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최근 하락세에서 벗어나 반등했다. 다만 지지율 상승을 이끈 것은 민주당 핵심 지지층이 아닌 중도층이었다. 민주당 지지층과 진보층에서는 '매우 잘하고 있다'는 적극 지지층 비율이 감소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른바 '코어 지지층 이완' 현상이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갤럽 54%로 반등…'3대 메가프로젝트'에 중도층 지지 회복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3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평가는 54%로 직전 조사보다 3%포인트(p) 상승했다.
앞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3 지방선거 직후 실시된 지난달 둘째 주 조사에서 지방선거 전 마지막 조사 대비 7%p 하락한 57%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주 조사에서도 6%p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중도층 긍정 평가가 51%에서 58%로 7%p 상승하며 전체 지지율 반등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지지율 반등에는 이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가 기업들과 함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인공지능(AI) 대전환과 지방균형발전 비전을 제시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갤럽 조사에서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평가 이유로 '경제·민생'은 직전 조사보다 9%p, '지역균형발전'은 3%p 각각 상승했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지방선거 직후인 지난달 8~10일 실시된 직전 조사보다 1%p 오른 58%로 집계됐다.
민주당·진보층선 '매우 잘함' 감소…"적극 지지층 이완" 해석
다만 NBS 조사 내용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지 강도에는 다소 변화가 감지된다. '매우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직전 조사보다 4%p 하락한 반면, '잘하는 편이다'는 응답은 5%p 상승했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매우 잘한다'는 응답이 52%로 직전 조사보다 10%p 감소했고, '잘하는 편이다'는 응답은 6%p 늘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지지층의 전체 긍정평가는 직전 조사보다 4%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층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매우 잘한다'는 응답은 8%p 하락했고, '잘하는 편이다'는 응답은 3%p 상승하면서 전체 긍정 평가가 5%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도층에서는 '매우 잘한다'는 응답이 3%p 감소했지만, '잘하는 편이다'가 7%p 증가하면서 전체 긍정평가가 4%p 상승했다. '3대 메가프로젝트'를 비롯한 경제 회복 및 성장 전략이 중도층의 호응을 얻은 결과로 읽힌다.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이전인 지난달 22~26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2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평가는 46.5%로 전주 대비 0.2%p 하락했다. 해당 조사에서는 정당 지지층별 세부 응답 결과가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이념 성향별 응답을 보면, 진보층에서 '매우 잘함' 응답은 6.7%p 감소한 반면 '잘하는 편' 응답은 2.2%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과 진보층에서 나타난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방송인 김어준 씨가 언급해 온 이른바 '코어 지지층'의 결집력이 약화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정청래 측 조승래 "코어층 문제 생겼단 해석 가능…당청갈등은 언론 프레임"
특히 민주당 차기 당권주자들 사이에서 이를 바라보는 시각차가 드러난다. 정청래 전 대표 측은 최근 지지율 변화를 '코어 지지층' 약화에 따른 현상으로 해석하며, 당청갈등이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라는 분석에는 선을 그었다.
정 전 대표 체제에서 당 사무총장을 맡은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3일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기자와 만나 "'매우 지지한다'는 적극 지지층 비율이 과거보다 다소 줄어든 것을 두고 '핵심 지지층이 다소 식어 소극적 지지로 이동했다'고 표현한다면, 코어층에 문제가 생겼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 의원은 '당청갈등'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당 전체와 청와대가 갈등한 적이 있느냐"며 "언론이 만든 프레임"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 전 대표는 이날 워크숍에서 지지율 하락세가 당청갈등 때문이라는 해석에 대해 "각자 바라보는 방향과 입장이 다르다"라며 "할 얘기는 있는데 제 생각을 굳이 얘기하지는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김민석, 당권 여론조사 우세 흐름에 "정부 실용·통합 방향과 부합하기 때문"
반면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적극 지지층 결집에 집중하기보다 통합과 외연 확장에 방점을 찍으며, 당이 정부의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차기 당권주자 관련 여론조사에서 우세한 흐름을 보이는 것에 대해 "국민이나 민주당을 지지하는 분들이 제가 말씀드리는 방향에 대한 공감대가 비교적 폭이 상대적으로 넓은 곳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 같다"며 "정부의 실용·통합의 방향과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런 방향으로 민주당이 정립하고 혁신해야 국정도 성공시키고 총선 승리와 연속 집권의 과제가 안정적으로 담보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국민과 지지층의 판단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친석계'로 분류되는 황명선 최고위원은 기자와 만나 "그동안 당에서 뒷받침을 못해줬는데 당내 통합하고 화합하는 모습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은 염태영 의원은 "지금 크게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아니라 조용히 지켜보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가 중요하다"며 "민주당을 살리고 대통령을 지키는 방향을 기준으로 투표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인용된 한국갤럽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실시됐다. NBS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전화(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이뤄졌다. 각 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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