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환의 스포츠인사이트] 일본 보며 불편한 질문 던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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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환의 스포츠인사이트] 일본 보며 불편한 질문 던져야 한다

한스경제 2026-07-03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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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사노 가이슈(24번)가 브라질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에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연합뉴스
일본의 사노 가이슈(24번)가 브라질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에서 선제골을 터뜨렸다. /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문성환 교수 | 한국 축구의 문제를 말할 때 우리는 늘 감독, 전술, 선수 기용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일본 축구와 비교하면 문제의 본질은 더 선명해진다. 한국이 순간의 성적에 예민한 축구라면, 일본은 방향을 정하고 꾸준히 쌓아가는 축구다.

일본이 한국보다 모든 면에서 앞서 있다는 뜻은 아니다. 한국은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처럼 세계 무대에 통하는 확실한 재능이 있다. 투지와 피지컬, 큰 경기에서 버티는 힘도 강하다. 문제는 그 재능을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힘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한국은 좋은 선수가 나오면 개인의 특별함으로 소비하지만, 일본은 한 선수가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계속 만든다.

가장 큰 차이는 유소년 축구다. 한국 유소년 축구는 여전히 승리 중심 문화가 강하다. 어린 선수들이 실수하지 않는 축구, 감독 눈치를 보는 축구에 익숙해진다. 일본은 기술, 판단, 기본기, 팀 철학을 오래 쌓는다. 당장의 우승보다 선수가 어떤 축구를 이해하고 있는지를 본다. 그래서 성인이 됐을 때 전술 이해도와 경기 운영 능력에서 차이가 난다.

지도자 문화도 다르다. 한국은 지도자의 경험과 카리스마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은 지도자 교육, 매뉴얼, 클럽 철학, 연령별 육성 방향을 더 체계적으로 공유한다. 선수 한 명을 키우는 방식이 개인 지도자의 능력에만 맡겨지지 않는다. 이것이 시간이 지나며 국가 경쟁력의 차이로 나타난다.

프로축구 생태계도 차이가 있다. 일본 J리그는 지역, 학교, 클럽, 기업, 팬 문화가 비교적 촘촘하게 연결돼 있다. 축구가 단순한 경기 결과가 아니라 지역의 콘텐츠이자 산업으로 기능한다. 한국 K리그도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표팀 성적에 비해 리그의 사회적 영향력과 산업적 확장성은 부족하다. 대표팀만 강한 나라는 오래 버티기 어렵다.

일본 축구로부터 배워야 할 것은 기술 하나, 전술 하나가 아니다. 긴 호흡이다. 월드컵 한 경기 결과에 흔들리지 않고, 유소년부터 프로, 지도자, 행정, 산업까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구조다. 한국 축구도 이제는 “누가 못했나”보다 “왜 반복되는가”를 물어야 한다.

일본 축구의 성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기적이 아니다. 계획하고, 투자하고, 기다린 결과다. 한국 축구가 다시 아시아의 중심을 넘어 세계 축구와 당당히 경쟁하려면 개인 재능에 기대는 축구에서 시스템이 재능을 키우는 축구로 바뀌어야 한다.

이제 한국 축구는 불편한 질문을 피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정말 축구 강국이 될 준비를 하고 있는가? 아니면 월드컵 때마다 분노하고, 감독을 바꾸고, 다시 같은 문제를 반복하고 있는가? 일본 축구와 차이는 실력 차이만이 아니다. 철학의 차이다. 그리고 그 철학을 바꾸는 순간, 한국 축구의 미래도 달라질 수 있다.

문성환 SH스포츠에이전시 대표, KBS스포츠예술과학원 교수
문성환 SH스포츠에이전시 대표, KBS스포츠예술과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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