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2일 한 고객의 단체예약 전화를 받았다. 저녁 7시쯤 10명이 참석할 예정인데 식사에 곁들일 400만원 상당의 고가의 술을 특정 거래처를 통해 구매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A씨는 인터넷에 고객이 요구한 주류를 검색했지만 나오지 않았고, 후불 결제를 하겠다고 하자 고객은 거절했다. 이후 예약자와 거래처 모두 연락이 두절됐다. 전형적인 사칭 노쇼 사기 수법이다. 다행히 A씨는 돈을 입금하지 않아 피해를 면할 수 있다.
이처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사칭 노쇼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하지만 범죄조직이 해외에 거점을 두고 운영하는 등 수사망을 피해 가 피의자 특정에는 더욱 어려움이 따르는 실정이다.
3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발생한 도내 사칭 노쇼 사기 신고건수는 총 97건이다. 피해금액은 약 33억원 상당으로 추산된다.
사칭 노쇼 사기는 음식점 등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예약을 빌미로 대리구매를 요구하는 수법이다. 특정 업체에서 물품을 선구매·입금하면 이후 음식값과 한 번에 결제하겠다며 안심시킨다. 만약 피해자가 돈을 입금하면 연락을 끊고 잠적한다.
최근에는 공무원을 사칭하거나 공문서를 위조해 신뢰를 산 뒤 범행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더욱 유의가 요구된다. 올해 제주에서도 소방관을 사칭해 소방용품 구매를 유도하는 사기가 잇따랐다. 지난 5월 말 기준 소방관 사칭 피해는 9건, 피해액은 7350만원에 달했다.
노쇼 사기와 관련해 경찰은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국번 없이 1394)'을 통해 피해 사실을 접수하고 상담한다. 입금하지 않아 피해금액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사기 미수 의심으로 연락처와 계좌번호 등은 통합대응단 자체 시스템에 입력된다.
하지만 사칭 노쇼 사기 조직들이 해외에 거점을 두고, 대포폰과 대포통장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피의자 추적에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선입금을 요구하는 경우는 사칭 노쇼 사기 확률이 높아 절대 입금하면 안 된다"며 "대량 주문이나 대리구매의 경우 반드시 해당기관 공식 대표번호로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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