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했다, 밝혔다, 전했다, 짚었다, 알렸다, 점쳤다, 꼽았다, 물었다, 따졌다, 덧붙였다, 언급했다, 설명했다, 부연했다, 강조했다, 주장했다, 지적했다, 평가했다, 질타했다, 꼬집었다, 비난했다, 힐난했다, 꾸짖었다, 비판했다, 비평했다, 논평했다, 규탄했다, 칭찬했다, 극찬했다, 상찬했다, 반문했다, 되물었다, 격려했다, 약속했다…
요청했다, 요구했다, 당부했다, 주문했다, 부탁했다, 내다봤다, 전망했다, 예상했다, 예측했다, 추측했다, 짐작했다, 분석했다, 해설했다, 헐뜯었다, 선전했다, 홍보했다, 역설했다, 반문했다, 되물었다, 시인했다, 부인했다, 인정했다, 부정했다, 제기했다, 질문했다, (대)답했다, 답변했다, 추궁했다, 몰아세웠다, 몰아붙였다, 깎아내렸다, 추어올렸다, 치켜세웠다…
같은 서술어를 되풀이하는 게 싫다. 옮기는 말에 걸맞게도 쓰고 싶다. 단조로움을 피하려고 서술어를 다채롭게 가져다 쓴다. 그 결과가 이것이다. 언론 기사문에 쓰인 인용 서술어들이다. 보이는 대로만 모아서 옮겼는데도 이 정도다. 빠진 것도 적지 않을 것이다. 양이 꽤 된다고 보는 게 타당하겠다.
언론 언어를 다시 생각한다. 메말라야 한다는 바로 그 말. 인용문 다음에 놓이는 이들 갖은 서술어는 메마르기는커녕 기름지다. 자칫 서술어의 다양성이라는 소의를 탐하다가 보도의 공정성이라는 대의를 잃는 것은 아닐까. 기름기를 빼야 진실이 외려 더 미끈하리라는 믿음은 신화가 아니다. 그 신뢰의 기반 위에 언론 언어도 서 있다.
화자 a, b를 다룬 기사다. a가 한 말 다음에는 '주장했다'를 놓고, b의 말 다음엔 '지적했다'를 놓는다. a의 말은 근거가 약한단 것인가, b는 할 만한 말을 했단 것이고? 다른 기사에서 c의 말은 말했다 덧붙였다 강조했다 지적했다 역설했다 설명했다 부연했다로 대접받는다. 말했다고만 하면 지루하니까 다음엔 덧붙였다를 쓴 것인가, 설명했다 다음엔 으레 부연했다인 것이고?
서술어는 최소한으로 쓸 필요가 있다. 어떤 말을 쓰느냐에 따라 뜻이 달라져서다. 예로 든 a, b가 한 말의 가치와 의미가 비슷하다면 그 기사는 서술어 선택에서부터 균형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어떤 땐 말했다이고 어떤 땐 덧붙였다이며 또 어떤 땐 설명했다이고 어떤 땐 부연했다이며 역설했다인지 구별하기 어렵다면, 서술어의 다양성은 포기하는 게 맞다. 기름진 서술어는 인용문에 대한 독자들의 담백한 소화를 막는 데서 나아가 기사 전체에 대한 신뢰를 흔들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국립국어원, 『한눈에 알아보는 신문 언어 바로 쓰기』, 2010
2. 저자 윌리엄 스트렁크 2세, E. B. 화이트 번역자 한국 브리태니커 회사 편집진, 『The Elements of Style』(1978년 개정판 원본 기준 1983년 발행 국문 번역판 『영어로 글 잘 짓는 법』), 한국 브리태니커 회사, 1983
3. 중앙일보 [우리말 바루기] '덧붙였다' 유의 서술어 문제 (입력 2025.04.21 00:01)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9910
4. 표준국어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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