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9% 급락 하루만에 5.76%↑, 8천피 회복…장중 변동폭 '역대 두번째' 758포인트
'톱2'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10% 안팎 급등락…어지러운 장세에 '투기판' 비판도
전문가들 "펀더멘털 훼손 아닌 노이즈…저가매수 전략 유효"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황철환 기자 = 코스피가 3일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강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반등에 성공해 8,000선을 회복했다.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40.25포인트(5.76%) 오른 8,088.34로 장을 마감했다.
1.20% 오른 7,739.75로 개장한 지수는 곧 하락전환해 한때 3.53% 급락한 7,378.10(-3.53%)까지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각각 9.06%와 14.57% 폭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던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개장 직후까지만 해도 기대만큼의 반등을 보이지 못하자 그간 시장을 지탱하던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무너진 탓이다.
이에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위와 2위인 두 종목은 장 초반 각각 0.87%와 6.49%까지 낙폭을 확대했으나, 이후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장 중 한 때 9.44% 상승한 31만3천원, SK하이닉스는 12.21% 오른 245만4천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는 금융투자를 비롯한 기관 투자자의 매수세 덕분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4천597억원 매수 우위를 보인 기관은 SK하이닉스는 2조5천735억원, 삼성전자는 1조3천90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이날 기관의 '쇼핑' 목록 1위, 2위다.
코스피에서 합산 시총 비중이 53%가 넘는 두 종목이 나란히 급등하자 코스피도 급반등했다.
이에 오후 1시 47분에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피가 반등하면서 코스닥 지수도 소폭이지만 반등에 성공했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9포인트(0.19%) 오른 868.41로 거래를 마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강한 반등세를 시현했다"면서 "일본 증시에서도 키옥시아가 급락 출발 이후 상승 전환한 점이 반도체 업종 투자 심리를 지지하며 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5.45% 급락하는 등 기술주 약세가 이어진 분위기가 국내 증시로까지 이어지면서 오전에는 지수 반등을 제한하는 모습이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14% 상승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보합으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80% 내렸다.
특히 샌디스크(-14.13%)와 마이크론(-5.49%)이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006800] 상무는 "아시아 시장에서 반도체 기업들의 큰 폭 하락으로 심리적 위축이 진행되자 옵션 거래 중심으로 하락 포지션이 급증한 여파"라고 진단했다.
지난 2일 메타가 자사가 구축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지 않고 남는 연산 자원을 활용, 클라우드 사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AI 과잉투자 우려가 제기됐고 미국 반도체주가 급락하면서 전날 코스피 급락으로 이어졌다는 점에 비춰보면 한국 주식시장과 미국 반도체주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모양새다.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인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클 버리가 이른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를 거론하며 "나는 이것을 끝의 시작으로 본다"고 말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 등도 시장에 불안감을 주입했다.
반도체 기업들의 대규모 설비투자가 공급과잉과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던 과거 사례가 재연될 것이란 공포가 자극된 것이다.
이 여파로 코스피는 연일 등락을 거듭하며 큰 변동성을 보였다.
코스피는 이날도 장중 최고·최저치 기준으로 758.18포인트로 역대 두번째로 큰 변동폭을 보였다.
코스피는 지난달 5일(-5.54%), 8일(-8.29%), 9일(8.18%), 10일(-4.52%), 12일(4.63%), 15일(5.20%), 23일(-9.99%), 25일(5.24%) 26일(-5.81%)에 이어 이달 들어서도 2일 -7.89%), 3일 5.76%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톱2'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코스피 지수가 하루가 멀다하고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주식시장이 '투기판'을 방불케 한다는 비판적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50% 이상의 시총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쏠림에다 이들 두 종목을 단일종목으로 하는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으로 변동성이 증폭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급격히 확산한 메모리 수요 둔화 우려는 실체가 불명확하다고 입을 모았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그동안 반도체 호황을 끝냈던 것은 공급 확대였지만, 지금은 (그런 국면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5대 빅테크의 올해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8천480억 달러(약 1천300조원)에 이르면서 3년전보다 반도체 수요가 5배로 늘었지만, 공급은 40∼50% 늘어나는데 그친 상황이라서다.
그는 "예컨대 TSMC 설비투자 규모는 2022년 대비 50% 증가에 그쳤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투자 규모도 올해 70∼80조원으로 2022∼2023년 대비 30∼40% 증가에 불과하다"면서 "결국 큰 사이클을 끝내는 것은 수요"라고 강조했다.
허 연구원은 "기업들의 화두인 인공지능 전환(AX) 과정에서 지난 4분기부터 일반기업 AI 지출이 커지고 있다. AX에도 생산성 향상이 증명되지 않고 일반기업이 더는 AI에 돈을 못 쓸 정도로 체력이 약해질 때야말로 버블 붕괴를 걱정할 때"라고 말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도 "이번 조정은 펀더멘털 훼손보다 노이즈에 의한 밸류에이션 디레이팅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주가 급락에도 불구,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운영기업)의 설비투자(Capex) 하향, 고대역폭메모리(HBM) 장기공급계약 축소, 서버 디램 가격 둔화,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주문 감소 등 실제 메모리 펀더멘털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이슈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오히려 "추론 수요 확대와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를 감안하면 AI 설비투자 사이클은 한국 제조업 이익 전반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7일 삼성전자 잠정실적, 10일 SK하이닉스 나스닥 상장이란 빅이벤트를 주시하면서 반도체·IT하드웨어·금융 중심의 코스피 저가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간밤 발표된 미국의 6월 비농업 일자리 수가 시장 전망치 대비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 금리 인상 우려도 후퇴한 점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 6월 비농업 신규 고용 부진으로 연준의 9월 금리 인상 전망이 후퇴됐으며, WTI 유가 부담도 완화되고 있는 만큼 추후 단기적으로 반도체, AI 등 기존 주력 업종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더라도 지수의 추가적인 레벨 다운 압력은 제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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