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일보 DB.
안전속도 5030 전국 시행 5년 만에 어린이보호구역 속도제한을 시간대 등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법 개정이 추진된다.
어린이 안전 제도는 유지하면서 실제 통행 여건과 맞지 않는 일률적 단속 체계를 정비하자는 취지다.
2일 조국혁신당 황운하 국회의원(비례)은 어린이보호구역 내 자동차와 노면전차의 통행속도를 어린이 통행량, 도로 사정 등에 따라 달리 제한하고, 지정 이후 3년마다 보호구역 유지 필요성을 재검토하도록 하는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유치원, 초등학교, 어린이집 등 주변 도로를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자동차 통행속도를 시속 30㎞ 이내로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주요 지점에는 무인 교통단속 장비 등 안전시설도 우선 설치된다.
다만 어린이 통행이 거의 없는 심야·새벽 시간대나 공휴일, 방학 기간에도 같은 속도제한과 단속이 유지되면서 현장에서는 과도한 규제라는 불만이 이어져 왔다.
최근 정부 차원의 규제개선 논의에서도 새벽 시간대 스쿨존 속도제한 문제가 거론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규제합리화위원회 회의에서 이병태 KAIST 경영공학부 명예교수는 공휴일 새벽 시간 학교 앞 도로에서도 시속 30㎞ 제한과 단속이 그대로 적용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에 이 대통령도 구체적인 규제개혁 안건을 마련하고, 타당성이 인정될 경우 관계 부처가 집행할 수 있다는 취지로 답한 바 있다.
어린이보호구역 규제는 법조계에서도 꾸준한 쟁점이었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린이를 다치거나 숨지게 한 운전자를 가중처벌하는 이른바 '민식이법'은 처벌이 과하다는 논란 속에 헌법재판소 판단을 받았으나, 헌재는 2023년 헌법소원을 기각하며 합헌 취지로 판단했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운전자에게 더 무거운 주의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했을 경우 엄하게 처벌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이번 개정안이 실제 현장에 적용되려면 탄력 운영 기준을 얼마나 정교하게 마련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시간대나 공휴일, 방학 기간 등에 대한 일정한 기준은 필요하지만, 이를 일률적으로 적용할 경우 오히려 더 적극적인 통제가 필요한 일부 구역의 사고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경찰 업무 분장과 자치경찰 사무 조정 논의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자치경찰위원회와 경찰이 어린이 통행량, 사고 발생 현황, 단속 자료, 도로 구조 등을 함께 분석하는 데이터 기반 관리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까지도 나온다.
황운하 의원은 "어린이보호구역의 본질은 어린이 안전으로 이번 개정안은 보호구역을 느슨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위험이 있는 곳을 더 정확히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며 "3년마다 보호구역 유지 필요성을 재검토하는 등 어린이 통행량, 사고 현황, 도로 여건을 주기적으로 살펴 필요한 곳은 더 두텁게 보호하고, 변화가 생긴 곳은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정밀 안전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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