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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 대화, 다 봤어."
육아휴직 중이던 직원은 회사로부터 날아온 징계 통보에 경악했다. 대표가 자신의 슬랙 계정을 무단으로 열어 4인 비공개 대화방을 훔쳐보고, 이를 근거로 정직과 명예훼손 고소까지 한 것.
법조계는 증거수집 자체가 불법이므로 징계는 무효이며, 오히려 대표가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경고했다.
휴직자 계정에 뻗친 검은 손…“명백한 위법 행위”
IT 스타트업에 재직 중인 A씨는 육아휴직 중이었다. 어느 날, 비활성화되어 있어야 할 회사 업무용 메신저 '슬랙' 계정이 자신도 모르게 재활성화된 것을 발견했다.
뒤이어 날아온 것은 '정직 2개월' 징계 통지서와 명예훼손 형사 고소장이었다.
회사는 A씨가 동료 3명과 나눈 비공개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문제 삼았다. 대표와 회사에 대한 비방이 담겨있다는 이유였다.
A씨를 포함한 4명 전원은 각기 다른 징계를 받았다. 법조계는 회사 행위가 정당한 관리 권한을 넘어선 명백한 불법 사찰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는 "업무용 메신저라 하더라도 휴직자 계정을 강제로 열어 과거 대화까지 소급하여 들여다본 것은 회사의 정당한 관리 권한 범위를 명백히 일탈한 위법 행위입니다"라고 단언했다.
A씨가 확보한 '계정 무단 재활성화 스크린샷'은 향후 법정에서 회사의 위법성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될 전망이다.
입 막고 진행한 ‘요식행위’ 징계
징계 과정의 절차적 문제도 심각했다. 회사는 인사위원회에 소명을 해야 하는 마감 시한을 불과 3시간 앞두고서야 증거인 대화 내역을 부분적으로 제공했다.
전체 대화 내역은 끝까지 공개를 거부했으며, 심지어 제공한 자료에 "외부 공유 시 보안 위반"이라는 경고 문구를 삽입해 A씨의 방어권 행사를 위축시켰다.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 조력을 받기 어렵게 만들어 사실상 '깜깜이 징계'를 강행한 셈이다.
법무법인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인사위원회 절차에서 소명 마감 3시간 전에야 증거를 부분 제공하고, 전체 대화 내역을 끝까지 비공개한 것은 징계 절차에서 요구되는 방어권 보장 의무를 위반한 것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징계 효력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는 중대한 절차적 하자에 해당한다.
4명만 본 뒷담화, 명예훼손?
회사가 A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고소 역시 성립하기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공연성', 즉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인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4명만 참여한 비공개 대화방은 이러한 공연성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정진열 변호사는 "비공개 4인 그룹 DM 내에서의 발언은 공연성이 결여되어 있어 명예훼손죄 구성요건을 충족하기 어렵습니다"라고 분석했다.
회사가 불법적인 방법으로 대화 내용을 세상에 꺼내 들기 전까지, 그들의 대화는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없는 비밀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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