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노의 뉴스 피처링] 김민석의 딜레마…이재명도, 정청래도 넘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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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의 뉴스 피처링] 김민석의 딜레마…이재명도, 정청래도 넘어야 산다

투데이신문 2026-07-02 14:08: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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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오늘의 주요 이슈를 사실-맥락-관점의 세 축으로 풀어드립니다. 음악에서 ‘피처링’은 협업과 도움을 뜻하고, 저널리즘의 Feature는 단순 속보가 아닌 깊이 있는 맥락과 스토리를 다룹니다. 〈뉴스 피처링〉은 이 두 가지 의미를 담아 뉴스의 본질과 함의를 알기 쉽게 풀어내 여러분의 뉴스 생활을 입체적으로 피처링 해드리겠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9대 국무총리 이임식을 마친 뒤 꽃다발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김민석 국무총리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9대 국무총리 이임식을 마친 뒤 꽃다발을 전달받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더불어민주당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여의도 복귀와 동시에 당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김 전 총리가 야심차게 당권에 도전하고 있지만 그가 직면한 당면 문제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 전 총리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며 기세를 올리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좋은 분위기는 이재명 대통령의 보이지 않는, 은밀한 지원 덕분일 것입니다.그런데 김 전 총리에게 가장 아이러니컬한 난제는 정작 그를 밀어올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입니다.

김 전 총리는 이 대통령으로부터 이재명 정부 초대 총리라는 영광의 타이틀을 얻은 데다 당대표 도전에서도 대통령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김 전 총리가 당 대표에 오른다면 이 대통령 개혁 노선을 전면에서 뒷받침하는 ‘이재명 전도사’로의 역할을 누구보다 충실하게 이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김 전 총리의 딜레마가 시작됩니다. 여당 대표의 지지율과 당 지지율은 결국 대통령의 지지율과 연동되는 구조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일 때는 당 대표가 ‘청와대 이중대’라는 비판을 일정 부분 견딜 수 있지만 지지율이 하락하거나 박스권에 갇히는 순간부터 여당 대표의 운명도 대통령 지지율에 묶여 ‘동시 추락’의 위험성을 안게 됩니다.

이재명과의 완전한 일체화를 선택하면 대통령 지지율이 흔들릴 때마다 당도, 대표도 함께 타격을 입는 구조를 감수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차기를 꿈꾸는 김 전 총리에게 상당히 난감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집권여당 대표가 되기 전까지는 대통령 ‘말씀’과 지시를 찰떡같이 이행하지만 일단 여의도 당사로 들어가게 되면 이전과 전혀 다른 ‘당청 관계’라는 장벽이 생기게 됩니다.

지난 2016년 2월 16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북한의 도발에 따른 안보 위협과 관련해 정치권의 협조와 국민 단합을 강조하는 연설을 마치고 걸어나오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2016년 2월 16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북한의 도발에 따른 안보 위협과 관련해 정치권의 협조와 국민 단합을 강조하는 연설을 마치고 걸어나오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역대 집권여당 대표를 보면 당청 사이에 가로놓인 거대한 장벽을 두고 대통령과의 관계가 틀어졌거나 어긋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의 신임을 등에 업고 선출됐지만 여당 대표가 된 뒤에는 대통령이 아니라 의원들과 민심을 대변하는 위치에 서면서 청와대와 긴장 관계를 형성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입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중용했던 친박 핵심이었고 집권 초반에는 대표적인 친박 정치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여당 대표가 된 뒤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그는 공천과 개혁 입법, 유승민 거취 문제 등을 놓고 박근혜 청와대와 정면 충돌했습니다. 특히 공천 문제에서는 “정치는 국민이 하는 것이지 대통령이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까지 하며 청와대와 공개적으로 각을 세웠습니다.

당시 김무성도 처음에는 ‘박근혜 사람’이었지만 대표가 된 뒤에는 의원들과 총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친박과 비박 갈등의 중심에 섰던 것입니다. 이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라는 새로운 대립-긴장 구도가 형성되는 순간 마주할 수밖에 없는 냉정한 권력의 생리입니다.

좀 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열린우리당 시절 정동영 의장 역시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구상과 당정 분리 국면을 둘러싸고 공개적으로 이견을 노출하며 결국 탈당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이해찬 대표는 대표적인 친문 핵심이었지만 당 대표에 오른 뒤에는 단순히 청와대 방어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총선과 공천을 앞두고는 “청와대는 국정을 책임지고, 당은 선거를 책임진다”는 역할 분담을 거듭 강조하며 당의 독자성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집권여당 대표라면 당의 이해관계와 선거 전략을 우선 고려하는 조정자 역할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결국 친문 핵심이었던 이해찬 대표 역시 여당 대표가 된 이후에는 ‘대통령의 사람’보다 ‘여당의 대표’라는 위치에서 당청 간 균형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월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이임을 앞둔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6월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이임을 앞둔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결국 집권여당 대표는 대통령의 최측근에서 출발하더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민심 지지율과 표를 의식하는 의원들의 압박 속에서 청와대와 일정한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 것이 한국 정치에서 반복된 일종의 권력 공식입니다.

더 큰 역설은 김민석 전 총리가 유력한 차기 주자라는 점입니다. 차기 주자의 숙명은 ‘현직 대통령과의 적절한 차별화’가 필수입니다. 정권을 이어받는 계승자로 자리매김하려면 국정 성과는 공유하되 정치 스타일, 리더십, 노선에서 일정한 차이점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처럼 정치적 역동성과 변수가 많은 나라에서는 유권자들이 현직 대통령과 유사한 차기 주자를 원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그만큼 정권재창출이 어렵다는 것은 진보진영의 집권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재명과 완전한 동행을 택하면 차기 주자 경쟁에서 ‘그림자’로 남을 위험이 있고 차별화를 택하면 ‘배신’ 프레임을 감수해야 하는 딜레마가 상존합니다. 물론 김 전 총리가 여당을 잘 이끌고 청와대와의 관계도 찰떡 호흡으로 잘 맞출 경우 ‘여당 대표’가 대통령의 지지율을 견인해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역대 정권을 보면 이런 ‘환상의 당청관계’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흔들리는 순간 여당은 민심과 총선을 의식해 청와대와 거리 두기에 나섰고 당청 관계 역시 긴장 국면으로 접어든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것입니다.

6월 28일 오후 경기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6.3 지방선거 청년 당선자 워크숍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공동취재단]
6월 28일 오후 경기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6.3 지방선거 청년 당선자 워크숍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공동취재단]

김 전 총리가 만약 여당 대표가 된다면 특정 시점에서 이재명 지지율과의 연동을 끊고 차별화의 수위를 높여야만 하는 때가 올 것입니다. 김 전 총리로서는 그런 ‘사랑하지만 헤어질 수밖에 없는’ 시점을 최대한 늦추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개혁 과제를 일사천리로 뒷받침해야 게도 잡고 구럭도 지키는 결과를 얻을 것입니다.

김 전 총리의 두 번째 난제는 정청래식 강성 지도부와의 차별화 문제입니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이 집권여당 대표로서 풀어야 할 권력의 문제라면 정청래 전 대표와의 차별화는 대권주자라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하는 정치의 문제입니다.

김 전 총리는 정청래 연임론을 “필연성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말로 부정하며 자신을 다른 색깔과 역량, 스타일을 갖춘 대안 리더십으로 포지셔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강성 권리당원 여론이 여전히 당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현실은 결코 그에게 만만한 벽이 아닙니다.

김 전 총리는 당원주권(1인1표제)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등 핵심 당론에는 찬성하면서도 이를 이끌어가는 리더십만큼은 보다 절제된 언어와 통합, 외연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즉 정책 노선은 유지하되 정치의 방식과 리더십은 ‘유연하게’ 달라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차별화가 실제 전당대회나 당대표직 수행 과정에서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권리당원 다수는 여전히 강한 대여 투쟁과 선명성을 민주당 대표의 핵심 덕목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반면 김 전 총리가 내세우는 통합과 확장, 실용 노선은 중도층과 외연 확장에는 장점이 있지만 자칫 강성 지지층에게는 ‘선명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유시민 작가가 6월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 돌베개X평산책방 부스에서 북 토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유시민 작가가 6월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 돌베개X평산책방 부스에서 북 토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미 장외의 ‘유시민 김어준 그룹’은 이재명 대통령의 민주당 가치 방기와 정체성 혼란 등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코어 지지층이 떠나게 둘 수 없다’며 보다 선명한 노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통령에 대한 요구는 물론 집권여당 대표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코어의 압력’입니다.

또한 당원주권 강화와 검찰개혁 등 핵심 의제에서는 정 전 대표와 큰 차이점을 보이지 않는 만큼 유권자와 당원들이 “그래서 정청래와 무엇이 다른가”라는 질문을 던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김 전 총리는 전당대회에서 당원 주권과 이재명 정부 성공을 함께 뒷받침하면서도 국정 운영 능력과 통합의 정치에서는 분명히 다른 지도자라는 점을 입증해야 합니다.

결국 김민석 전 총리가 넘어야 할 산은 하나가 아니라 둘입니다. 하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며 집권여당 대표로서 권력과의 긴장을 관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정청래 전 대표와 대비되는 새로운 리더십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전자는 권력의 생리가 던지는 숙제이고 후자는 차기 주자로서 자신의 정치적 존재 이유를 입증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두 난제를 동시에 풀어내지 못한다면 김 전 총리가 내세우는 ‘통합과 확장’의 리더십도 설득력을 얻기 어려울 것입니다.

김민석 전 총리의 당권 도전은 결국 ‘이재명의 사람’에서 ‘김민석의 정치’로 나아갈 수 있느냐를 가르는 시험대입니다. 집권여당 대표는 그의 정치 인생에서 가장 큰 기회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가장 위험한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김민석은 자신의 꿈과 야망 위에 드리워진 먹구름을 어떻게 걷어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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