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홍명보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향해 일본 프로축구 J리그가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일본 스포츠 매체 도쿄스포츠는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을 당한 뒤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난 홍 전 감독에게 J리그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며 "복수의 J리그 구단이 관심을 보이면서 '일본에서 일하는 편이 낫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지난 1일 전했다.
홍 전 감독이 이끈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 1승 2패로 A조 3위에 그쳐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출전국이 48개국으로 늘고 32강 토너먼트로 문이 넓어진 대회였던 만큼 성적에 대한 실망감이 더 컸다.
도쿄스포츠는 대회 이후 한국 내 여론을 소개하며 "국민적 분노가 폭발했다. 특히 홍 전 감독을 향한 비판이 격화하면서 비방과 함께 습격 예고까지 나오는 상황으로 번졌다"고 했다. 이어 "지난달 30일 귀국 당시 인천국제공항에서는 경찰이 안전 확보를 위해 삼엄한 경비를 펼치는 등 소란이 일었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재명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무능한 사람을 지휘관으로 선택하면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며 홍 전 감독을 겨냥해 비판한 점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퇴를 표명했는데도 홍 전 감독을 '국민의 적'이라고 표현하는 한국 언론이 있을 정도로 상황이 과열됐다"고 진단했다. 한국 정부는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특별감사에도 착수한 상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도쿄스포츠는 J리그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홍 감독은 인품이 훌륭하고 친일적인 성향도 있다. 물론 지도자로서도 일류이기 때문에 일본에서 일하는 편이 낫지 않겠나"라며 "원하는 구단은 얼마든지 있다. 이렇게 된 이상 한국에서 계속 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에서 홍 전 감독을 높이 평가하는 배경에는 현역 시절 J리그에서 남긴 발자취가 있다. 홍 전 감독은 히라쓰카(현 쇼난 벨마레)와 가시와 레이솔에서 활약하며 일본 팬과 서포터들의 사랑을 받았다. 도쿄스포츠는 "가시와 시절 당시 니시노 아키라 감독이 그의 리더십에 반해 주장으로 임명했을 정도"라며 "지금도 홍 전 감독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J리그 관계자가 많아, 한국에서 궁지에 몰린 지금이야말로 일본으로 초빙해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고 했다.
일본 정치권과 팬들 사이에서도 홍 전 감독을 옹호하는 반응이 나왔다. 쇼난 벨마레 대표이사 회장을 지낸 고노 다로 일본 중의원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우리 팀 OB인 홍명보를 괴롭히지 마라"며 과도한 비판을 자제해 달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안타깝다. 일본에 와도 된다",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까지 일본에서 지내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는 반응도 이어졌다고 일본 매체들은 전했다. 재일교포 3세인 김명욱 기자도 야후재팬 기고를 통해 같은 패배를 두고 한국에서는 비판이, 일본에서는 옹호가 엇갈리는 배경으로 홍 전 감독이 J리그에서 쌓은 신뢰를 꼽았다.
한편 홍 전 감독은 이른바 '2분 사퇴 회견' 논란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홍 전 감독은 지난 2일 채널A 인터뷰에서 짧았던 사퇴 회견과 당시 준비한 입장문을 두고 "밤새 고민해서 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말을 아낀 것이 아니라 내가 할 말은 그 전에 다 전했다. 경기에 대한 전체적인 총평은 남아프리카공화국전이 끝난 뒤 모두 이야기했다"며 "질문 내용이 대부분 경기와 관련된 것이었고, 그건 이미 이야기했고 사전에 모두 협의된 사안이었다"고 설명했다.
홍 전 감독은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뒤 멕시코 과달라하라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를 발표했다. 준비한 입장문을 읽은 뒤 질의응답 없이 회견장을 떠나면서 회견이 2분가량 만에 끝났고, 이를 두고 회견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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