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1일부터 시행한 유료정기권 운영기준 변경에 대해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가 공항 이용객 주차 편의 증진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업무상 장기주차가 불가피한 승무원에게 동일한 48시간 주차 제한을 적용하는 방안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일 조종사협회에 따르면, 이번 개편은 단기주차장 이용 차량의 약 85%를 직원 차량이 차지한 사실이 드러난 뒤 마련됐다. 공사는 국민에게 사과하고 개선대책을 내놨지만, 후속 조치가 승무원에게까지 그대로 적용되면서 선의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게 협회의 문제 제기다.
새 기준은 항공사 임직원 정기주차권 이용자의 1회 주차시간을 48시간으로 제한한다. 이를 넘길 경우 제1여객터미널(T1) 차량은 가장 원거리에 있는 P4 주차장으로, 제2여객터미널(T2) 차량은 주차타워 4~5층으로 이용구역이 자동 배정되며, 지정구역 위반이나 업무 외 사용 시에는 경고부터 최대 영구 이용 제한까지 제재가 강화된다.
협회는 조종사와 객실승무원의 근무 패턴이 일반 출퇴근 근로자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국제선 장거리 운항, 해외 체류, 예비편성, 불규칙한 운항 일정 등으로 인해 48시간 이상 차량을 공항에 두는 상황은 개인 편의가 아니라 운항업무 수행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장기주차라고 설명한다.
논란의 핵심은 피로관리와 항공안전이다. 제1여객터미널 이용 승무원이 48시간을 넘기면 기존 주차타워 대신 원거리 P4 주차장을 이용해야 하고, 제2여객터미널 역시 이용 가능 구역이 제한되면서 출근 동선과 이동 시간이 늘어난다. 새벽·심야 시간대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동 부담이 승무원 피로를 키우고, 출근 직후 10시간 이상 장거리 국제선 운항이나 심야·밤샘비행을 수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근무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협회의 입장이다.
협회는 이번 사안을 ‘주차요금’이 아닌 ‘주차구역·시간 제한’ 문제로 본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주차료 인상에 대해 “국민 부담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힌 가운데, 정기권 운영기준에는 내달 1일부터 정기권 요금 인상과 함께 48시간 초과 차량의 이용구역을 가장 먼 구역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돼 정책 일관성 논란도 제기된다.
국토교통부와의 관계 설정도 쟁점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언론 해명자료에서 국토교통부 지침을 무시한 것이 아니라 국토교통부의 대안 검토 지시에 따라 기존 방식을 유지한 채 개편안을 검토해 왔다고 설명했지만, 협회는 상급기관 역시 주차난 해소 방안을 신중히 검토해 온 만큼, 승무원 현실과 피로관리·안전운항 영향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이용구역 제한을 먼저 시행한 점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협회는 승무원 전용 장기주차구역 별도 운영, 운항일정 확인을 통한 48시간 제한 예외 적용, 48시간을 넘기는 항공사 승무원 업무 목적 차량에 대해 T1 정기주차장 주차타워 4층 이용을 유지하는 방안 등을 개선안으로 제시했다.
특히 협회는 이번 사안이 주차요금 문제가 아니라 '승무원의 근무환경과 피로관리의 문제'라고 규정하며, 승무원 장기주차는 여행이나 개인적 목적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한 항공교통을 책임지는 운항업무 과정에서 발생하는 필수적인 업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협회는 승무원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비행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공항 운영 효율성과 같은 수준으로 고려돼야 할 가치라며, 48시간을 초과하는 승무원 업무 목적 차량에 대한 합리적 예외 기준 마련과 인천국제공항공사·국토교통부의 현장 의견 수렴을 거친 주차 운영방안 재정비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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