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남은 상추가 애매하게 남았을 때는 참치와 달걀만 더해 김밥으로 말면 한 끼가 꽤 든든해진다. 햄이나 단무지, 우엉처럼 김밥 재료를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상추의 아삭한 식감과 달걀의 부드러움, 참치 양념의 짭조름한 맛이 들어가면 밥 한 공기로도 간단한 김밥 한 줄을 만들 수 있다.
참치상추김밥은 냉장고에 남은 채소를 처리하기에도 좋다. 특히 여름에는 상추를 사 두고 쌈으로 몇 번 먹다 보면 몇 장씩 남는 일이 많다. 그대로 두면 금세 숨이 죽고 끝이 물러지기 쉽다. 이럴 때 상추를 잘게 찢어 밥 위에 넉넉히 깔면 김밥 속이 답답하지 않고 가볍게 살아난다.
오늘 소개할 참치상추김밥은 재료를 많이 넣는 김밥이 아니다. 상추와 달걀, 참치만 제대로 준비해도 맛이 난다. 참치는 그냥 넣으면 기름지고 비릴 수 있어 된장과 고추장을 조금 섞어 쌈장처럼 무친다. 여기에 다진 마늘과 올리고당을 더하면 밥과 상추 사이에서 간이 고르게 퍼진다. 달걀은 지단처럼 얇게 부치지 않고 부드럽게 익혀 넣는다. 이렇게 만들면 김밥을 말 때 속이 한쪽으로 밀리지 않고 씹을 때도 부담이 덜하다.
참치쌈장 만들기
참치상추김밥에서 가장 먼저 손볼 재료는 참치다. 참치캔은 체에 밭쳐 기름을 어느 정도 빼야 한다. 기름을 전부 남기면 김밥이 쉽게 눅눅해지고, 밥과 김이 붙는 힘도 약해진다. 반대로 너무 바싹 짜면 참치가 퍽퍽해진다. 숟가락으로 가볍게 눌러 기름을 덜어내는 정도가 좋다.
볼에 기름을 뺀 참치 120g을 담고 된장 1작은술, 고추장 2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올리고당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을 넣어 섞는다. 된장을 많이 넣으면 짠맛이 먼저 올라오므로 양은 적게 잡는다. 고추장은 김밥 안에서 단맛과 매운맛을 동시에 내지만 너무 많이 넣으면 밥맛을 덮을 수 있다. 참치는 양념을 넣고 오래 주무르지 말고 숟가락으로 가볍게 풀어가며 섞는다. 마지막에 통깨를 조금 뿌리면 고소한 맛이 더해진다.
상추는 물기를 잡는 과정이 중요하다. 씻은 뒤 바로 넣으면 김밥 안에 물이 생긴다. 상추 7장은 흐르는 물에 씻은 뒤 키친타월로 앞뒤 물기를 닦는다. 줄기 끝이 억세면 손으로 조금 떼어내고, 잎은 손으로 큼직하게 찢는다. 칼로 잘게 썰면 물이 더 빨리 나오기 때문에 손으로 찢는 편이 낫다. 상추는 밥 위에 넓게 깔아 참치 양념이 밥에 바로 닿지 않게 해준다.
달걀 스크램블 준비
달걀은 김밥 속을 잡아주는 재료다. 달걀 2개에 소금 한 꼬집과 맛술 1작은술을 넣고 젓가락으로 풀어준다. 맛술이 없으면 생략해도 된다. 팬은 중약불로 달군 뒤 식용유를 얇게 두른다. 달걀물을 부은 다음 가장자리부터 천천히 밀어가며 익힌다. 완전히 잘게 부수는 스크램블보다 넓은 덩어리가 남도록 익히면 김밥 안에서 식감이 더 좋다.
달걀은 팬 위에서 오래 두지 않는 게 좋다. 겉이 마를 정도로 익히면 김밥을 씹을 때 퍽퍽해진다. 달걀이 80% 정도 익었을 때 불을 끄고 남은 열로 마저 익히면 부드러움이 남는다. 익힌 달걀은 접시에 옮겨 한 김 식힌다. 뜨거운 상태로 김밥에 넣으면 김 안쪽에 김이 차고 상추도 쉽게 숨이 죽는다.
밥은 너무 뜨겁지 않게 준비한다. 따뜻한 밥 1공기 반에 소금 2꼬집, 참기름 1작은술, 깨소금 1작은술을 넣고 섞는다. 밥을 세게 누르며 비비면 알갱이가 뭉개져 김밥 식감이 무거워진다. 주걱으로 가르듯이 섞은 뒤 손으로 만졌을 때 따뜻한 정도까지 식힌다. 밥이 차가우면 김에 잘 붙지 않고, 너무 뜨거우면 김이 눅눅해진다.
김밥김은 거친 면이 위로 오게 둔다. 밥은 김 전체에 다 펴지 않고 위쪽 3cm 정도는 남긴다. 밥을 얇게 펴야 속재료 맛이 더 잘 난다. 밥을 두껍게 깔면 상추와 참치가 들어가도 평범한 밥김밥처럼 느껴진다.
상추김밥 말기
밥 위에는 상추를 먼저 올린다. 상추가 김밥 속에서 한 겹 막을 만들어 참치 양념이 밥을 지나치게 적시지 않게 해준다. 그 위에 달걀을 길게 놓고, 양념한 참치를 가운데에 올린다. 참치는 많이 넣으면 맛은 진하지만 말 때 옆으로 터지기 쉽다. 한 줄 기준으로 3큰술 정도가 알맞다.
김밥을 말 때는 처음 한 번을 단단히 잡아야 한다. 김발이 있으면 김발로 속재료를 감싸듯 눌러주고, 김발이 없으면 손끝으로 속을 살짝 당기며 말아준다. 끝부분에는 밥풀을 조금 묻혀 붙이면 풀리지 않는다. 다 말고 난 뒤에는 바로 썰지 말고 2분 정도 둔다. 김이 밥의 온기를 받아 살짝 붙은 뒤 썰면 단면이 덜 흐트러진다.
참기름은 김밥 겉면에 아주 얇게 바른다. 많이 바르면 손에 기름이 묻고 김 향이 약해진다. 칼을 쓸 때는 물을 살짝 묻힌 뒤 닦아가며 썰면 밥알이 덜 달라붙는다. 한입 크기로 썬 뒤 통깨를 조금 뿌리면 완성된다.
참치상추김밥은 만든 직후 먹는 맛이 가장 좋다. 상추가 들어간 김밥은 오래 두면 물이 생기기 쉽다. 도시락으로 가져갈 때는 참치 양념의 수분을 더 빼고, 상추도 물기를 꼼꼼히 닦아야 한다. 밥을 약간 식힌 뒤 말면 김이 쉽게 눅눅해지지 않는다.
매운맛을 줄이고 싶을 때는 고추장 양을 줄이고 된장과 마요네즈를 아주 조금 섞어도 된다. 다만 마요네즈를 많이 넣으면 상추와 어울리는 산뜻함이 줄어든다. 매콤한 맛을 더 원하면 청양고추를 아주 잘게 다져 참치 양념에 섞으면 된다. 김밥 속에 직접 고추를 길게 넣는 것보다 양념에 섞는 편이 한입마다 맛이 고르게 난다.
참치상추김밥은 조리 시간이 길지 않아 혼자 먹는 점심이나 늦은 저녁 간식으로도 부담이 덜하다. 냉장고 속 남은 상추와 참치캔, 달걀만 있으면 재료를 더 사지 않아도 한 줄이 나온다. 김밥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속재료를 많이 채우는 대신 세 가지 재료의 물기와 간만 잡아주면 집에서도 깔끔한 김밥을 만들 수 있다.
■ 요리 재료
김밥김 2장, 따뜻한 밥 1공기 반, 참치캔 120g, 상추 7장, 달걀 2개, 고추장 2작은술, 된장 1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올리고당 1작은술, 참기름 2작은술, 맛술 1작은술, 소금 2꼬집, 깨소금 1작은술, 통깨 약간, 식용유 약간
■ 레시피
① 참치캔 120g은 체에 밭쳐 기름을 가볍게 빼고 볼에 담는다.
② 참치에 고추장 2작은술, 된장 1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올리고당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통깨 약간을 넣고 섞는다.
③ 상추 7장은 씻은 뒤 키친타월로 물기를 닦고 손으로 큼직하게 찢는다.
④ 달걀 2개에 소금 한 꼬집과 맛술 1작은술을 넣고 풀어준다.
⑤ 팬에 식용유를 얇게 두르고 달걀물을 부어 중약불에서 부드럽게 익힌 뒤 한 김 식힌다.
⑥ 따뜻한 밥 1공기 반에 소금 한 꼬집, 참기름 1작은술, 깨소금 1작은술을 넣고 가볍게 섞는다.
⑦ 김밥김의 거친 면 위에 밥을 얇게 펴고 위쪽 3cm 정도는 남긴다.
⑧ 밥 위에 상추, 달걀, 참치 양념을 차례로 올린 뒤 단단히 말아준다.
⑨ 겉면에 참기름을 얇게 바르고 2분 정도 둔 뒤 한입 크기로 썬다.
■ 요리 꿀팁
→ 상추는 물기를 최대한 닦아야 김밥이 눅눅해지지 않는다.
→ 참치 기름은 전부 짜내기보다 숟가락으로 살짝 눌러 빼면 퍽퍽함이 덜하다.
→ 달걀은 완전히 마를 때까지 익히지 말고 부드럽게 마무리해야 김밥 속이 촉촉하다.
→ 참치 양념은 짠맛이 강해질 수 있으니 된장은 1작은술 정도만 넣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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