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7월 말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부동산 자산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해 거래세 중심의 과세체계를 보유세 중심으로 전환하고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의실에서 윤종오·차규근·한창민 의원과 참여연대, 민주노총, 한국노총이 공동 주최한 ‘자산과세 정상화 토론회② 부동산 과세 왜곡과 자산 불평등, 보유세 중심 체계 전환 모색’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자산과세 체계를 재점검하고 소득과 자산 전반의 과세 원칙을 논의하기 위한 연속 토론회의 두 번째 자리로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종부세 개편 방향과 보유세 강화, 불로소득 환수 방안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 과세체계 개편 방향을 논의했다.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개회사에서 “거래에는 무겁고 보유에는 관대한 비정상적인 부동산 과세체계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부동산 세제는 경기 대응 수단이 아니라 자산 불평등을 완화하고 조세 형평성을 높이는 일관된 원칙 아래 운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거래세는 낮추고 보유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과세체계를 전환해 부동산 보유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구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 발제를 맡은 이강훈 변호사는 “우리나라 보유세 실효세율이 0.1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0.33%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상위 10%가 전체 토지 면적의 86.9%를 보유하는 등 자산 집중도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2023년 종부세 개편으로 과세 대상 축소와 세율 인하, 다주택자 중과 폐지,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 등이 이뤄지면서 고가 자산 보유자에게 유리한 구조가 형성돼 조세 형평성이 훼손됐다고 진단했다. 또한 종부세가 시장 상황에 따라 정책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과세 기준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전국 주택 중위 공시가격 등을 활용한 과세 기준 객관화 ▲공정시장가액비율 단계적 상향 또는 폐지 ▲장기보유·고령자 공제 축소 ▲종부세 토지분 최고구간 신설 등을 통해 보유세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거래세는 낮추고 보유세는 높이는 방향의 세제 개편과 과세표준 현실화, 비거주 주택 종부세 강화 등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진 토론에서 서울대 지리학과 김용창 교수는 “부동산을 통한 가치 창출 없는 자산이익 추구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며 불로소득 환수와 부동산 과세 정상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자산소득 불평등이 노동소득보다 경제적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며 “부동산 자산 과세 정상화는 한국 자본주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수도권 중심의 개발 정책이 자산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켰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2019년 서울이 전국 주택 거래 불로소득의 64.6%를 차지한 반면 부산·울산·경남은 4.9%에 그쳤다며 부동산 불로소득이 지역 불균형과 결합해 부의 세습을 촉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남대 세무전문대학원 유호림 교수는 우리나라 부동산 가격 총액이 국내총생산(GDP)의 7배를 웃도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자산구조라며 투기 중심의 투자 행태가 경제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정부의 시장 개입은 헌법상 공공복리 실현이라는 가치에도 부합한다며 종부세는 투기 억제와 조세 형평성 제고, 부동산 가격 안정이라는 정책 목적을 가진 중요한 세제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가격체계 개편과 공공임대·민간임대사업자 간 차등 과세, 임대용 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등을 종부세 개편 방향으로 제시했다.
토지+자유연구소 이태경 부소장은 “보유세를 집값을 잡는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과세 체계의 정상화나 공평과세 실현과 같은 본래 목적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부소장은 “현행 제도가 저가 다주택자보다 고가 1주택자의 세 부담이 커지는 문제를 안고 있다며 주택 수가 아닌 보유 자산의 합산가액을 기준으로 과세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종부세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세수를 전국민 기본소득 형태로 환원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회입법조사처 장경석 선임연구관은 보유세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정책 추진 과정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OECD 보유세 통계를 근거로 우리나라 세율이 낮다고 단순 비교하는 것은 통계 기준 차이로 인해 한계가 있으며, 특히 상가·오피스 등 비주거용 부동산은 공시가격 체계가 미비해 전체 실효세율이 과소 추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연구관은 또 고령자·장기보유 공제를 축소하면 반복적으로 납부해야 하는 보유세 특성상 고령층의 가처분소득 감소와 주택시장 동결 효과(Lock-in effect)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세율 인상보다 비주거용 부동산의 가치평가 체계 정비와 양도소득세 비과세·감면 특례 개선 등 과세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이 시장 정상화의 우선 과제라고 제언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