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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배송에 공항 픽업까지…‘큰손’ 모시기 총력전
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은 오는 13일부터 VIP 멤버십 고객을 대상으로 자택과 공항을 잇는 ‘공항 모빌리티 서비스’를 정식 운영한다. 공항 이동 편의를 일회성 제휴 혜택이 아닌 멤버십 리워드로 상시 제공하는 것은 면세업계 최초다. 신세계면세점은 올해 최상위 ‘S.VIP’ 등급도 신설하며 우수 고객 관리도 한층 세분화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VIP 고객은 객단가가 높고 재방문율도 높아 업황 변동기에도 안정적 매출을 뒷받침하는 핵심 고객층”이라고 말했다.
VIP 고객을 겨냥한 상품 경쟁도 치열하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인천공항점에 아시아 면세점 최초로 더블 파사드 콘셉트의 에르메스 매장을 들이는 등 희소성 있는 브랜드와 매장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면세점도 최근 명동본점 샤넬 코스메틱 매장을 확장 리뉴얼하고 시내면세점 최초로 샤넬 하이엔드 향수 컬렉션 ‘레 젝스클루시프 드 샤넬’을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이탈리아 파인 주얼리 브랜드 포페(FOPE)의 국내 첫 면세점 매장도 열며 럭셔리 라인업을 강화했다.
상품 경쟁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에 여행 경험까지 아우르는 서비스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4월 글로벌 짐 배송·보관 플랫폼 ‘굿럭’과 손잡고 최상위 VIP 고객에게 여행 중 짐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5월에는 럭셔리 여행 플랫폼 ‘파리클래스’와 제휴해 일정 설계와 여행지 추천을 지원하는 맞춤형 여행 서비스도 도입했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공항 모빌리티를 시작으로 외국인 대상 호텔·공항 픽업 서비스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그룹 인프라 연계와 체험형 혜택을 앞세운 차별화 경쟁도 치열하다. 현대면세점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발렛과 인도장 우선 인도(First Pass), 백화점 우수고객 등급 매칭 등 계열사 연계 혜택을 운영한다. 신라면세점은 최상위 ‘블랙 프레스티지’ 고객에게 전용 라운지와 발렛, 호텔 연계 혜택을 주고 위스키 시음회·메이크업 쇼 등 VIP 초청 행사도 늘리는 추세다. 롯데면세점은 전문 뷰티 컨설턴트가 체험과 맞춤 상담을 제공하는 ‘더 모먼트’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고환율에 수익성 무게중심…‘큰손’ 경쟁 더 치열
면세점들이 이처럼 VIP 공략에 집중하는 것은 달라진 업황과 무관치 않다. 고환율이 장기화하면서 면세점의 가격 메리트가 예전보다 약해진 데다 해외여행객들의 구매 채널도 시내 매장과 온라인 등으로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개별관광객(FIT)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단순 방문객 수보다 실제 구매력이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 됐다. 이에 면세점들은 다이궁 등 저마진 매출을 줄이고 고수익 고객 비중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다시 짜왔다.
실제로 수익성 중심 전략은 실적에서도 성과를 내기 시작하고 있다. 면세업계는 지난해까지 다이궁(중국 보따리상) 의존도가 높은 저수익 구조와 소비 둔화로 부진을 겪었지만, 올해 1분기 저마진 매출을 줄이고 개별관광객과 VIP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면서 대기업 면세점 4사가 처음으로 나란히 흑자를 기록했다. 롯데면세점도 영업이익 32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1% 증가하며 3년 만에 최대 실적을 냈다.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을 중시하는 전략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평가다.
VIP를 향한 경쟁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고환율과 소비 양극화, 개별관광객 중심의 시장 재편이 단기간에 되돌아가기 어려운 흐름인 탓이다. 업계에서는 다이궁 중심의 저마진 물량 경쟁에서 벗어나 구매력 높은 고객을 얼마나 오래 확보하느냐가 실적을 좌우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상위 등급 고객의 1인당 구매액이 일반 등급의 수십 배에 달하는 만큼 소수의 ‘큰손’을 선점하는 것이 곧 수익성과 직결된다는 분석이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이커머스 발달로 가격 차별화가 어려워진 만큼 서비스로 승부하는 VIP 전략은 시기적으로 적절하다”며 “소비의 중심축이 자산을 가진 중장년 이상으로 옮겨가는 흐름과도 맞물린다”고 말했다. 이어 “명품을 찾는 큰손은 서비스로 붙잡고 일반 관광객은 뷰티·식품으로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이 함께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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