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지혜 기자】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의 한 축을 형성해 온 정청래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최근 흔들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친문(친문재인) 포용과 야당 협치 의제를 직접 선점한 데 이어 김민석 전 국무총리까지 공개적으로 견제에 나서면서 정 전 대표가 앞세워 온 선명성 전략이 힘을 잃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당권 완주보다 불출마 등 전략적 선택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한 것은 이 대통령의 행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회동하며 친문 지지층을 향한 통합 메시지를 내놓은 데 이어 2일에는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과의 골프 회동도 추진하며 ‘통합’과 ‘협치’ 의제를 모두 선점했다. 아울러 정부는 보완수사권 폐지를 포함한 검찰개혁 기조를 재확인하며 개혁 드라이브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바 있다.
그동안 친노·친문 적통을 강조하고 정부 기조보다 강경한 검찰개혁 노선을 앞세우며 이른바 ‘명청 갈등’ 논란을 빚어온 정 전 대표로서는 정치적 선명성이 다소 희석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여기에 김 전 총리의 공개 견제까지 더해졌다. 김 전 총리는 전날 공개된 오마이TV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했던 방식으로 굳이 두 번이나 할 어떤 필요나 필연성은 발견하기 어렵다”며 정 전 대표를 겨냥한 발언을 내놨다. 이어 “정부에 대한 단단한 기반과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정당 지지율 하락을 막고 회복해 국정 지지율을 뒷받침하는 것이 차기 지도부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당권 경쟁을 둘러싼 정책 공방도 격화되고 있다. 김 전 총리와 송영길 의원은 정 전 대표의 핵심 공약인 ‘1인 1표제’에 대해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에 정 전 대표와 친정청래계는 “민주당 정신에 대한 도전”이라며 흔들기를 멈추라고 반발했다.
여론의 흐름도 정 전 대표에게는 부담이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 10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차기 민주당 대표 적합도는 김 전 총리 36.3%, 정청래 전 대표 29.5%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무선 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포인트다.
반면 같은 기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정 전 대표가 27.9%, 김 전 총리는 23.3%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무선 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국 여론에서는 정 전 대표가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지만 실제 당대표를 선출하는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김 총리가 앞선 것은 정 전 대표에게 적잖은 부담이다. 그동안 친노·친문 적통을 내새워 핵심 지지층 결집을 기대했던 전략이 정작 당심에서는 기대만큼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정 전 대표가 당권 도전을 끝까지 이어가기보다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택을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정 전 대표 측은 현재까지 불출마 가능성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는 없다.
결국 이번 전당대회는 정 전 대표가 앞세워 온 선명성과 적통론이 흔들리는 가운데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의 ‘통합’ 행보와 김 전 총리의 견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 전 대표가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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