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리밸런싱 재개…‘74조 매도폭탄’ 공포에 코스피 8000선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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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리밸런싱 재개…‘74조 매도폭탄’ 공포에 코스피 8000선 후퇴

직썰 2026-07-02 1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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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일 각각 5%대와 3%대의 낙폭을 보이며 정규장 거래를 종료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일 각각 5%대와 3%대의 낙폭을 보이며 정규장 거래를 종료했다. [연합뉴스]

[직썰 / 최소라 기자]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리밸런싱 재개를 둘러싼 대규모 매도 우려가 증시를 강타했다.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비중이 목표치를 크게 웃돌면서 7월부터 리밸런싱을 재개하자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고 코스피는 8000선을 내줬다. 여기에 메타(Meta)발 인공지능(AI) 투자 지속성 우려까지 겹치면서 반도체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부터 연기금은 코스피 시장에서 약 5400억원을 순매도했다. 통상 연기금 매매 대부분은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만큼 사실상 국민연금의 리밸런싱 물량으로 해석된다.

종목별로 국민연금은 삼성전자를 981억원어치 순매도하며 가장 많이 팔았다. 이어 SK스퀘어(957억원), 삼성전기(442억원), 삼성물산(238억원), 삼성생명(151억원), LG이노텍(146억원) 등이 순매도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SK하이닉스는 110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아모레퍼시픽(149억원), 삼성E&A(93억원), 알테오젠(91억원), 올릭스(80억원) 등도 순매수 상위 종목에 포함됐다.

실제 매매 내역을 보면 시장에서 우려한 ‘전면적인 매도’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와 SK스퀘어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SK하이닉스와 바이오, 화장품 등 일부 종목은 오히려 순매수했다. 업종을 일괄적으로 줄이기보다 목표 자산 비중에 맞춰 종목별 편입 비중을 조정하는 리밸런싱 성격이 강했다.

특히 삼성전자를 순매도하면서도 SK하이닉스를 대거 순매수하면서 반도체 업종 전체를 줄이기보다는 종목별 편입 비중을 조정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세와 국민연금의 리밸런싱 재개에 따른 우려가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국민연금 “74조 매도 폭탄 가능성 제로”

앞서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비중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최대 74조원 규모의 매도 물량이 출회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특히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반도체 업종이 리밸런싱의 핵심 대상으로 꼽히면서 수급 부담 우려가 확산됐다.

국민연금은 ‘74조원 매도 폭탄설’에 대해 강하게 선을 그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연금 리밸런싱과 74조 매도폭탄의 진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74조원이라는 수치부터 틀렸다”며 “어떻게 계산했는지 모르지만 터무니없는 숫자”라면서 “국민연금이 리밸런싱에 들어가더라도 ‘폭탄’이 될 가능성은 제로”라며 “리밸런싱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지난 1월 결정한 한시적 유예를 끝내고 재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5월 올해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14.9%에서 20.8%로 높이고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 범위를 기존 3%포인트(p)에서 6%p로 확대했다.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국내주식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운용의 여유를 넓힌 조치다.

실제 매도 규모는 시장의 우려보다 제한적일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부터는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한 리밸런싱 우려가 존재하지만 허용 범위 등을 고려하면 실제 매물 출회 규모는 15조원 내외에 그칠 것”이라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국내외 실적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주식이 크게 올랐다면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 등 다른 자산 비중을 늘리는 것이 리밸런싱”이라며 “시장 전망이 나빠져서 파는 것이 아니라 많이 오른 자산을 원래 목표 비중으로 되돌리는 기계적 매도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어 “월말·월초를 지나면 리밸런싱 부담이 완화되고 단기 과열 부담도 점차 해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메타발 AI 우려 겹쳐 반도체주 급락…모멘텀은 유효

국민연금 리밸런싱 우려에 더해 메타발 AI 투자 지속성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반도체주 중심의 매도세가 확대됐다. 메타가 잉여 컴퓨팅 자원을 활용한 클라우드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AI 컴퓨팅 수요가 예상보다 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고, 미국 증시에서는 마이크론이 10% 넘게 급락하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6% 이상 하락했다.

이 여파는 국내 증시로 이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대형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고 반도체 장비와 부품주까지 낙폭이 확대됐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프로그램 매물 증가로 이어지면서 장중 사이드카도 발동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는 AI 반도체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AI 수요 약세 우려는 과도하다”면서 “메타의 클라우드 진출은 자사 컴퓨팅 수요를 모델 성능에 맞게 배분하고 데이터 기반의 신규 수익화 전략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다음 주부터 이어질 주요 이벤트에도 쏠린다. 오는 7일 삼성전자 2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29일 SK하이닉스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 예정된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은 업황을 가시적으로 보여줄 이벤트가 될 것”이라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이 확인된다면 최근 확대된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도 일정 부분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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