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균일가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가 국내 유통업계 지형을 바꾸고 있다.
다이소가 사업 초기부터 고수해 온 많이 팔아 이익을 남기는 ‘박리다매’ 전략과 함께 품질도 우수한 상품들로 젊은 소비자층과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는 장기 불황 속 이러한 다이소의 성장세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가성비 갖춘 제품들로 인기 몰이…사업 초기부터 균일가 정책 고수
다이소는 ‘균일가’ 속 높은 품질이 첫 손에 꼽히는 경쟁력이다. 다이소에선 모든 물품을 최소 500원에서 최대 5000원을 넘지 않는 가격에 살 수 있다. 모든 제품이 500원·1000원·1500원·2000원·3000원·5000원으로 균일가다. 다이소는 사업 초기부터 균일가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다이소를 운영하는 아성다이소에 따르면 다이소에서 취급하는 상품 수는 3만여 종에 달한다. 이 중 1000원 이하의 상품 비중은 50%가 넘는다. 매달 새롭게 출시되는 신상품도 수백여 종에 이른다.
싸기만 한 것은 아니다. 다이소는 저렴한 가격에도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 특히 2030세대 소비자들에게 화장품, 패션 등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갖춘 제품들이 입소문을 끌면서 품절 대란을 빚기도 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다이소는 크게 성장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성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14.3% 늘어난 4조5363억원으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19.2% 증가한 4424억원을 냈다. 이는 역대 최대실적이다.
유통업계 “IMF보다 힘들다”…외국인 쇼핑 성지로 떠오른 다이소
유통업계에서는 “지금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보다 힘들다”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중동전쟁 등으로 인해 물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소비자들 역시 얇아진 지갑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의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9로 1년 전과 비교해 3.2%나 올랐다. 특히 가계 구입 빈도가 높은 144개 품목을 대상으로 작성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4%나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24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다이소는 가격이 싸면 품질이 좋지 않을 것이란 편견을 깨기 위해 불필요한 디자인이나 과도한 포장은 단순화해 가격을 낮췄다. 또한 제조업체와 대량 생산 협상을 통해 원가를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올 수 있었다. 통상적으로 유통업체는 제조업체와 협의해 단가를 조정하고 물건을 매입한 뒤 여기에 마진을 붙여 판매하지만 다이소는 판매 가격을 먼저 정한 뒤 원가와 마진을 역산해서 제품을 개발한다.
이러한 품질을 바탕으로 다이소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잡았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다이소 매장에서는 사야 할 물건을 빼곡하게 적은 종이를 들고 바구니에 가득 담아 쇼핑을 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다이소의 외국인 카드 결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70%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소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명동역점, 명동본점 외 홍대와 강남 쪽 매장 등이 개별 쇼핑을 하러 온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매장 중 하나”며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높은 곳의 경우 전체 손님 중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70% 가까이 된다”고 설명했다.
시장 존재감 넓히는 다이소…패션 등 사업 영역 확대
다이소는 기존 주방용품이나 가전용품 등과 같은 생활용품 중심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현재 뷰티, 패션, 건강기능식품, 반려동물 용품 등으로 상품군을 넓히며 소비자들 일상 전반에 침투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월~5월 기준 다이소의 뷰티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30% 늘었고, 같은 기간 패션 부문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50%나 뛰었다. 초저가와 고효율을 앞세워 종합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다이소의 성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누구나 부담 없이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이 다이소의 강점”이라며 “기존 오프라인 매장 고객들의 수요층뿐만 아니라 젊은 10대~30대에게 다이소가 인기를 끈다는 점에서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도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싼 맛에 한 번 쓰고 버리는 제품을 구매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가격은 물론 품질에 신경을 쓸수록 만족도도 높아지고 재구매도 늘어나는 만큼 다이소 전략이 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지수 기자 pjs@tleaves.co.kr
Copyright ⓒ 더리브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