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 “유리창이 까맣게 덮였다”···러브버그 확산에 시민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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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국] “유리창이 까맣게 덮였다”···러브버그 확산에 시민들 ‘한숨’

투데이코리아 2026-07-03 14:21: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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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군포시의 한 아파트 외벽에 러브버그들이 붙어있는 모습이다. 사진=투데이코리아
▲ 경기도 군포시의 한 아파트 외벽에 러브버그들이 붙어있는 모습이다.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김시온 기자 | “퇴근하고 차를 세워뒀는데 앞 유리가 러브버그로 까맣게 뒤덮여 있었다. 해충은 아니라지만 이렇게 많으니까 밖에 나가는 것 자체가 꺼려진다”

3일 투데이코리아 취재진이 방문한 경기 남부의 한 아파트 단지 앞 가로수 주변에는 짝을 이룬 러브버그들이 무리 지어 날아다녔고, 출입문과 외벽에는 수십 마리가 달라붙어 있었다. 주민들은 연신 벌레를 털어내며 발걸음을 재촉했고, 상가 점주들은 문을 열기 전부터 빗자루와 물청소로 사체를 치우느라 분주했다.

올해 러브버그는 지난해보다 활동 범위를 더욱 넓히며 경기 남부까지 빠르게 확산하는 모습이다.
 
▲ 러브버그 제보 플랫폼 ‘러브버그 지도’에 지역별 제보 건수가 표시되어 있다. 사진=러브버그 지도 홈페이지
▲ 러브버그 제보 플랫폼 ‘러브버그 지도’에 지역별 제보 건수가 표시되어 있다. 사진=러브버그 지도 홈페이지
실제 러브버그 제보 플랫폼인 ‘러브버그 지도’에서는 이날 오전 기준 경기 군포시가 신고 679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제보가 접수되는 등 수도권 곳곳에서 시민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출근길에 만난 직장인 A씨는 본지에 “지난해에는 뉴스에서만 봤는데 올해는 집 앞에서 매일 마주친다”며 “차량 앞 유리에 붙은 벌레를 떼어내고 출근하는 게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B씨도 “아이와 공원에 나갔다가 얼굴과 옷에 벌레가 계속 달라붙어 10분도 못 버티고 들어왔다”며 “사람을 물지는 않는다고 해도 심리적으로는 상당한 스트레스”라고 토로했다.
 
▲ 경기도 지역에서 포착된 러브버그의 모습이다. 사진=투데이코리아
▲ 경기도 지역에서 포착된 러브버그의 모습이다. 사진=투데이코리아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민들이 체감하는 불편과 실제 개체 수를 동일하게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한다.

김동건 삼육대학교 스미스학부대학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유충 방제를 실시한 지역이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밀도가 다소 낮게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올해 성충 발생이 아직 진행 중인 만큼 방제 효과는 출현이 모두 끝난 뒤 데이터를 종합해야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경기 남부까지 분포 자체가 넓어지고 있는 것은 맞다”며 “용인과 수원처럼 지난해 민원이 거의 없던 지역에서도 올해는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민원 건수만으로 개체 수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주거지역은 생활 불편이 직접 발생해 민원이 많이 접수되는 반면 상업지역은 발생량이 비슷해도 신고가 적은 경우가 많다”며 “처음 러브버그를 경험한 지역일수록 민원이 급증하는 경향도 나타난다”고 말했다.
 
▲ 나무에 새까맣게 앉아 있는 러브버그의 모습이다. 사진=투데이코리아
▲ 나무에 새까맣게 앉아 있는 러브버그의 모습이다. 사진=투데이코리아
특히 러브버그를 기후변화와 단순히 연결하는 시각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원산지가 중국 남동부와 대만인 만큼 기후 적응 범위가 매우 넓은 종”이라며 “기온 상승은 성충 출현 시기를 앞당길 수는 있지만 국내에서 곧바로 연 2회 발생하는 수준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장마가 개체 수를 줄일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국내 생태 연구가 충분하지 않아 단정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김 교수는 “장마가 오히려 알의 휴면을 깨는 신호가 될 가능성도 있다”며 “장마가 러브버그에게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는 현재 연구가 진행 중인 부분”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응 방법도 설명했다.

그는 “일반 살충제를 뿌려도 러브버그는 죽지만 반복적인 사용은 저항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대량 발생 지역에서는 고압 살수 방식이 환경적으로도 더 적절한 방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러브버그가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는 않는 익충이지만, 대량 발생으로 인한 시민 불편이 커지는 만큼 정확한 생태 연구와 예측 시스템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당장의 불편을 호소했다.

한 시민은 가로등 아래 빼곡히 붙은 러브버그를 바라보며 “해롭지 않다는 건 알지만 매일 이렇게 마주치면 일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올여름은 더위보다 벌레가 먼저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창문도 마음 놓고 열지 못하고 산책도 피하게 된다”며 “방제와 함께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대응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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