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전민 배 채우던 나물이었는데… 지금은 줄 서서 먹는 한국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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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전민 배 채우던 나물이었는데… 지금은 줄 서서 먹는 한국 음식

위키푸디 2026-07-03 22: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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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전민의 끼니였던 곤드레밥이 강원 정선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곤드레밥은 정선과 영월 일대 산골에서 오래전부터 먹어 온 나물밥이다. 이 지역은 산지가 많아 논농사를 크게 짓기 어려웠고 쌀이 넉넉하지 않은 집에서는 산에서 구한 나물을 밥에 넣어 양을 늘렸다. 그때 자주 쓰인 나물이 곤드레였다.

곤드레는 주변 산에서 구하기 쉬웠고 말려 두었다가 다시 불려 먹기에도 좋았다. 주민들은 곤드레를 삶아 밥에 넣거나 죽처럼 끓여 먹으며 끼니를 이어 갔다. 처음의 곤드레밥은 별미가 아니라 부족한 쌀을 아끼기 위해 만든 산골 음식이었다.

하지만 곤드레밥은 가난했던 시절의 음식으로만 남지 않았다. 곤드레는 쓴맛이 강하지 않고 삶으면 부드럽게 풀린다. 밥을 지을 때 함께 넣어도 쌀맛을 해치지 않고 은은한 나물 향을 더한다. 이 맛 덕분에 곤드레밥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았고 정선을 찾는 사람이 일부러 찾는 음식이 됐다.

곤드레의 표준명은 고려엉겅퀴다. 다만 음식 이름으로는 고려엉겅퀴밥보다 곤드레밥이라는 말이 훨씬 익숙하다. 강원 정선과 영월 일대에서 오래 불리던 이름이 음식 이름으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곤드레라는 이름의 유래는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다. 산바람에 줄기가 흔들리는 모습이 술에 취한 사람처럼 보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곤드레라는 말이 곤드레만드레라는 표현과 이어졌다는 이야기도 남아 있다. 다만 오늘날 사람들에게 곤드레는 술보다 밥으로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 됐다.

고려엉겅퀴는 산과 들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어린잎과 줄기는 나물로 먹고 말린 뒤 보관했다가 다시 불려 조리할 수 있다. 생나물은 제철을 놓치면 구하기 어렵지만 말린 곤드레는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곤드레는 산골에서 두고 먹는 나물로 쓰이기 좋았다.

쌀을 아끼려고 넣었던 산나물

곤드레밥은 처음부터 여행객을 위한 메뉴로 만들어진 음식이 아니었다. 쌀이 귀했던 시절에는 밥에 곤드레를 많이 넣어 양을 늘렸다. 때로는 밥보다 죽에 가까운 형태로 끓여 먹기도 했다.

이 음식이 오래 남은 이유는 곤드레의 맛과 식감에 있다. 일부 산나물은 쓴맛이 강하거나 질긴 섬유질 때문에 밥과 섞었을 때 거칠게 느껴진다. 그러나 잘 말린 곤드레는 물에 불리고 삶으면 잎과 줄기가 부드럽게 풀린다.

곤드레는 향도 강하게 튀지 않는다. 밥을 지을 때 함께 넣으면 쌀의 단맛과 나물의 고소한 향이 자연스럽게 섞인다. 여기에 간장과 다진 파와 마늘과 참기름과 깨를 넣은 양념장을 곁들이면 강한 반찬 없이도 밥 한 그릇을 비우기 쉽다.

곤드레밥이 다른 산나물 요리와 달리 밥 이름으로 남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취나물이나 곰취처럼 무쳐 먹는 산나물은 많지만 밥을 지을 때 함께 넣어 먹는 산나물밥은 흔하지 않다. 곤드레는 밥과 섞였을 때 맛이 튀지 않고 부드럽게 어울려 나물밥 재료로 오래 살아남았다.

정선 장터에서 이어진 곤드레밥

정선에서 곤드레를 이야기할 때 정선아리랑시장을 빼놓기 어렵다. 이곳에서는 산나물과 약재와 메밀전병과 수수부꾸미 같은 강원 음식이 함께 오간다. 봄부터 초여름 사이에는 곤드레와 취나물과 곰취 같은 산나물이 장터에 많이 나온다.

정선에서는 제철 산나물이 나오는 시기에 곤드레를 알리는 행사도 열린다. 지역 농가와 시장과 식당은 말린 곤드레와 곤드레밥을 함께 소개한다. 여행객은 장터에서 말린 곤드레를 사거나 식당에서 곤드레밥을 먹으며 정선의 산나물 문화를 접한다.

집에서 곤드레밥을 만들 때는 말린 곤드레 손질이 중요하다. 말린 곤드레는 충분히 불린 뒤 삶아야 질기지 않다. 삶은 뒤에는 물기를 너무 세게 짜지 않는 편이 좋다. 나물에 남은 수분과 향이 밥에 함께 배어들기 때문이다.

밥물도 평소보다 조금 줄여야 한다. 불린 곤드레에 수분이 남아 있어 평소와 같은 물 양을 넣으면 밥이 질어질 수 있다. 곤드레를 밥 위에 얹고 지은 뒤 뜸을 들인 다음 가볍게 섞으면 나물 향이 밥 전체에 퍼진다.

곤드레밥에는 정선 산골의 오래된 끼니가 담겨 있다. 부족한 쌀을 아끼려고 넣었던 산나물은 밥과 잘 어울리는 맛 덕분에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곤드레밥은 가난한 시절의 음식에서 정선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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