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축구팬이 지난달 30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한 홍명보호 귀국을 기다리던 중 축구협회 로고 영정사진을 들고 있다. / 뉴스1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충격적인 탈락을 맞이하며 거센 후폭풍에 휩싸인 가운데 일본 언론이 한국 정부의 대한축구협회 행정 개입 논란을 지적하며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일본 매체 도쿄스포츠웹은 2일 한국 정부의 대한축구협회 개입 사태를 집중 조명하며 한국 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 주관 국제대회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한국 축구계는 전례 없는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월드컵 개막 직전 회장직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협회 수장의 리더십 공백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대표팀 성적마저 끝없이 추락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에이조에서 1승 2패 승점 3을 기록하며 3위에 머물렀다. 32강 진출권은 각 조 3위 팀 중 상위 8개 팀에게 주어졌으나 한국은 10위에 그치며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피하지 못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전 졸전까지 겹치면서 2년 전 거센 논란을 불렀던 홍 감독 선임 과정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고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비판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도쿄스포츠웹은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례적으로 홍 감독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무능한 사람을 지휘관으로 선택하면 결과가 명백해진다"는 취지로 비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에 일본 스포츠청에 해당하는 한국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축구협회 특별감사 실시를 전격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대한축구협회 특별감사 방침을 공식화했다.
최 장관은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협회의 전반적인 운영을 철저히 들여다보겠다. 위법 또는 부당 행위가 확인될 경우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단호한 뜻을 밝혔다.
일본 매체는 이 상황을 두고 국제축구연맹의 원칙과 정면으로 충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축구연맹은 각국 축구협회의 정치적 독립성을 최우선 가치로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정부나 정치권의 과도한 개입이 명백하게 확인될 경우 해당 회원국 협회에 강력한 제재를 내릴 수 있다.
도쿄스포츠웹은 일본 축구 관계자의 발언도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국제축구연맹은 정부 개입에 대해 매우 엄격한 자세를 취한다"라며 한국 축구를 둘러싼 작금의 상황에 우려를 나타냈다.
일본은 현재 국제축구연맹 평의회의원을 배출한 국가이기도 하다. 다시마 고조 전 일본축구협회장이 국제축구연맹 평의회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해당 매체는 "보도된 내용이 실제로 실행된다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국제대회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짚었다.
이어 "최근 몇 년 동안 네팔, 쿠웨이트, 나이지리아 등은 정치적 간섭 문제로 국제 경기 출전 중단 또는 국제축구연맹 자격 정지 등 강한 제재를 받은 사례가 있다"고 구체적인 선례를 덧붙였다.
도쿄스포츠웹은 2024년 10월 상황도 다시 언급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부각했다. 매체는 "2024년 10월 홍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 감사가 이뤄진 뒤 국제축구연맹이 대한축구협회에 경고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개입은 그때보다 수위가 훨씬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국제무대에서 배제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 축구가 부활하기는커녕 국가대표팀이 국제무대에서 밀려날 위험에 직면한 듯하다"고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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