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증시가 오르면 팔리고, 꺾이면 민원으로 돌아온다. 변액보험이 생명보험사에 기회이자 부담으로 꼽히는 이유다.
시장 상황에 연동되는 수익률 기대를 앞세워 판매 동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 나타나는 손실 가능성과 해약환급금 변동성은 소비자 불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변액보험 판매관리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드는 배경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생명보험업계는 변액보험의 판매관리 체계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변액보험은 보험료 일부를 펀드에 투자해 운용 실적에 따라 보험금과 해약환급금이 달라지는 상품이다.
주식형·채권형·혼합형 등 펀드 선택에 따라 시장 호황기에는 일반 보험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운용 성과가 악화하면 원금 손실 가능성도 감수해야 한다.
생보사 입장에서 변액보험은 쉽게 놓기 어려운 상품이다. 보장성보험만으로 성장 한계가 뚜렷한 상황에서 투자형 보험상품은 포트폴리오를 넓힐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판매가 늘어날수록 소비자보호 부담도 함께 커진다. 소비자가 투자 구조와 손실 가능성을 충분히 이해했는지, 가입자의 투자성향이 상품의 위험 수준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확인 책임이 뒤따른다.
변액보험의 복잡한 비용 구조도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다. 보험료 전액이 투자되는 것이 아니라 위험보험료와 사업비 등을 제외한 금액만 펀드에 투입되는 구조를 소비자가 충분히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가입 초기 해지 시 환급금이 납입보험료에 크게 못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할 경우, 향후 시장 변동기에 책임 소재를 둘러싼 민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감독당국도 변액보험 판매 과정의 소비자보호 문제를 주시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변액보험 판매절차 미스터리쇼핑에서도 일부 생보사의 설명의무 이행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수익률을 앞세운 영업이 투자위험 설명 부족이나 소비자 투자성향에 맞지 않는 권유로 이어질 경우 불완전판매 논란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업계 안팎에서는 변액보험 판매가 과열될 경우 신규 판매를 제한하는 방식의 관리 방안도 검토선상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같은 접근은 현실성이 낮다는 시각이 많다.
변액보험은 판매 시점이 아니라 계약이 유지되는 전 기간에 걸쳐 증시와 펀드 성과에 따라 가치가 변동되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신규 판매를 줄인다고 해서 이미 체결된 계약의 민원 리스크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팔고 나서가 시작인 보험
변액보험 관리가 까다로운 본질적인 이유는 ‘시점의 차이’에 있다. 일반 보험이 가입 시점에 보장 범위와 보험금 지급 요건이 비교적 명확한 상품이라면, 변액보험은 시장 변화에 따라 계약 가치가 계속 달라지는 상품이다.
판매 당시에는 수익률 기대가 부각되지만, 실제 손실은 시장이 꺾인 뒤에야 소비자가 체감하게 된다. 이 간극이 민원의 핵심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판매량 조절보다 판매 전후의 관리 체계를 내재화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법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입 전에는 투자성향과 재무상황을 세밀하게 확인하고, 가입 후에는 수익률 변동이나 장기 유지 필요성 등을 지속적으로 안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이미 판매된 계약도 시장 상황에 따라 가치가 계속 변동되는 구조”라며 “단순히 신규 판매를 제어하는 방식만으로는 소비자보호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 대형보험사 관계자는 “설명의무 강화는 물론 가입 이후 고객이 자신의 펀드 운용 현황을 확인하고 시장 상황에 맞춰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체계가 필요하다”며 “수익률을 넘어 위험 감내 수준 등을 면밀히 재확인하는 사후관리 역량이 보험사의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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