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SS "그림자 선박 이용…드론 114회 목격됐지만 포획·격추 사례 없어"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러시아가 그림자 함대 소속 선박에서 드론을 날려 유럽 주요 시설을 조직적으로 감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군 시설을 포함한 국가 주요 기간 시설 상공을 러시아 드론이 버젓이 휘젓고 다녔음에도 포획되거나 격추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공망이 사실상 무너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는 지난 2024년 8월부터 2026년 2월까지 1년 6개월간 영국,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등 12개 이상의 유럽 국가에서 144건의 러시아 드론 비행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결론냈다.
러시아 드론이 포착된 곳은 주요 상업 공항과 핵 시설, 군사 작전 지역 등이 총망라됐다.
IISS는 러시아 드론이 2024년 11월 영국 레이크히스, 페어포드 공군 기지 등을 포함해 영국 내 최소 두 곳의 미군 공군 기지를 저공 비행했다고 말했다. 레이크히스 기지는 2025년 7월 미국 핵무기가 배치된 곳이다.
해당 드론들은 에식스 인근 북해에 있던 유조선 '시즌즈1'이나 헐 항구에 정박해있던 화물선 '하브 돌핀'에서 이륙한 것으로 보인다. 하브 돌핀은 2025년 5월 독일 북부의 한 잠수함 기지 인근에서도 목격돼 드론 조종이 이뤄진 곳으로 의심받은 선박이라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아울러 2025년 12월 프랑스 해상 발사 핵미사일 기지가 위치한 일롱 기지 상공에서도 드론 5대가 목격됐다. 기지 주변에는 러시아와 연계된 그림자 함대 선박 3척이 머물고 있었다.
가디언은 러시아 드론의 나토 영공 침범은 유럽 전역에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며 유럽은 이번 사건의 배후가 러시아에 있다고 비난하는 데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찰리 에드워즈 IISS는 선임연구원은 "우리가 인터뷰한 모든 정부 관계자가 이 보고서 공개를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은 러시아의 일련의 전술적 성공인 동시에 저비용·소형 드론보다는 재래식 군사적 위협에 대비해 설계된 동맹 방어 체계의 전략적 실패를 드러낸다고 짚었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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