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셀트리온 등 주요 기업들이 충청권에 총 392조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바이오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이번 투자는 정부의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일환으로 추진된다.
2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제2캠퍼스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의 지역보고 차원인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 이재명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SK하이닉스 대표, 셀트리온 대표 등과 각 부처장관, 충청권 자치단체장 등이 참석해 충청권의 첨단산업 투자계획과 비전을 밝혔다.
행사에서는 충청권에 단행될 총 392조 원 규모 투자의 기업별 계획이 공개됐다. 삼성은 OLED 및 차세대 디스플레이 라인, HBM 팹 및 패키징, AI 서버향 고성능 패키지 기판, 최첨단 배터리 신공법 마더라인 등에 약 140조원을 투자한다.
SK하이닉스는 낸드 및 첨단 패키징 팹 등에 약 100조원, 셀트리온은 바이오 의약품 생산시설 등에 약 2조원 규모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 외 기업들도 AI 데이터센터에 약 150조원 상당을 투자한다.
기업들의 투자에 발맞춰 정부는 '부스터 프로그램'을 가동해 재정·금융·규제·세제 등 패키지 지원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다.
이날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셀트리온 등 대규모 투자기업들과 정부에서 산업통상부, 재정경제부, 교육부, 기획예산처 등 4개 중앙부처, 충남·충북·세종·대전 등 4개 충청권 자치단체들과 '충청권 차세대 첨단산업 투자협약(MOU)'을 맺었다.
삼성, 충청에 140조 투자…이재용 "IT소재부품 글로벌 허브로"
2일 산업통상부는 충청남도 아산시에서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를 개최해 기업의 충청권 투자에 대한 정부 지원 방향을 공개했다.
먼저 삼성은 140조원을 투자해 충청권을 소재·부품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이날 "AI 시대 데이터센터와 로봇 산업이 급성장하며 핵심 부품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며 "140조원을 투자해 충청을 초격차 소재·부품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가장 큰 투자가 단행되는 곳은 충남 아산·천안의 디스플레이와 HBM 팹(공장)이다.
이 사장은 "디스플레이에 67조원을 투자해 아산 2단지 신규 라인을 증설하겠다"며 "충남 온양·천안 HBM 팹(공장)에도 56조원을 투입해 단순 조립 라인이던 곳을 차세대 최첨단 메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미래 모빌리티와 AI 서버 시장을 겨냥한 배터리·기판 투자 계획도 내놨다.
삼성SDI는 천안에 9조원을 들여 마더라인을 구축, 검증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글로벌로 확산하기 위한 기반으로 삼을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고성능 패키지 기판의 글로벌 제조 허브 조성을 목표로 세종에서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 설비 증설에 8조원을 투자한다.
이 사장은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해 GTX 노선의 천안·아산역 연장과 조기 연결이 필요하다"며 "경쟁국과 유사한 조건에서 싸울 수 있도록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이날 보고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참석해 환영사를 했다.
이 회장은 "선제적인 투자가 기업의 성장을 이끌고 그 성장이 지역은 물론 국가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모범을 충청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국토의 중심 충청은 앞으로 IT 소재 부품의 글로벌 허브로 더 큰 성장을 이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충청 투자 계획에 대해 "AI 시대의 미래 승패는 AI를 구동하는 소재와 부품에 달려 있기 때문에 삼성의 미래와도 직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 이재명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듯이 지금은 세계 경제의 판이 흔들리는 승부의 시간"이라며 "삼성은 초격차 산업 강국으로의 대도약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 청주에 100조 투자…낸드·첨단패키징 생산 거점 육성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에 100조원을 투자해 낸드플래시와 첨단패키징 생산 역량을 대폭 강화한다. 낸드 생산능력 확대에 80조원, 첨단패키징 분야에 20조원을 투입해 청주를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핵심 거점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는 "청주를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견인하는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낸드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서는 'M17' 팹(공장)에 80조원을 투자한다. HBM(고대역폭메모리), 서버 D램과 함께 급증하고 있는 글로벌 낸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곽 사장은 "에이전트AI(인공지능), 피지컬 AI가 도입되면서 낸드의 적용 분야와 수요는 앞으로 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낸드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D램뿐 아니라 낸드도 일정 규모 증설이 필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존 팹과 시너지도 확대한다. 곽 사장은 "청주는 SK하이닉스의 기존 팹과 연결돼 있고 부지, 전력, 용수가 이미 상당 부분 갖춰 있어 즉시 팹을 건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청주는 낸드 팹을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건설할 수 있는 거점"이라고 밝혔다. 낸드 생산의 핵심 거점이 될 M17은 내년 착공해 2029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한다.
첨단패키징 사업 강화를 위해서는 P&T7에 20조원을 투자한다. 곽 사장은 "P&T7은 2027년 말 완공을 통해 SK하이닉스의 첨단패키징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그룹은 충청권에 1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반도체 생산과 AI 컴퓨팅 간 시너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전국에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조성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곽 사장은 "충청권에서 HBM과 첨단패키징 분야에서 많은 발전을 이뤄왔다"며 "이를 발판으로 충청권을 글로벌 AI 혁신의 중심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제약, 충청권에 2조 투자…PFS 생산 3.5배 확대
셀트리온제약도 충청권에 2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본사가 위치한 충북 청주를 중심으로 글로벌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사전충전형주사제(PFS) 생산라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유영호 셀트리온제약 사장은 "글로벌 수준의 품질 경쟁력과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PFS 생산시설을 추가 투자해 총 7천만 실린지 생산 능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2천만 실린지 규모에서 5천만 실린지를 더해 3.5배로 확대하는 것이다.
유 사장은 "PFS 의약품은 환자 투약 편의성과 안전성이 높아서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현재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지만 갈수록 격차는 더 심화할 전망"이라고 투자 배경을 밝혔다.
PFS는 약물을 주사기에 미리 충전해 공급하는 의약품이다. PFS 생산라인은 고도의 무균 공정이 필수인 만큼 관리가 어려워 과거 이 의약품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왔지만, 셀트리온제약은 생산시설을 도입해 현재 국내외에 이 의약품 2천만 실린지를 공급하고 있다.
투자는 2028년부터 2032년까지 진행되는 1단계 투자와 2032년 이후 글로벌 수요 상황을 고려해 추진되는 2단계 투자로 나뉜다.
유 사장은 "(투자는) 1단계로 약 1조원 규모가 될 것"이라며 "오는 2028년 설계·착공을 시작해 2032년 공장 본격 가동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조제부터 무균 충전, 조립·포장 공정까지 원스톱 생산 체계 구축과 더불어 자체 자재 생산시설도 구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 사장은 "1단계 투자를 통해 글로벌시장에 고품질의 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이후 지속 성장을 위한 1조원 규모의 2단계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충청권 투자에 대해 "단순한 시설 확장이 아니라 지역과 함께 성장하고 국가 바이오헬스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미래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부적으로는 생산 인프라와 전문 인력을 효율적으로 공유하고 오송 제약·바이오 클러스터, 국가 기관과 협업 시너지를 강화하며 광역 교통망을 활용한 물류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 재정·금융·기술·세제 등 7대 정책 패키지 지원 '부스터 프로그램' 가동
김정관 "100일 안에 충청권 투자 종합계획 마련"
삼성·SK하이닉스·셀트리온 등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발표에 맞춰 정부가 '충청권 차세대 첨단산업 육성 전략'을 내놓고, 중앙정부·지방정부·기업 간 투자 이행과 지원을 약속하는 '충청권 차세대 첨단산업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정부는 이번 투자 지원을 위해 BOOSTER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이 프로그램은 △재정(Budget) △금융(Optimized Financing) △규제(Open Zone) △기술(Strategic R&D) △세제(Tax Incentives) △인력(Expert Workforce) △인프라(Regional Infrastructure)를 종합 지원하는 패키지다.
재정, 금융 분야에서는 성장엔진특별보조금을 신설하고, 국민성장펀드, 지역성장펀드 등 대규모 투자자금을 제공한다.
투자 기업의 규제 부담은 향후 입법될 메가특구법을 통해 경감시킬 계획이다. 메가특구는 최고 수준 규제특례와 재정·세제·인력·연구개발(R&D)을 아우르는 정책지원 및 규제완화·특례 패키지를 특구에 제공해 대규모 기업투자를 보조하는 방향으로 입법 검토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이외에도 △대형 R&D 프로젝트 △기업·근로자 지방 우대 세제 지원 △거점국립대 및 융합 연구원 육성 △국가첨단전략산업 및 소재부품 장비 특화단지 지원 등이 추진된다.
투자 산업별 지원 대책도 나왔다.
우선 반도체 분야는 첨단 패키징 R&D 집중 지원, '반도체 가스 성능·안전 평가지원센터' 구축 등을 추진한다.
디스플레이 분야는 '첨단 디스플레이 연구원'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실증센터'를 구축해 R&D에서 실증, 양산으로 이어지는 혁신 활동 전 주기를 지원한다.
이차전지 ·부품 분야는 빅데이터 기반 공정고도화 실증센터, 전기차(EV)용 배터리 화재 안전성 평가센터를 조성한다.
이와 함께, 바이오 분야는 △공공바이오 파운드리 △AI 접목 공공 위탁 생산시설을 구축한다.
이러한 정책은 중앙정부·지방정부·민간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충청권 첨단전략산업 대도약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돼 100일 이내에 '충청권 투자 종합지원계획'으로 구체화될 예정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충청권의 지리적·산업적 중요성을 언급하며 정부의 지원 의지를 강조했다.
김 장관은 "충청권은 대한민국의 중심에서 자동차의 엔진처럼 우리 산업을 움직여 온 핵심 동력이자 사람이 모이고 기술과 산업이 모이는 사통팔달의 대명사"라며 "글로벌 초격차 경쟁이 치열해지는 지금 충청이 축적해 온 산업적 역량과 자산은 미래를 이끌 새로운 엔진의 잠재력으로 충분하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미래를 향해 다시 힘차게 달리기 위해서는 충청에서 새로운 불꽃으로 성장 엔진이 가동돼야 한다"며 "100일 안에 충청권 투자 종합계획을 마련하겠다. 오늘 점화된 투자의 불꽃이 충청권의 미래 성장을 이끌고 대한민국을 대체 불가능한 경제 강국으로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범부처 지원 전담 조직인 '충청권 첨단전략산업 대도약 TF(약칭 충전대 TF)'를 발족했다"라며 "기업의 투자를 가득 '충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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