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축 vs 재건축', 누구를 위한 권력 다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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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축 vs 재건축', 누구를 위한 권력 다툼인가?

프레시안 2026-07-03 12:30:06 신고

3줄요약

대의제 민주주의의 핵심 요소에는 대표성의 원리와 함께 민주적 책임성이라는 게 있다. 민주주의에 대한 많은 정의 중에서 "통치자가 공적 영역에서 그 행위에 대해 책임질 수 있게 시민들에 의해 제약되는 통치 체제"(슈미터와 칼)란 말이 와 닿는 이유이다.

또한 정당은 현대정치의 필수적 제도의 하나이다. 민주적 정당성은 선거에 의해 창출되고 이를 관리하며, 공천 등 정치적 충원의 역할은 정당이 맡는다. 따라서 정당과 시민은 씨줄과 날줄로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한국 민주주의는 '운동에 의한 민주화'로 특징지을 수 있다. 정치는 민주화 운동의 단계에서 일상의 단계로 이동했다. 민주화운동 세력도 구체적인 대안과 비전 없이 정치세력화에 전적으로 복무할 때 스스로에 대한 과도한 의미부여, 또는 가치를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이미 기득권화한 이데올로기에 집착하기 십상이다. 이럴 때 정치는 선명성을 내세워 자신들 파벌의 경계를 높이 쌓으면서 극우가 보여줬던 또 다른 성질의 확증 편향을 나타내게 된다.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선명성을 바탕으로 하는 민주진보연대란 단어는 대안과 비전보다 강력한 진영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당원 대 대의원의 표의 가중치 없이 일대일의 구도는 강성당원의 지지를 받는 친노·친문 세력에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시민에 대해 책임지는 통치체제가 민주주의이고, 민주주의는 정당에 의해 실천적 동력을 얻는 시스템이라면 당원주권주의라는 그럴듯한 명분에도 불구하고, 특정 성향의 당원에 의해 과하게 포획되는 정당은 민주주의의 메커니즘과 일치한다고 볼 수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보수·진보 진영 모두 당권경쟁의 룰에서, 시민보다 당원의 영향력을 압도적으로 많이 반영되게 한 구조 자체가 민주주의적 정당의 구조에 어긋난다고 볼 수 있다. 이른바 당심 대 민심의 구조에서 당심이 70~80%를 유지하게 만든 여야의 구조는 고쳐져야 한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경쟁에 이를 반영하긴 불가능하겠지만 궁극적으로 정당개혁 차원에서 개혁되어야 할 부분의 하나가 아닐 수 없다. 정당이 당원들의 것만이 아니라는 말이다. '유권자 속에서의 정당'이라는 고전적 명제가 아니더라도, 책임당원 또는 권리당원이라는 말로 포장되는 강성 지향의 양대 진영 당원들이 추구해야 할 가치 중심이라고 보기 어렵다.

심하게 편향되거나 화석처럼 굳어진 진영 논리로 무장한 세력으로 정의할 수 있다. 유연하게 상황변화에 대처하기보다 양 극단의 실체 없는 이데올로기가 이들을 지탱하고 있다. 또한 무엇을 위한 집착인지도 애매하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증축론' '재건축론' '재개발론'이 나오고 있지만 이러한 은유적 표현들이 한국정치의 통합과 외연확장에 기여하지 못함은 자명하다.

정치의 존재 이유와 민주주의의 작동 원리를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시민이 정치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는 책임성과 대표성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를 확인하는 기제는 다름 아닌 선거다.

6.3 지방선거에서 여당은 외형적인 수치에도 불구하고 승리했다고 단언할 수 없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도 인정한 바다. 그렇다면 압도적으로 유리한 정치환경에서도 시민들이 그만큼의 평결을 내리지 않은 이유를 곱씹어야 한다.

조작 기소 특검법의 추진이 그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 많다. 그런데 당원주권주의를 내세우는 측은 지금도 검찰개혁의 일환인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주술처럼 외치고, 막연한 '선명'과 '개혁'을 내세운다.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을 위한 선명이며, 개혁이냐는 것이다.

민주적 정당성을 갖는 대통령은 한 정당의 당원이자 지도자이면서, 한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지도자라는 이중적 존재다. 따라서 지지자들의 기대와 요구에 반응하는 문제와 외연확장으로 사회통합을 모색하는 것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

따라서 '지지자들이 증축을 바랐는데, 재건축을 하려고 한다'는 유시민 전 노무현 재단 이사장의 말은 과도한 비약이고, 대의민주주의에 걸맞지 않는 말이다. 선출된 대통령의 업무 영역을 자신들이 관장한다는 보기에 따라 위험하게 느껴질 수 있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가치지향이라는 그럴듯한 포장에도 불구하고, 무엇을 위한 '가치'인지가 설명되어야 한다. 외연확장은 왜 가치지향이 아닌지가 설명되지 않는다. 자칫 자신들만이 도덕적으로 우월한 세력으로서 민주진보 진영을 대표한다는 발상 자체가 민주적이지 않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와 사회에 대처하는 게 정치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3 지방선거 단체장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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