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빈은 지난 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 8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LG는 키움을 7-5로 꺾고 2연승을 달리며 시즌 50승에 선착했다.
승부를 가른 장면은 6회초였다. 5-5로 맞선 무사 3루에서 이영빈은 키움 투수 조영건을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때렸다. 이날 경기의 결승타였다.
앞선 5회말 수비때는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LG가 5-4로 앞선 1사 1, 3루에서 박찬혁의 땅볼 때 2루로 악송구를 해 동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하지만 이영빈은 바로 다음 공격에서 결승타를 때려 실수를 만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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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이영빈은 “전 이닝 수비 실책으로 동점이 된 상황이라 만회할 기회가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많이 식겁하긴 했지만 아직 경기가 남아 있었다. 다음 플레이에 집중하자는 마음으로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영빈은 2021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고교 야수 중 두 번째로 지명될 만큼 기대가 컸다. LG를 대표할 대형 내야수 감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LG 내야진은 두꺼웠고, 그는 한동안 확실한 자리를 잡지 못했다. 내야 전 포지션을 오가며 기회를 기다려야 했다. 외야 전향 가능성까지 거론된 적도 있었다.
올 시즌에는 조금씩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영빈은 이날까지 45경기에 출전했다. 지난해 44경기 출전을 전반기 만에 넘어섰다. 3루수로 가장 많이 나섰고, 유격수와 2루수, 1루수까지 소화했다. 최근에는 오지환을 대신해 2경기 연속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기록만 놓고 보면 아직 완성형은 아니다. 올 시즌 타율은 2할대 초반이고, 장타 생산도 더 필요하다. 하지만 LG는 그를 단순한 백업이 아닌 세대교체의 한 축으로 보고 있다. 천성호, 문정빈, 송찬의 등 비슷한 또래의 젊은 선수들이 기회를 살리는 모습도 이영빈에게는 자극이 됐다.
이영빈은 “다른 선수들이 나가서 잘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꼭 저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기회가 왔을 때 결과를 내고 싶었는데, 오늘 팀 승리에 도움이 돼 뿌듯하다”고 했다.
이영빈에게 찾아온 가장 큰 변화는 기술보다 태도다. 그는 전형적인 내향형 인간이다. MBTI로 따지면 대문자 I다. 원래 낯을 가리고 조용한 성격이다. 하지만 그라운드에서는 그 조용함이 때로 ‘열정이 부족하다’는 오해로 이어졌다. 염경엽 LG 감독은 지난달 이영빈을 2군으로 내려보내며 더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했다.
이영빈은 “감독님께서 ‘네가 열심히 하는 건 다 안다. 그런데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렇게 안 보일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며 “제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보는 사람이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제는 경기장에서 더 크게 파이팅을 외치고, 콜 플레이도 적극적으로 하려 한다. 이영빈은 “전에는 제스처가 너무 크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힘 있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느낀다”며 “열정적으로 하고 있다는 걸 더 표현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타격에서도 변화를 줬다. 레그킥을 줄이고 노스텝에 가까운 타격으로 타이밍을 맞추고 있다. 이날 결승 2루타도 2볼 상황에서 빠른 공에 타이밍을 맞춘 결과였다. 그는 “홍창기 형에게 타이밍에 대해 많이 물어보고 체크도 받았다”며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결승타를 쳤지만, 이영빈은 전반기 자신의 점수를 ‘C’로 매겼다. 그는 “아직 해야 할 게 많다”고 했다. 이어 “팀에서는 제가 야구를 잘하는 것도 바라겠지만, 에너지 있고 열정적인 모습도 원하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젊은 내야수는 실책을 해도 무너지지 않았다. 다음 타석에서 수비 실수를 만회하면서 경기를 바꿨다. 미완의 기대주였던 이영빈이 이제는 LG 내야의 실질적인 전력으로 조금씩 올라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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