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美 신뢰 약화로 '친중', 동유럽 안보 우려 속 '친미' 기울어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유럽인들 사이에서 미국과 중국 중 어느 쪽과 더 가까워져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이 팽팽히 갈리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온라인 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여론조사 업체 '퍼블릭 퍼스트'가 지난달 6일부터 22일까지 유럽연합(EU) 회원국인 24개국에서 성인 2만3천970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나라별 표본 크기는 대략 1천명씩이었으며 나라별 분포에 맞도록 연령·성별·지역·교육 수준 등에 따른 가중치가 부여됐다.
표본오차 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나라별로 ±3.0∼3.6%p였다.
이 중 한 문항에서 응답자들은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될 위험이 있더라도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이하 '친미'로 표시),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할 위험이 있더라도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이하 '친중'으로 표시), "모르겠다"(이하 '모름'으로 표시) 등 3개 중 1개 입장을 골랐다.
조사 결과 슬로베니아, 스페인, 불가리아, 그리스 등 4개국에서는 '친중' 입장이, 폴란드,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헝가리, 루마니아 등 5개국에서는 '친미' 입장이 확실히 우세했다.
3개 입장 중 '모름' 응답이 가장 많았던 나라 중 오스트리아, 벨기에, 슬로바키아, 이탈리아 등 4개국에서는 '친중'이 '친미'보다 우세했고, 핀란드, 체코, 라트비아, 스웨덴 등 4개국에서는 '친미'가 '친중'보다 우세했다.
아일랜드, 포르투갈,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 크로아티아 등 7개국에서는 '친중'과 '친미'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거의 똑같이 갈렸다.
지역별로 보면 러시아의 위협이 더 긴박하게 느껴지는 동유럽 쪽은 '친미', 그렇지 않은 서유럽 쪽은 '친중'이 우세했다.
이런 응답 양상은 정치·무역 긴장으로 EU가 처한 어려운 상황을 보여준다.
폴리티코는 이번 여론조사 결과가 서유럽에서 미국이 이제는 믿을만한 동맹국으로 여겨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 의존도 축소는 바람직하지만 비현실적이라는 것이 EU 시민들의 의견이라고 전했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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