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먹는 공룡' 반도체 팹…전력 수급 성패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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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먹는 공룡' 반도체 팹…전력 수급 성패 가른다

연합뉴스 2026-07-03 08:31: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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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팹 1기당 최대 1.5GW 사용…전력계통 확보 관건

재생에너지 생산량 불균등, 대체시설 확보…시민 협조 필수

"생활·공업용 전기 수급처 등 전반적인 에너지망도 재구축해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연합뉴스 자료]

(광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800조원 규모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서남권 반도체 팹(Fab) 구축 사업의 성패는 원활한 전력 수급이 가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생에너지 전력 수급 불안정성과 대체발전 설비에 대한 환경단체 반발, 전력 공급망 적기 구축에 대한 우려 등은 서남권 반도체 팹 구축 사업이 반드시 해소해야 할 핵심 과제로 꼽힌다.

3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광주와 서남권에 총 800조원을 투자해 각각 2기씩 총 4기의 메모리 팹을 구축해 수도권에 이은 제2의 반도체 생산기지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정부와 통합특별시는 이들 기업의 투자를 뒷받침하기 위해 전력과 용수 공급을 비롯한 인프라 구축과 인허가 등 행정 지원을 약속했다.

반도체 팹(Fab)은 극도로 정밀한 환경(클린룸)과 초미세 공정 장비를 24시간 가동해야 한다.

'전기먹는 공룡'으로 불리는 대형 반도체 팹 1개는 하루 최대 1.5GW(기가와트)의 전력을 소비한다. 소비량으로만 보면 인구 50만명 이상의 중소형 도시 전체가 사용하는 전력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광주 등에 들어설 반도체 팹 4기를 기준으로 볼 때 2034년까지 6.28GW(기가와트) 규모의 전력이 필요하다.

통합특별시는 한빛원전과 신안 해상풍력 등에서 생산된 전력으로 공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전남의 경우 영광에 있는 한빛원전 6기의 전력 규모가 5.9GW에 달하고 신안 해상풍력으로 얻어진 전력이 3.2GW 규모여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지역의 전력 자급률도 170%에 달해 70% 정도를 다른 지역으로 보내고 있다.

원전 생산 전력 규모로 환산하면 8.3GW 규모인데 이 가운데 3.4GW가 수도권 등으로 보내진다.

반도체 팹 구축 사업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전력 생산보다도 생산된 전력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망을 갖출 수 있느냐이다.

장성군 동화면에 구축 중인 신장성변전소는 내년 9월 완공되는데 신안 해상풍력에서 만들어진 전력 3.2GW를 공급할 계획이다.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 인프라 점검하는 김성환 장관 반도체 특화단지 조성 인프라 점검하는 김성환 장관

(장성=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과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30일 전남 장성군 동화면에서 신장성변전소 및 관련 송전선로 건설 현황을 살피고 있다. 2026.6.30 iso64@yna.co.kr

신장성변전소는 서부권 재생에너지와 반도체 단지 연계를 위한 핵심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반도체 팹 4기가 모두 들어서 여기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려면 추가로 345kV(킬로볼트) 송전선로 43km와 345kV 변전소 2곳도 새로 조성해야 한다.

반도체 팹 조성 시기에 맞춰 이들 전력망 설비가 적기에 들어설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또 변전소와 송전탑 건립에 따른 주민 수용성 확보도 사업 추진 속도를 결정하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신장성변전소 인근 주민들은 소음과 경관훼손 등을 이유로 변전소와 송전탑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신장성변전소를 중심으로 추가로 345kV급 변전소 2개를 더 증설할 계획인 만큼 인근 주민 반발이 예상된다.

신재생에너지의 전력 생산 수급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서남권에 조성될 반도체 팹에 공급되는 전력은 현재 50% 이상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에 기반을 두고 있다.

문제는 태양광과 풍력에서 생산되는 전력량이 일정치 않다는 데 있다. 바람과 일조량은 자연 현상이어서 인력으로 전기 생산량을 조절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도체 설비에는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이 공급돼야 하는데, 전력 생산량이 일정치 않으면 공장 가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전력이 끊길 경우를 대비해 비상 시설인 에너지저장장치(ESS)와 대체 발전시설이 중요한 이유다.

대체 발전시설로는 액화천연가스를 연료로 쓰는 천연가스(LNG) 복합시설이 제시되고 있다.

초기 가동시간이 짧아 전력 수요 급증 시 대체 발전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도 대규모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산단 내에 LNG 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화력발전에 비해 탄소 배출이 적다는 장점이 있으나 연소 과정에서 초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질소산화물(NOx)과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해 환경단체들은 추가 발전시설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이 요구하는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실현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류상완 전남대 물리학과 교수는 "재생에너지는 생산량이 일정치 않은 '간헐성' 문제를 갖고 있어 반드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복합발전 시설 등 에너지 믹스가 필요하다"며 "서남권에서 생산된 전기를 지역에서 100% 활용할 수 있도록 반도체 공장뿐 아니라 생활·공업용 전기 수급처 확대 등 전반적인 에너지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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