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울산을 거점으로 영남권에 약 140조원을 투입하는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공식화했다.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핵심 인프라로 육성하는 동시에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영남권을 AI 산업의 전략 거점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정재훈 SK텔레콤(SKT) 사장은 3일 경남 진주 경상국립대학교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육성전략 국민보고대회'에서 이 같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정 사장은 "AI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 생산시설이자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 자산"이라며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반도체와 전력, 데이터센터 구축 및 운영 역량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인프라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데이터센터와 AI 데이터센터의 차이도 설명했다. 정 사장은 "기존 데이터센터가 데이터를 저장하는 공간이었다면 AI 데이터센터는 AI 학습과 추론을 통해 새로운 지능을 생산하는 공장"이라며 "반도체와 전력을 활용해 AI 서비스의 핵심 자원인 토큰(Token)을 생산하는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주요 국가와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AI 인프라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반 시설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SK그룹은 영남권을 아시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허브 가운데 하나로 육성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우선 오는 2029년부터 총 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가동하고, 장기적으로는 15GW 규모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1단계 사업은 부지 약 75만평, 연면적 약 30만평 규모로 조성된다. 전체 투자 규모는 350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구상됐다.
사업은 울산에서 시작된다. SK는 현재 울산에서 100M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 중이며, 추가로 900MW 규모 시설도 추진하고 있다. 이후 영남권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해 2GW 이상의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해외 자본 유치 등을 포함해 약 140조원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계획은 SK그룹이 추진 중인 AI 사업 확대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SKT를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비롯해 AI 반도체, GPU 클라우드 서비스(GPUaaS), AI 플랫폼 등 AI 밸류체인을 구축해 국내 AI 생태계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특히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SK브로드밴드의 네트워크, SK가스와 SK멀티유틸리티 등의 에너지 인프라 역량을 연계해 그룹 차원의 AI 인프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정 사장은 대규모 AI 인프라가 지역 제조업의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와 영남권의 제조업 기반이 결합하면 생산성 향상은 물론 제조 AI 기술을 실증하고 확산하는 핵심 거점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정책 지원과 연계해 AI 시대의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도 AI 데이터센터를 국가 전략 인프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AI 산업 경쟁이 국가 간 핵심 경쟁 분야로 부상하면서 초대형 데이터센터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 확보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민간의 대규모 투자와 정부의 전력·입지·규제 지원이 맞물릴 경우 영남권이 국내 AI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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