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에서 전북이 사실상 배제됐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호남권 반도체 투자의 명분으로 재생에너지와 넓은 부지, 용수 여건을 내세웠지만 정작 새만금을 낀 전북의 반도체 공장 투자액은 확인되지 않는다. 전북 정치권과 업계 일각에서는 "전국 분산을 말하면서 실제로는 광주·전남 중심으로 투자 지도를 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서남권에 총 896조원 규모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핵심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앰코 등이 참여하는 800조원 규모 반도체 팹 4기 건설 구상이다. 그러나 공개된 투자 계획에서 전북에 직접 배정된 반도체 공장, 피지컬AI, AI 데이터센터 신규 투자액은 확인되지 않는다.
전북이 반발하는 이유는 입지 조건 때문이다. 새만금은 대규모 평지와 재생에너지 기반을 동시에 갖춘 지역이다. 새만금에는 태양광과 풍력, 연료전지 등을 묶은 3GW 규모 재생에너지 발전단지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 군산공항과 군산항을 끼고 있어 항공·해상 물류 접근성도 갖췄다. 수도권과 충청권 기존 반도체 거점과의 거리도 광주·전남보다 상대적으로 가깝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내세운 호남 반도체 논리만 놓고 보면 전북을 제외한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 공장 입지는 전력, 용수, 부지, 인허가, 물류, 인력 공급을 종합해 결정된다. 새만금은 적어도 부지와 재생에너지, 물류 측면에서는 경쟁력을 갖춘 후보지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정부 구상은 광주·전남 쪽으로 무게가 실렸다. 삼성전자는 광주를 반도체 생산 후보지로 언급했고, 전남 해남 솔라시도 등은 AI 데이터센터와 재생에너지 연계 거점으로 부각됐다. 정부와 정치권이 호남의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국내 대표 재생에너지 부지인 새만금은 투자 지도에서 빠진 셈이다.
전북 정치권에서도 불만이 나온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북이 대규모 반도체 투자에서 제외된 데 대해 소외감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전북 지역에서는 "호남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됐지만 실제 몫은 광주·전남에 집중됐다"는 반발도 확산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광주·전남을 우선 배치한 경제성·입지 평가 기준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광주가 기존 산업 기반과 인력 측면에서 장점을 가질 수는 있다. 그러나 반도체 생산기지 관점에서 보면 대규모 평지와 재생에너지, 군산공항·군산항, 수도권·충청권 접근성을 가진 새만금이 왜 후순위로 밀렸는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전북 입장에서는 이번 결정이 단순한 지역 소외를 넘어 미래 산업 지도에서의 배제 문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반도체 팹은 한 번 들어서면 협력사, 인력, 대학·연구기관, 전력망 투자가 함께 따라붙는다. 이번 메가프로젝트에서 빠지면 향후 수십 년간 지역 산업 생태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재생에너지와 넓은 부지를 호남 반도체의 핵심 명분으로 들었다면 새만금을 왜 제외했는지 설명해야 한다"며 "전국 분산 투자라고 하면서 결과적으로 광주·전남 중심으로만 배치됐다면 전북에서는 광주·전남 챙겨주기라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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