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조건이 낳은 미학적 형식, 한국문학이 성취 이룬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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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조건이 낳은 미학적 형식, 한국문학이 성취 이룬 이유"

연합뉴스 2026-07-02 16:55: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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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덕 시인, 한국문학번역원 포럼서 기조강연

기조강연하는 나희덕 시인 기조강연하는 나희덕 시인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나희덕 시인이 2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한국문학번역원 주최 2026 글로벌 문학 포럼에서 '한국문학과 번역의 언어적 공생'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2026.7.2 scape@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식민, 전쟁, 분단, 국가폭력 등의 역사적 조건들이 낳은 독특한 미학적 형식이야말로 한국문학이 정치적인 동시에 문학적인 성취를 이룰 수 있었던 이유다."

나희덕 시인은 2일 한국문학에 대해 이같이 평가하면서 "2024년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도 한국 역사의 특수성 속에서 작가의 섬세한 감각과 개성적 미학이 세계문학의 보편적 공감을 이끌어낸 결과"라고 분석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이기도 한 나 시인은 이날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2026 한국문학번역원 글로벌 문학 포럼' 이틀째 행사에서 '한국문학과 번역의 언어적 공생'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나 시인은 "2000년대 이후 한국문학은 '착종'이나 '공존'을 넘어 좀 더 다양한 '공생'의 생태계로 나아가고 있다"며 "'공존'이 각자의 경계와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라면, '공생'은 서로의 경계를 허물고 상대의 에너지로 자신을 변화시키는 상호침투와 상호변형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가와 번역가 역시 공생관계를 맺고 있다며 "문학 번역의 완성도와 예술성은 작가와 번역자의 오랜 협업과 긴밀한 상호작용이 없이는 얻어질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나 시인은 작가와 번역가의 협업 예로 한강의 소설과 데버라 스미스의 번역을 언급했다. 영국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는 '채식주의자'를 비롯해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흰' 등 한강의 여러 소설을 영어로 옮겼다.

나 시인은 "이러한 지속적 협업은 노벨문학상 수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평가하고, "데버라 스미스의 번역은 한강 소설에 대한 국제적 관심과 이해를 높이고 세계 시장을 개척하는 데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작가와 번역가가 쓰기와 번역하기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이를 지원, 육성하는 제도와 시스템이 뒷받침되고 출판시장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출판 지원을 하는 데 있어 언어권 다양성을 확대하고 장르별 균형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단기적 프로젝트보다는 최소 5년 이상 장기적 지원을 하는 것이 제2, 제3의 한강을 배출하는 빠른 길이라고 말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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