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최고법원이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시장 지배력 남용을 인정하며 41억2500만 유로(약 7조2700억원)의 과징금을 최종 확정했다. 이는 EU 반독점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제재 가운데 하나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대한 유럽의 강도 높은 규제 기조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현지시간) 유럽사법재판소(ECJ)는 구글과 모회사 알파벳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하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활용한 반경쟁 행위가 있었다는 하급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번 사건은 2018년 EU 집행위원회가 구글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크롬 브라우저와 구글 검색 서비스를 사전 설치하도록 요구하는 등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고 판단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집행위는 43억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했으며, 이후 하급심에서 41억2500만 유로로 일부 감액됐다.
ECJ는 판결에서 "안드로이드 계약에 포함된 사전 설치 조건이 경쟁을 제한하는 효과를 가져왔다"며 구글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구글은 판결 이후 "안드로이드는 개방적이고 무료로 제공되는 플랫폼이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해왔다"면서 "2018년 EU 결정 이후 관련 계약을 이미 수정했고 앞으로도 사용자와 파트너를 위한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유럽 소비자단체들은 이번 판결을 환영했다. 이들은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경쟁을 제한하거나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확인한 판결"이라며 디지털 시장의 공정 경쟁을 위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사건은 EU가 구글을 상대로 진행한 대표적인 반독점 소송 가운데 하나다. 앞서 구글은 2017년 자사 비교 쇼핑 서비스를 경쟁사보다 우대한 혐의로 24억2000만 유로의 과징금을 확정받았으며, 2019년 온라인 광고 시장 경쟁 제한과 관련해서는 항소심에서 일부 승소한 바 있다.
EU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시장법(DMA)을 근거로 구글에 대한 추가 조사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검색 결과에서 자사 서비스를 우대하는 행위와 앱 개발자 및 이용자의 외부 결제를 제한하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운영 방식 등이 주요 조사 대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단순한 과징금 부과를 넘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플랫폼 운영 방식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유럽 규제당국이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구글뿐 아니라 다른 글로벌 IT 기업들에 대한 규제도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창우 기자 cwlee@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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