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방은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삼성의 충청권 대규모 투자와 관련해 "제가 이재용 회장을 압박해서 삼성전자가 그런 결정을 한 게 아닐까 하는 구태적인 생각을 하는 분들이 계시던데, 그렇게 하면 기업 경영을 할 수 있으며 세계적인 투자 유치를 할 수 있겠느냐"면서 "관치 행정하던 그 시절 생각 자체가 구태고 그렇게 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아산2캠퍼스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 축사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정부 압박으로 기업 투자가 이뤄졌다는 일각의 시각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요즘 세상에 압력 넣는다고 (지방으로) 옮겨오는 기업들이 어디 있느냐"라며 "가장 합리적이고 투명한 시스템, 가장 효율적인 질서와 합당한 지원으로 최적의 효율적인 상태를 만들어야 비로소 경쟁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지역 균형발전 정책을 둘러싼 지역 간 경쟁에 대해서도 "선물 나눠주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여기 한 개, 저기 한 개, 광주에 반도체 팹 한 개, 저기도 필요한가 이런 식으로는 기업 운영을 할 수 없다"며 "정부는 그 지역에 필요한 인프라를 갖춰서 기업들을 유인해 '여기서 하는 게 훨씬 낫겠다' 생각하도록 상황을 만들어주는 것이 일"이라고 했다.
이어 "지방자치를 담당하는 단체장들이 '왜 우리 동네는 안 되는 거야'라는 주민들의 지적을 받다 보니까 스트레스를 받는데 분열적으로 접근하면 안된다"며 "앞으로도 정부는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기업을 설득하고 투자 결정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내기 위해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발표된 삼성과 SK하이닉스, 셀트리온의 충청권 투자 계획에 대해 "과감한 결단"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이번 투자 계획은 단지 기업들의 생산시설이 충청권으로 확장된다는 정도의 의미가 결코 아니라, 성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신뢰의 약속이자 새로운 가능성을 향한 담대한 선언"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 회장을 향해서는 "1983년 고(故) 이병철 회장이 도쿄에서 반도체 산업 진출을 선언했던 역사적 순간이 떠올랐다"며 "그날의 선견지명이 오늘의 반도체 강국을 만들었듯, 오늘 결단이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AI) 시대 산업 경쟁력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AI 혁명은 인류가 불을 발견한 것과 같은 엄청난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AI와 제조업의 융합이 빠르게 진행되는 시대에 첨단 제조 역량과 AI 활용력은 국력, 경제력, 안보력이고 국가 경쟁력의 핵심 지표"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바이오 등 4대 첨단산업이 하나의 권역 안에서 강력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지역이 충청"이라며 "특히 삼성의 결정에 따라 이뤄진 HBM 생산을 통해서 첨단산업 중심지로서 충청의 위상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또 "충청은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중심을 넘어서서 AI 시대를 선도하는 세계적 혁신의 중심지로 우뚝 설 것"이라며 "정부는 기업들의 결단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반드시 성공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축사에 앞서 신용한 충북지사, 박수현 충남지사, 조상호 세종시장, 허태정 대전시장, 오세현 아산시장을 차례로 호명하며 "산업 지원 정책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지방정부 책임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서 잘 협조해 달라는 청탁 삼아 소개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국민보고회에서 삼성은 충청권에 총 140조 원을 투자해 최첨단 디스플레이, 고대역폭메모리(HBM) 팹(Fab), 차세대 배터리,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등을 중심으로 초격차 소재∙부품 산업 거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환영사에서 충청권을 삼성 첨단산업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평가하며 추가 투자 의지를 밝혔다. 이 회장은 "30여 년 전 드넓은 포도밭이었던 아산이 지금은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단지가 됐다"면서 온양 캠퍼스는 글로벌 최첨단 HBM 팹으로, 세종 캠퍼스는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생산기지로, 천안 캠퍼스는 차세대 배터리 핵심 제조기지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AI 시대의 미래 성패는 소재와 부품 경쟁력에 달려 있다"며 "초격차 산업 강국으로의 대도약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준비된 거점' 충청권에 낸드 생산용 M17과 첨단 패키징 강화를 위한 P&T7 시설 구축 등 총 100조 원 규모 투자 단행 계획을 밝혔다. 곽 사장은 "낸드를 생산할 M17에 80조 원, 첨단 패키징 강화를 위한 P&T7 등에 20조 원 등 청주에 100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며 "청주를 대한민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견인하는 핵심 거점으로 다시금 자리매김 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유영호 셀트리온 제약 대표이사도 지역 상생과 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단계별 공장 증설에 약 2조 원을 투자해 충청권을 바이오 핵심 생산기지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와 별도로 약 150조원 규모의 민간 투자도 추가로 추진될 예정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재정·금융·규제·세제·인력 지원 등 7가지 정책 수단을 묶은 부스터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메가특구 지정과 '충청권 첨단전략산업 대도약 태스크포스(TF)' 운영 등을 통해 기업의 투자 이행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삼성과 SK하이닉스, 셀트리온 등 기업과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가 간 '충청권 차세대 첨단산업 투자협약식'도 함께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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