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임 총재는 3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공식 취임식을 갖고 프로배구 V리그 수장으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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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재는 취임식 전에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 배구가 어려운 시점에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V리그 전체의 발전과 한국 배구의 미래를 위해 역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프로배구는 많은 팬들의 사랑 속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겨울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며 “앞으로 팬들이 더 즐겁게 배구를 경험할 수 있도록 리그 경쟁력을 높이고, 선수 육성·저변 확대·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반을 차근차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선친 이임용 태광그룹 선대 회장에 이어 한국 배구 발전을 전면에서 이끌게 됐다. 이임용 선대 회장은 1970년 한국실업배구연맹 회장을 지냈다. 태광그룹은 1971년 흥국생명의 전신인 태광산업 배구단을 창단했다. 태광그룹 산하 재단이 운영하는 세화여중과 세화여고도 배구부를 두고 있다. 이 총재는 “선대 회장과 어머니의 배구 사랑이 내게도 이어졌다”며 “두 분의 뜻을 이어 한국 배구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제시한 핵심 과제는 ‘재미’, ‘지속 가능한 배구 생태계’, 그리고 ‘교류’다. 그는 “재미있는 배구를 만들어야 관중이 늘고, 겨울 스포츠를 넘어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AI 기반 판정 시스템 도입, 비디오 판독 시간 단축, 경기 일정 정비, 주말 경기 확대 배치 등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판정 시간이 길어지고 보는 사람도 헷갈리는 장면이 있다”며 “빠르고 명확한 판정도 리그의 재미를 높이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선수 저변 확대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이 총재는 “학원 배구단이 줄어들면서 선수 수 자체가 감소하는 것이 큰 문제”라며 “학원 스포츠, 실업·아마 배구, 프로 배구가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배구단을 계속 없애면 배구가 설 자리가 없어진다”며 “많은 선수가 배출되고, 벤치에 있는 선수들도 실업 리그나 2군 리그에서 뛸 수 있어야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2군 리그 창설 구상도 밝혔다. 이 총재는 “선수단에 열몇 명이 있어도 실제 코트에서 뛸 수 있는 선수는 제한적”이라며 “주전 6명만 성장하는 구조가 아니라 나머지 선수들의 기량도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2군 리그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경기 수와 콘텐츠가 늘고, 리그 전체의 재미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교류 확대에도 뚜렷한 의지를 보였다. 이 총재는 “지도자뿐 아니라 선수들도 외국에 많이 나가야 하고, 외국 선수들도 한국에 더 들어올 수 있어야 한다”며 “일본 리그가 한국에서 경기를 하고, 한국 리그가 일본이나 동남아에서 경기를 치르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학생 배구단 간 교류, 해외 지도자 영입, 선수 해외 진출도 한국 배구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으로 제시했다.
전 흥국생명 선수 김연경의 일본 진출 사례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김연경 선수를 일본에 보낼 때 2년 뒤 유럽으로 갈 수 있도록 잘 키워 달라고 했다”며 “해외 경험은 선수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국가대표 경쟁력 강화와 관련해서는 “선수층이 너무 얇다”며 “단기적으로는 선수 보강을 고민하고, 장기적으로는 많은 선수가 배출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뉴욕대에선 경제학 박사 과정을 밟았다. 1993년 흥국생명보험에 입사한 뒤 태광산업 대표이사 사장과 회장을 지냈다. 지난 2월부터 흥국생명 구단주를 맡았다. 흥국생명은 2026~27시즌부터 3년간 V리그 타이틀 스폰서를 맡는다.
이 총재는 “구단주로 있을 때는 우리 선수들을 먼저 보게 됐지만, 이제는 남녀부를 모두 포함한 배구 산업 전체를 봐야 한다”며 “구단, 선수단, 지도자, 심판, 미디어,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신뢰받고 사랑받는 V리그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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