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실패 후폭풍이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 제도 개편론으로 번지고 있다.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 논란과 조별리그 탈락의 책임론이 맞물리면서 협회 수장을 뽑는 방식부터 손봐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A조에서 1승 2패, 승점 3에 그쳐 32강에 오르지 못했다. 48개국 확대 체제에서 조 3위 팀에도 토너먼트 진출 기회가 열렸지만, 조 3위 12개 팀 중 10위로 밀렸다. 홍명보 감독은 대회 실패 뒤 물러났다. 정몽규 회장도 월드컵 이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협회는 새 지도부 구성 문제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쟁점은 후임 회장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현재 회장 선거는 제한된 규모의 선거인단을 통해 치러진다. 대의원과 시도협회, 연맹, 지도자, 선수, 심판 등 축구 관련 직군별 선거인이 참여하지만 실제 표심은 내부 조직과 기존 관계망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제기된 폐쇄적 의사결정 논란이 선거제 개편 요구로 옮겨붙은 배경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회원종목단체장 선거 방식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핵심은 100~300명 규모로 운영되는 선거인단을 대폭 확대하고, 간선제 성격이 강한 현행 방식을 직선제에 가깝게 바꾸는 것이다. 회장 궐위 시 60일 이내 새 회장을 선출하도록 한 규정도 변수다. 정몽규 회장이 사직서를 제출하면 보궐선거 절차가 시작하는데, 제도 정비가 늦어지면 개편안이 실제 선거에 반영되기 어렵다.
체육회 정관 개정도 협회 선거제와 맞물려 있다. 체육회가 회장 선거 방식을 넓히는 방향으로 규정을 손보면 산하 회원종목단체도 후속 정비에 들어가야 한다. 반대로 회장 선거가 예정된 일정에 쫓겨 기존 규정대로 치러지면 월드컵 실패 뒤 제기된 개혁 요구와 실제 절차가 엇갈리게 된다. 차기 선거가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치러질 경우 새 회장의 대표성 논란도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직선제 전환은 단순한 선언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투표권을 누구에게 줄지, 선수와 지도자, 심판, 동호인, 시도협회의 비중을 어떻게 나눌지도 정해야 한다. 등록 선수와 지도자, 심판뿐 아니라 생활축구 현장까지 투표 참여 폭을 넓힐 경우 선거인 자격 확인과 중복 투표 방지 장치도 필요하다. 선거인단을 넓히는 과정에서 투표 관리와 비용, 선거 운동의 공정성 문제도 함께 따라붙는다. 선거 규모가 커질수록 후보 검증 방식과 선거관리 주체의 독립성도 중요해진다.
선거제 개편은 대표팀 사령탑 선임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 새 회장이 어떤 절차로 선출되느냐에 따라 차기 감독 선임 방식, 기술 행정 개편 폭, 대표팀 운영 방향도 달라질 수 있다. 정몽규 회장 체제에서 반복된 불신을 끊으려면 차기 지도부의 출발부터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협회는 정몽규 회장의 사퇴 절차가 공식화되면 보궐선거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그 사이 선거인단 확대와 직선제 전환 방안이 얼마나 구체화할지가 관건이다. 제도 개편이 선거 일정에 앞서 이뤄지지 않으면 차기 회장 선거는 기존 방식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선거 일정표가 먼저 확정될 경우 제도 개선 논의는 차기 집행부 과제로 넘어갈 수도 있다. 월드컵 실패 이후 불거진 회장 선거제 개편론은 차기 지도부 구성 과정에서 가장 먼저 확인될 쟁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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