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대형·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의 전유물이었던 면세 시장이 중소 K뷰티 브랜드의 새로운 무대로 변모하고 있다. 온라인 면세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중소 브랜드의 글로벌 판로 확대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2일 관세청에 따르면 개정 ‘보세판매장 특허 및 운영에 관한 고시’가 1일부터 시행됐다. 이번 개정안에는 면세범위 800달러(한화 약 124만1840원)이내 물품의 국내 교환 절차를 간소화하고, 외국인 관광객이 온라인 면세점에서 구매한 국산 제품을 시내 면세점에서 수령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전까지는 외국인이 온라인 면세점에서 구매한 국산품을 시내면세점에서 받을 수 없어 온라인 면세 채널 활용에 제약이 있었다. 앞으로는 K뷰티·K푸드 등 국산 제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한 뒤 여행 일정에 맞춰 시내면세점에서 수령할 수 있게 되면서 구매 편의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관세청은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편의를 높이는 것은 물론 국내 중소기업의 온라인 면세 판로 확대와 면세산업 경쟁력 강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이용 편의 개선을 넘어 면세점 상품 전략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주안점을 둔다.
그동안 면세점은 한정된 오프라인 공간에서 높은 객단가를 단기간에 확보해야 하는 구조상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중심으로 상품을 구성해야하는 구조적 한계에 갇혀 있었다.
반면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는 K뷰티의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실제 소비 트렌드와 면세점 상품 구성이 엇박자를 보인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K뷰티 성장세도 뚜렷하다. 롯데면세점의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K뷰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고 K푸드 매출도 48% 늘었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성분 중심 큐레이션과 체험형 프로모션, 리뷰·숏폼 콘텐츠 등을 강화하며 K뷰티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대상 온라인 구매 국산품 시내면세점 인도 제도는 향후 K브랜드 판로 확대 및 글로벌 고객 유치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고시 개정이 K뷰티 강화 전략에 지렛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외국인 관광객이 온라인 면세점에서 구매한 국산 제품을 시내면세점에서 수령할 수 있게 되면서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하지 않은 중소 브랜드도 해외 소비자와 접점을 넓힐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관광객 입장에서도 모바일을 통한 가격 경쟁력과 여행 중 즉시 수령이라는 편의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쇼핑 방식이 자리 잡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올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시대를 앞둔 만큼 관광 소비를 국내 유통으로 흡수하고, 그동안 올리브영·다이소 등 로드숍으로 향했던 K뷰티 수요 일부를 면세 채널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관측된다.
다만 이번 개정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면세점의 상품 전략과 온라인 경쟁력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중소 K뷰티와 생활용품 브랜드를 적극 발굴하는 한편, 온라인몰 검색·추천 시스템과 다국어 콘텐츠, 디지털 쇼핑 환경을 고도화해야 변화된 소비 흐름을 흡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 명품 중심의 상품 구성을 관광객 수요에 맞춰 얼마나 빠르게 재편하느냐가 이번 제도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이번 개정안으로 면세업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면세점 유통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변화”라며 “외국인도 온라인 면세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K뷰티와 생활용품 등 다양한 상품군으로 확대할 여지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은 오프라인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만큼 외국인 관광객의 이용이 활성화되면 면세점도 명품 판매에만 의존하기보다 관광객 수요에 맞춘 종합 쇼핑 플랫폼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면세점도 상품 구성과 온라인 경쟁력을 빠르게 강화해야 관광 소비를 국내 유통으로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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