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美하원 법사위, 韓쿠팡차별 보고서 발표…"한미 무역합의 직접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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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美하원 법사위, 韓쿠팡차별 보고서 발표…"한미 무역합의 직접 위반"

폴리뉴스 2026-07-02 16:08:51 신고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가운데)가 2월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하원 법사위 회의장에 비공개 증언을 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쿠팡을 비롯한 미국 기업을 차별적으로 대우하고 있다는 미국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의 보고서가 1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보고서는 절반 이상을 쿠팡 문제에 할애하며 이 같은 차별적 대우가 한미 무역합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미 행정부와 의회 인사를 상대로 한 쿠팡의 대대적 로비 속에 쿠팡 측 주장이 보고서에 대거 담겼다.

미 하원 법사위 보고서는 단순 의견서를 넘어 법원 영장에 준하는 강제 소환권과 자료 제출 요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만큼 국제적 파급력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쿠팡 사태가 한미간 외교 마찰의 진앙지가 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35쪽 보고서 공개…절반 이상 쿠팡에 할애

"한국, 美기업 차별적 공격…쿠팡 계속 표적"

미국 하원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는 1일 '경쟁 차단 : 미국 소유 기업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 공격'이라는 제목의 35쪽 분량 중간보고서를 발표했다.

법사위에서 공식 채택한 것이 아닌 보좌진들이 작성한 중간 보고 성격이지만, 미 의회 차원에서 쿠팡 문제에 대한 보고서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는 절반 이상을 쿠팡 문제에 할애했다. 위원회가 확보한 증언과 문서를 토대로 한국 정부가 쿠팡을 차별하고 있으며 이 같은 차별적 대우가 한미 무역합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쿠팡 측 주장이 보고서에 대거 담긴 것을 볼 때 미 행정부와 의회 인사를 상대로 한 쿠팡의 대대적 로비가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한국은 수십년간 미국인 소유 기업을 표적으로 삼아왔으나 차별적 대우는 최근 몇 년 새 상당히 심해졌다"며 "이런 관행에는 강압적인 조사, 지나치게 과도한 규제 요건, 미국 기업을 처벌하고 한국 기업과의 효과적 경쟁을 어렵게 하는 막대한 벌금과 과징금 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미 기업에 대한 공격에 공격적"이라며 "미국 기업에 대한 한국의 차별적 대우는 미국과 최근 체결한 무역합의에 대한 직접적 위반"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 민감도가 낮은 정보들이 유출됐지만 "한국이 (이 사건 이후) '정부 차원의 전면적 공세'로 공격 수위를 끌어올렸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불만을 품은 전직 직원이 최근 쿠팡의 데이터 시스템에 무단 접근한 사건 이후, 한국은 쿠팡에 대한 공격을 정부 차원의 총공세로 확대했다"며 "한국 관리들은 반복적으로 이 사건에 대한 허위 정보를 유포하고 쿠팡의 영업 정지를 요구했으며 쿠팡을 범죄조직으로 지칭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10개가 넘는 서로다른 한국 정부 기관이 수십건의 무관한 조사를 개시했으며 4000건이 넘는 자료 제출 요구와 최소 652건의 쿠팡 직원 면담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사태 수습 과정에서 국정원이 깊숙이 개입한 정황을 상세 기술했다.

쿠팡은 국정원의 지시에 따라 정보를 유출한 전직 직원에게 연락을 취했고, 이 과정에서 국정원은 정부 차원에서 조율이 진행 중이며, 청와대에도 상황을 계속 보고하고 있다고 반복적으로 말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는 "국정원이 회수 작전을 주도하고 실질적으로 관여했음에도 2025년 12월 26일 국정원은 이 작전과 관련해 쿠팡에 '어떠한 지시도 내리지 않았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며 "그러나 이는 앞서 살펴본대로 위원회가 소위원회가 확보한 문서 및 증언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적시했다.

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대표의 주장도 상세히 포함됐다. 한국이 쿠팡에서 고객을 빼내 자국 경쟁업체에 몰아주려고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국 정부의 과도한 대응이 쿠팡 주가 하락 및 관계사 매출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도 보고서에 담았다.

보고서는 "한국의 쿠팡 공격 작전 이후 쿠팡의 시가총액은 40% 이상 하락했다"며 결과적으로 미국 투자자들과 쿠팡 플랫폼을 이용하는 미국 기업들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가 지난달 11일 총 6246억8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데 대해서는 "더 심각한 데이터 유출에 대해 한국 기업들에 부과된 벌금을 크게 상회한다"고 반발했다. 

또 한국의 차별적인 관행과 적대적 규제로 미국에 5250억 달러, 한국에 4690억 달러의 손실이 초래될 수 있으며 미국 가구에 향후 10년간 평균 3800달러의 경제적 손해를 입힐 수 있다는 통계도 인용했다.

미 하원 법사위, '의회의 검찰'…강제 조사 권한으로 기업·정부 압박

하원 법사위가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차별적 대우가 사실이라는 취지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쿠팡 문제를 둘러싼 양국 긴장이 재차 점화될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는 의회 차원의 조사 결과인 만큼 향후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는 주장의 주요 근거로 활용될 소지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원 법사위는 사법·무역·반독점 등 분야에서 문제가 제기되면 기업과 정부기관을 상대로 내부 이메일, 메신저 기록, 회의록 등 자료를 강제로 제출받을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법원 승인 없이도 소환장을 발부할 수 있으며, 이를 거부하면 의회모독죄로 형사 처벌이 가능하다. 이렇게 확보한 자료는 변호사와 조사관들이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분석해 보고서로 발간된다.  

대표적인 사례는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닉슨 대통령 탄핵 조사 보고서다. 백악관 집무실 녹음 테이프 등을 근거로 닉슨 대통령의 사법 방해와 권력 남용을 폭로해 결국 자진 사임을 이끌어냈다.  

2020년 발간된 450페이지 분량의 '빅테크 반독점 보고서'에서는 애플·구글 등 대형 IT 기업의 독점력 남용을 구체적으로 규명했다. 이후 미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는 구글과 메타를 상대로 독점 소송에 착수했다.  

2024년에는 '일론 머스크 압박 조사 보고서'를 통해 당시 리나 칸 FTC 위원장이 정치적 편향성을 가지고 머스크 CEO의 트위터 인수를 표적 조사했다는 내부 문건을 폭로했다. 이는 행정부의 기업 조사 권한을 축소하는 법안(REINS act) 제정 논의로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법사위 의원 상당수가 검사·변호사 출신으로 기업이나 공직자를 불러 송곳 취조와 심층 조사를 벌인다"며 "사실상 '의회의 검찰'로 불릴 수 있다. 법사위 보고서는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국가 간 무역 환경에도 영향을 미쳐 정책적 파급력이 크다"고 말했다.  

이준석 "정부, 美하원 '쿠팡 차별' 보고서 즉각 대응해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의 '쿠팡 보고서'와 관련해 정부 차원의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2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미 의회 공식 기록 속에서 대한민국은 거짓말하는 나라로 몰리고 있다"며 "보고서에는 한국 정부가 쿠팡을 비롯한 미국 기업을 조직적으로 차별했다는 주장이 담겼지만, 하루가 지나도록 정부는 아무 반응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고서는 쿠팡 측 자료와 증언에 절대적으로 기댄 일방적인 문서"라며 "370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판단이나 중국으로 정보가 넘어갔을 수 있다는 안보적 우려는 단 한 줄도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국정원법 제4조와 제5조를 명시한 국정원 공문 번역본, 외교행낭 반입, 대통령 보고 정황까지 문서번호로 특정해 첨부한 증거 형식을 갖췄다"며 "국정원은 지난해 12월 '쿠팡 관련 지시가 없었다'고 했는데, 미 의회는 그와 배치되는 문서를 공개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내용의 옳고 그름과 무관하게 이런 문서가 미 의회 공식 기록으로 등재된 것 자체가 이미 우리에게 불리하다"며 "미국 측이 잘못된 사실관계를 말하고 있다면 정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범정부 대응체계를 즉시 가동해 유출 규모와 조사의 정당성에 대한 공식 반박서를 미 의회와 USTR에 전달하라"고 요구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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