

30대를 넘어 40대, 50대가 되어서도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고 혼자서 씩씩하고 단단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내면의 힘을 기르는 세 가지 마음 정돈법이 필요하다.
갑자기 외로움이나 불안감이 밀려올 때, 이를 달래기 위해 아무에게나 전화를 걸거나 급하게 술 약속을 잡는 행동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조용히 공책을 펴고 지금 내가 왜 외로운지, 무엇 때문에 불안한지 감정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적어 내려가는 것이 좋다. 내 감정을 객관적인 글자로 마주하는 순간, 막연했던 두려움과 쓸쓸함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도 증명되어 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감정과 지출, 시간의 한계를 명확히 선언하고 이를 무례하게 침범하는 타인의 요구나 이기적인 부탁에 대해 "아니오"라고 거절할 줄 알아야 한다.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거절하지 못하고 타인의 감정 쓰레기통 역할을 자처하는 일을 멈추는 것만으로도, 내 정신 건강과 자존감을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다.
내가 매일 머무는 방과 집안 환경을 깔끔하고 내 취향에 맞게 가꾸는 일이다. 주변 환경을 내 뜻대로 통제하고 정돈하는 사소한 버릇은 무기력증을 치료하고 심리적 안정감과 자존감을 높이는 데 가장 빠르고 확실한 효과를 발휘한다.
30대부터 써먹는 똑똑한 인맥 관리법

세상과 완전히 인연을 끊고 자연인처럼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사람을 사귀기 위해 무리하기보다, 이미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건강한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30대 이후의 관계는 감정적인 친밀함을 넘어 서로에게 실질적인 도움이나 조언, 긍정적인 자극을 주고받는 성격이 강해진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기를 빨아먹거나 반대로 내가 이용만 당하는 관계가 되지 않도록, 서로의 시간과 노력을 동등하게 존중하는 건강한 균형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아무리 친한 친구나 지인이라 할지라도 상대방의 인생 문제에 과도하게 간섭하거나 "다 너 생각해서 하는 말"이라며 조언을 남발하지 말아야 한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태도로 타인의 삶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서로의 사생활과 비밀을 존중하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때 오히려 그 관계가 깨지지 않고 가장 오래 지속된다.
매일 연락하고 자주 만나지 않더라도, 상대방에게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아낌없이 축하를 건네고 작은 도움을 받았을 때 확실하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버릇이다. 평소의 백 번의 영양가 없는 술자리보다, 결정적인 순간에 건네는 진심 어린 메시지 한 통이 신뢰를 유지하는 가장 강력한 끈이 된다.
만나면 손해 보는 '나쁜 사람' 걸러내는 법

인생의 한정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기 위해, 내 주변에서 반드시 연락을 줄이거나 과감하게 잘라내야 할 유해한 인간관계의 특징은 뚜렷하다.
대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남 탓, 세상 탓, 직장 불평불만, 타인에 대한 험담과 하소연으로만 가득 차 있어서,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온몸에 심한 피로감과 우울함을 선물하는 유형이다.
평소에는 내 안부나 근황에 눈길 한 번 주지 않다가, 자신이 결혼하거나 돈을 빌려야 할 때, 혹은 부탁할 일이 생겼을 때만 서슴없이 연락해 오는 이기적인 인맥이다.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인데"라는 핑계를 대며 나의 외모, 직업, 성과를 은근히 비꼬거나 내 자존감을 교묘하게 깎아내리는 부류이다. 이런 독성 관계는 대판 싸우고 끊기보다는 서서히 답장 속도를 늦추고 만남을 피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것이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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