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 시 '간기능 검사' 36년 만에 폐지…"혈액 수급난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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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 시 '간기능 검사' 36년 만에 폐지…"혈액 수급난 해소"

경기일보 2026-07-04 07:08: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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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3일 오전 수원특례시 팔달구 농협중앙회 경기본부에서 열린 '사랑의 생명나눔 헌혈 캠페인’에서 농협 임직원들이 헌혈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캠페인은 지속적인 혈액 부족 상황에 대응하고 생명 존중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진행됐다. 홍기웅기자

 

헌혈 시 의무적으로 시행되던 간기능 검사가 36년 만에 폐지됐다.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검사의 실효성이 낮아진 항목을 제외함으로써, 그동안 버려지던 혈액의 낭비를 막고 고질적인 국가 혈액 수급난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보건복지부는 검사 기술의 진보로 효용성이 떨어진 간기능 검사를 선별 항목에서 삭제하는 내용의 ‘혈액관리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을 이달부터 본격 시행했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수혈용 혈액의 적격 여부를 판단하던 기존 간기능 검사는 모두 제외된다.

 

정부가 지난 1990년 도입된 간기능 검사를 무려 30여 년 만에 폐지한 이유는 혈액 내 바이러스 직접 검출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혈액 속 B형·C형 간염 바이러스를 직접 확인하기 어려워, 간세포 손상 시 수치가 유동적으로 변하는 간기능 검사를 우회적인 스크리닝 수단으로 써왔다.

 

그러나 최근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직접 복제해 미세한 양까지 포착하는 ‘핵산증폭검사’가 정착되면서 기존 검사를 유지할 실효성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09년에 간기능 검사를 헌혈 선별 항목에서 제외하라고 권고했으며,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약 20년 전에 해당 검사를 퇴출한 바 있다.

 

이번 규제 완화는 만성적인 혈액 부족을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간기능 검사는 피로나 단순 음식 섭취 등 일상적 요인으로도 수치가 일시 상승할 수 있어, 수혈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건강한 혈액까지 무조건 폐기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국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에서 폐기된 혈액은 약 2억cc에 달하는데, 이 중 약 19만 유닛(1회 헌혈용 포장 단위)이 오직 간기능 검사 기준 미달이라는 이유로 버려졌다.

 

현재 국내 혈액 수급 상황은 한계치에 다다라 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집계 결과, 지난 2026년 4월 24일 기준 전국 혈액 보유량은 1만 5천203유닛으로 1일 소요량(5천 52유닛)을 감안하면 고작 3.0일분에 불과한 실정이었다.

 

이는 적정 수준인 5일분에 한참 못 미치는 ‘관심’ 단계다. 특히 환자 수요가 몰리는 A형과 O형의 보유량은 각각 2.4일분에 그쳐 이미 ‘주의’ 수준으로 떨어져 있었다.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헌혈층 감소도 심각하다. 전체 총헌혈 실적은 2015년 308만 2천918건에서 지난해(2025년) 283만 9천632건으로 10년 새 7.9% 감소했다.

 

주축이 돼야 할 청년층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2015년 전체 헌혈자의 77%를 차지했던 20대 이하 비율은 2025년 52.3%로 14.7%포인트(p) 급감해 헌혈 공급 기반의 노령화가 급격히 진행 중이다.

 

정부는 이러한 수급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간기능 검사 폐지 및 헌혈자 기준 합리화를 골자로 한 ‘제2차 혈액관리 기본계획(2026∼2030)’을 수립해 공표했다.

 

먼저 국민의 건강수명 연장을 고려해 현재 69세로 제한된 헌혈 가능 연령 상한을 5세 높여 74세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실제 60세 이상 장노년층 헌혈자가 2020년 3만 7천 명에서 지난해 6만 7천 명으로 배 가까이 급증한 현실을 반영했다.

 

아울러 청년층을 유인하기 위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구독권이나 한정판 포토카드 등 맞춤형 기념품을 도입하고, 헌혈의집이 없는 소외 기초지자체에는 정기 헌혈 버스를 전격 투입할 계획이다.

 

의료기관 내 혈액 사용의 적정성 관리도 한층 엄격해진다.

 

과도한 불필요 수혈을 억제하기 위해 수혈 적정성 평가 대상을 타 수술 영역으로 대폭 확대하고, 이를 종합병원 의료질평가 지표와 직접 연계하기로 했다. 또한 최근 사용률이 7.0%로 저조해 615억 원의 적립금이 쌓여 있는 헌혈환급적립금 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해, 헌혈자 예우와 복지 사업에 직접 재원을 투자하도록 법적 기반을 고친다.

 

이 외에도 대한적십자사 혈액정보관리시스템에 24시간 상시 관제 체계를 가동해 정보 보안을 극대화하 할 계획이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와 손잡고 우체국 물류 인프라망을 활용해 도서·산간 등 의료취약지의 혈액 긴급 운송 체계를 전면 고도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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