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7일부터 4박5일 간의 순방길에 오른다.
먼저 7일부터 8일까지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해 방산 외교를 펼친다.
이후 9일에는 몽골을 국빈방문해 핵심 광물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북한의 2번째 수교국인 몽골과 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의 의지도 재차 천명할 전망이다.
취임 후 첫 나토 정상회의 참석…방산포럼서 기조발언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3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대통령의 순방 일정을 공개했다.
위 실장은 "이 대통령은 7일부터 8일까지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개최되는 2026년 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마크 루터 NATO 사무총장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이 대통령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건 취임 후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7일 오후 앙카라에 도착해 루터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사무총장과 함께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IP4) 대표들과의 소인수회담에 참석한다.
IP4는 나토와 인태 파트너 협력을 위한 최고위급 플랫폼으로 작년 헤이그 정상회의부터 열리고 있다.
이후 이번 정상회의 공식 행사 중 하나인 나토 방위산업포럼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공동의 가치, 더욱 강한 산업기반'을 주제로 한 세션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패널 토론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저녁에는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내외가 주최하는 공식 환영만찬에 참석한다.
위 실장은 "이번 방산포럼은 현재 나토 동맹국들의 최대 관심사가 방위산업 기반 강화인 점을 반영해 올해 정상회의의 핵심 행사로 추진 중이며, 1000명에 가까운 청중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참석은 지난달 G7 정상회의에 이어 우리 외교의 지평을 더욱 넓히고, 특히 세계 국방비의 55%를 차지하는 최대 방산시장인 NATO 동맹국들을 상대로 방산협력을 본격 추진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의 하이라이트는 8일 예정된 폴란드, 루마니아, 노르웨이, 스페인 등과의 방산 협력을 위한 양자 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위 실장은 "8일에는 방산을 비롯한 주요 실질협력 수요가 있는 국가들을 우선으로 양자회담 일시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번 양자 회담이 K-방산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위 실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나토 방산 시장 진출과 견고한 방산 공급망 구축을 위한 본격적인 발판을 마련하겠다"며 "K-방산의 우수성과 신속한 조달 능력을 나토 동맹국 및 파트너국에 직접 알리고, 글로벌 방산 수출 4대 강국 도약을 향한 구체적인 협력 경로를 개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 군과 기업들이 나토의 드론·우주 등 혁신 분야 네트워크에 참여하여 미래전 핵심 기술을 습득하고 공동 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정상회의에는 유럽과 북미의 나토 동맹국 32개국을 비롯해 우리와 민주주의, 자유, 평화와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며 "나토 정상회의 참석국들과 안보, 방산, 경제협력을 아우르는 다양한 분야에서의 연대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뤼터 사무총장 "한국, 환상적인 방위산업 기반 보유"
나토 사무총장의 최근 언론 인터뷰는 K-방산과 나토의 협력 기대감을 갖게 한다.
뤼터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나토 회원국들이 무기를 구매하고 싶어도 역내 생산량이 부족하다"며 "그들은 한국에서 무기를 사고 있다.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I love Korea). 한국은 환상적인 방위산업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의 방산 공급망 문제와 대미 의존도 완화 등을 주제로 별도의 방산 포럼을 개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우선 과제 중 하나는 방위산업 생산량 확대"라며 "앙카라 정상회의 첫날 열리는 방산 포럼에서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튀르키예 하칸 피단 외무장관도 "방산 생산능력, 효율성, 다양성, 국방 의존도 등이 모든 회원국에게 중요한 과제"라며 이번 정상회의에서 군비 부담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15년만 몽골 국빈방문…'한몽 황금시대' 공동선언
이재명 대통령은 나토 회의를 마무리한 후에는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의 초청으로 9일부터 11일까지 몽골을 국빈 방문한다. 한국 대통령의 몽골 국빈 방문은 15년만이다.
이 대통령은 첫날 도착 직후 공식환영식과 몽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다. 이후 한-몽 협정 및 양해각서(MOU) 교환식, 공동언론발표 등 일정을 소화한다.
이번 국빈방문을 계기로 발표되는 '한몽관계의 황금시대' 공동선언에는 양국 관계의 미래 비전에 관한 포괄적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수교 40주년이 되는 2030년 인적교류 50만 명 시대 개막 등과 함께 한몽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 방안들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저녁에는 한몽 양국 정부 및 기업인들이 참석하는 '한몽 비즈니스 포럼'이 예정돼 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의 현지 진출을 지원하고 양국 경제·교류 협력 활성화를 촉진한다는 구상이다.
10일에는 몽골에서 인술을 펼치며 독립운동을 지원한 이태준 열사 기념관을 방문한 뒤, 몽골 내 우리 교민들과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한다. 뱜바척트 국회의장 및 오츠랄 총리 접견도 예정돼 있으며 저녁에는 후렐수흐 대통령 주최 국빈 만찬이 진행된다.
11일에는 몽골 최대 명절인 '나담축제' 개막식에 주빈으로 참석한다. 몽골의 국가적 행사인 나담 축제에 우리 정상이 주빈으로 초청된 것은 최초이다.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北 수교국 몽골 통한 남북 대화재개 모색
청와대는 이번 이 대통령의 몽골 국빈 방문을 통해 핵심광물 공급망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몽골은 구리, 몰리브덴, 희토류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광물이 풍부해 핵심광물 공급화 안정화를 추진하는 한국에 중요한 신흥 무역 상대국이다. 몽골의 구리매장량은 세계 7위이며 몰리브덴생산량은 세계 9위에 이른다. 또 전기차 배터리, 로봇 등 미래산업 핵심원료인 희토류는 전세계 부존량 중 약 16%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달 17일 몽골에서 자담빈 엔흐바야르 몽골 경제개발부 장관과 통상장관회담을 갖고 양국 간 경제협력을 가속화하고 공급망 연계를 강화하기 위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조기 타결을 논의했다.
CEPA는 기존 자유무역협정(FTA) 구조와 개방수준에 유연성을 부여하고 폭넓은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형태의 통상협정을 지칭한다. 한국과 몽골은 2023년 11월부터 CEPA 체결을 추진해왔는데 이번 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CEPA 체결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인다.
여 본부장은 "한·몽골 CEPA는 양국 간 교역과 투자 확대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공급망 연대 구축을 위한 핵심적인 제도 기반이 될 것"이라며 "상호 호혜적인 결과 도출을 위해 향후 협상을 가속하겠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몽골은 동북아와 유라시아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이자, '제3의 이웃정책'을 바탕으로 한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가들과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역내 우리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며 "동북아와 유라시아를 잇는 신북방지역과의 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우리의 외교기조 실현에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경제적 상호보완성을 바탕으로 무역과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핵심광물, 식량안보, 황사 대응, 보건·과학기술 등 양국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수교국인 몽골을 통한 남북 대화 재개 방안도 모색할 예정이다.
위 실장은 "몽골은 과거 소련에 이은 북한의 2번째 수교국으로서 북한과 전통적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한반도 정세 진전에 기여할 수 있는 외교적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 정상 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역내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 방안을 논의하면서 북한과의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실현가능한 길을 모색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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