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 위클리 컬처] 7월 첫째 주 문화 3선...‘그림자 아이’·‘눈-길’·‘매드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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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 위클리 컬처] 7월 첫째 주 문화 3선...‘그림자 아이’·‘눈-길’·‘매드해터’

투데이신문 2026-07-04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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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전세라 기자】장마철에 접어들며 본격적인 여름을 알리는 한 주입니다.

7월 첫째 주 [TN 위클리 컬처]에는 장마 시즌에 어울리는 서늘한 미스터리부터 참여형 전시, 동화적 상상력을 담은 무대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모았는데요.

문화예술을 통해 우리가 지나쳐온 마음을 천천히 들여다볼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번 주도 어김없이 ‘무엇을 볼까’, ‘어디를 갈까’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엄선한 문화예술 소식을 지금 바로 전해드립니다.


 영화 그림자 아이

영화 <그림자 아이> 스틸컷 [사진 제공=썬더필름]

상실의 빈자리

한국 공포영화의 대표작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작품들이 있죠.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 , 정식·정범식 감독의 <기담> , 공수창 감독의 <알포인트> 까지. 그중에서도 <장화, 홍련> 은 서늘한 공포와 아름다운 미장센이 어우러지며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 작품인데요. 익숙한 공간과 가족의 비밀을 아름답고도 기묘하게 그려냈던 한국 공포영화 특유의 정서를 이을 작품이 찾아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외로운 그림자가 꼭 닮은 두 아이를 찾아왔어. 너희는 몸이 두 개니까 하나를 줘”

영화 <그림자 아이> 는 언니와 함께 옥상에서 떨어진 뒤 3년 만에 코마에서 깨어난 소녀 수안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눈을 뜬 수안이 마주한 것은 사랑하는 언니 수련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과 어딘가 달라진 엄마였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수안의 눈앞에 죽은 언니와 똑같은 얼굴을 한 소녀 재인이 나타나죠. 수안은 재인을 통해 과거 언니가 들려주었던 ‘그림자 동화’를 떠올리며 언니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좇기 시작합니다.

영화 <그림자 아이> 에는 반가운 얼굴도 보입니다. 오랜만에 극장에서 다시 만나는 배우 임수정인데요. <장화, 홍련> 으로 한국 공포 영화계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임수정이 이번에는 출연자이자 프로듀서로 영화에 합류했습니다. 유은정 감독의 작품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오랜 시간 힘을 보탰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을 향한 그의 남다른 애정이 느껴지기도 하죠.

유은정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영화의 출발을 ‘상실’이라고 밝혔습니다. 감독은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보낸 뒤 그 상실을 어떻게 안고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밝혔는데요. 떠나간 사람과 똑닮은 이를 만나도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지, 누군가를 대신해 상실을 메우려는 마음을 애도라고 할 수 있는지 영화는 묻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미스터리 스릴러라는 장르를 활용해 극적 재미를 높였죠.

아름다운 동화의 이미지와 서늘한 공포가 만나 몽환적이고 기묘한 분위기를 완성하는 영화 <그림자 아이> 는 현재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시 눈-길

전시 <눈-길> 전경 [사진 제공=경기미술관]
전시 <눈-길> 전경 [사진 제공=경기미술관]

눈길이 닿는 곳에서

언어가 지닌 여러 매력 중 하나는 ‘은유’라고도 하는데요. ‘마음이 무겁다’는 말은 실제로 마음에 무게가 있다는 뜻은 아니지만 그 표현만으로도 쉽게 감정을 이해하게 해주죠. ‘눈길’ 역시 그렇습니다. 신체 부위인 ‘눈’과 방향이나 경로를 뜻하는 ‘길’이 결합해 누군가를 바라보는 시선이나 관심을 뜻하는 말로 사용되는데요. 여러 의미를 하나의 비유 안에 담아내는 언어처럼 예술 역시 이미지와 감각을 통해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에서 닮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에는 정답이 없는데요. 흔히 작가의 의도를 그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작품 안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발견하는 일 역시 예술을 감상하는 중요한 방식이죠. 관람객마다 살아온 경험과 감각, 시선이 모두 다르기 때문인데요. 오늘 소개해드리는 전시 역시 하나의 해석을 제시하기보다 각자가 자신의 방식으로 작품을 바라보도록 이끕니다.

전시 <눈-길> 은 경기도미술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아 마련한 참여형 전시입니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직접 걷고, 멈추고, 다시 바라보며 자신만의 감상 방식을 발견하도록 기획됐는데요. 작품을 바라보는 방향과 시선을 하나로 정해두지 않고 각자의 감각과 경험에 따라 자유롭게 전시를 읽을 수 있도록 열어뒀습니다. 그렇기에 같은 공간 안에서도 서로 다른 시선이 만들어질 수 있게 하죠.

감상 방식 역시 시각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작품을 들으며 감상하는 오디오 가이드 ‘소리로 듣는 눈-길’, 교육 강사와 함께 전시장을 걷는 ‘함께 걷는 눈-길’, 자신의 시선을 활동지 위에 표현하는 ‘나의 눈-길 만들기’가 마련됐는데요. 촉각도와 점자 안내를 활용한 ‘손길로 만나는 눈-길’을 통해서는 손끝으로 전시장과 작품을 경험할 수도 있죠.

같은 길을 걸어도 머무는 시선과 기억하는 장면은 모두 다릅니다. 어쩌면 이번 전시는 작품이 놓인 공간만이 아니라 그 안을 걷는 관람객의 수만큼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는데요. 작품을 따라 걸으며 자신만의 감상법을 발견하게 하는 전시 <눈-길> 은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경기도미술관에서 오는 11월 1일까지 만나볼 수 있습니다.

 

 공연 매드해터

공연 <매드해터> 무대 사진 [사진 제공=홍컴퍼니]
공연 <매드해터> 무대 사진 [사진 제공=홍컴퍼니]

꿈을 잃어버릴 때

우리는 언제 어른이 됐다고 느낄까요. 여러 순간이 있겠지만,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을 먼저 생각하게 될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생계를 위해 해야 하는 일, 사회가 기대하는 역할,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책임까지. 이렇듯 어른이 돼가며 마주하는 현실과 꿈 사이의 고민을 ‘모자’에 비유한 작품이 관객과 만납니다.

뮤지컬 <매드해터 : 미친 모자장수 이야기> 는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모자장수’를 모티브로 합니다. 작품은 만국박람회를 앞둔 1851년 산업혁명기 런던을 배경으로 생존을 위해 ‘정해진 모자’를 만드는 소년과 자신이 ‘쓰고 싶은 모자’를 꿈꾸는 소년의 만남을 그렸는데요. 현실과 꿈을 대표하는 이 두 소년의 여정을 보며 우리가 그동안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왔는지 돌아보게 하죠.

관객이 저마다 다른 소년을 응원하게 된다는 점 역시 이 공연의 묘미인데요. 생존을 위해 ‘써야 하는 모자’를 만드는 소년과 꿈을 좇아 ‘쓰고 싶은 모자’를 그리는 소년을 바라보며 관객은 자신의 현실과 바람을 자연스럽게 투영하게 되죠. 이를 통해 작품은 현실이 요구하는 삶과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질문합니다.

동화적인 상상력 뒤에는 산업혁명기 노동자들이 마주한 현실도 담겨 있습니다. 당시 위험성을 모르고 남용되던 수은 증기로 인해 노동자들이 건강을 잃어가지만 공장은 생산을 멈추지 않는데요. 이를 통해 작품은 효율과 이윤을 앞세운 사회에서 인간의 존엄과 안전이 어떻게 밀려나는지를 함께 보여주죠.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벗어나기 어려운 노동 환경과 계급의 격차를 드러내며, 사람의 삶을 규정하는 사회 구조 자체에 질문을 던집니다.

어른이 되면서 잊고 지냈던 꿈과 그 꿈으로 인한 삶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뮤지컬 <매드해터 : 미친 모자장수 이야기> 는 오는 8월 30일까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TOM 1관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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