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보도 분석했더니…이주민 차별·혐오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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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보도 분석했더니…이주민 차별·혐오 ‘여전’

투데이신문 2026-07-02 11:44: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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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인권단체연합 회원들이 지난 2024년 3월 17일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진행된 ‘2024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 기념대회’에서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br>
이주인권단체연합 회원들이 지난 2024년 3월 17일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서 진행된 ‘2024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 기념대회’에서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제9회 6·3 전국동시지방선거 과정과 이를 다룬 언론 보도에서 이주민에 대한 차별·혐오 담론이 여전히 나타났다는 모니터링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보도가 이주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하고 혐오·차별을 확산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언론의 인권친화적 보도 원칙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이주민혐오 모니터링단(이하 모니터링단)이 진행한 ‘6.3 지방선거 시기의 이주민혐오 보도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이주민에 대한 차별·혐오 표현이 포함된 것으로 판단된 보도는 공식 선거운동 이전(올해 2월 1일~5월 20일)에는 전체 383건 가운데 45건이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올해 5월 21일~6월 5일)에는 전체 434건 중 6건으로 집계됐다.

모니터링단은 지난 2월 1일부터 6월 5일까지 뉴스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빅카인즈를 활용해 진행했으며 분석 대상은 빅카인즈에 등록된 전국 종합일간지와 경제지, 지역일간지 등 국내 언론 보도다. 분석은 ‘외국인’과 ‘지방선거’를 키워드로 설정해 관련 보도를 검색·분석하는 방식으로 실시했다.

이번 분석 기간은 올해 2월 초 예비후보자 등록 신청이 시작되고 정치권에서 댓글 국적 표기제와 중국인 유권자 현황 등이 지방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한 시점을 반영해 설정했다. 아울러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5월 21일을 기준으로 선거운동 전후의 보도 양상을 비교·분석해 선거 국면이 이주민 혐오·차별 담론의 생산과 확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봤다.

차별·혐오 표현이 포함된 것으로 판단된 보도 51건을 유형별로 분류한 결과, 발화자의 영향력(정치인 발언)이 2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제도적 차별 정당화가 10건, 일반화 및 위협 프레임이 7건, 혐오·차별 사건의 단순 반복을 통한 재생산이 6건, 부정선거 음모론이 4건으로 집계됐다.

모니터링단은 “지방선거 시 정치인들의 혐오발언은 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한 혐오정치의 전략으로 시작되기에 선거 전에 더 활발하다”며 “사회적 소수자를 낙인찍고 정치나 정책의 실패를 떠넘김으로써 소수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 정책이 되고 그로 인한 다른 사람들이 이익을 볼 것처럼 혐오를 선동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방선거가 시작되면 인물중심의 경쟁구도, 상대후보에 대한 비리 폭로 등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선거 전이 이주민 혐오보도가 더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국회의원의 영향력이 큰 만큼 혐오발언이 미치는 영향은 크며 시민들에게 이주민혐오를 해도 된다는 시그널을 주며 동시에 혐오에 논리적 정치적 근거를 준다는 점에서 더 문제적”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일 울산 울주군 소재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일 울산 울주군 소재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또 모니터링단은 중국인을 겨냥한 이른바 ‘혐중’ 담론으로 대표되는 이주민 혐오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혐중’ 담론이 특정 국적 집단에 대한 낙인을 넘어 극우 진영의 정치적 구호로 기능하면서 혐오 정치를 강화하는 양상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설과 기고문을 통해 영향력 있는 필자들이 노골적으로 이주민 혐오를 조장하는 사례도 파악됐다. 모니터링단은 기고문의 경우 언론사가 선별한 필진의 글이라는 점에서 독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큰 만큼 더욱 신중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봤다. 기고문의 내용이 언론사의 공식 입장과 다르다고 하더라도 필진 선정과 게재에 대한 책임은 언론사에 있는 만큼 사회적 영향력 측면에서 사설과 본질적인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도 이주민을 잠재적 범죄자나 사회적 위험으로 묘사하는 전통적인 혐오 프레임이 일부 보도에서 반복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주로 ‘범죄’, ‘마약’ 등의 키워드를 이주민과 연결해 보도하는 방식으로, 이주민의 범죄율이 내국인보다 높거나 더 위험하다는 객관적 근거가 없음에도 기존 영화나 드라마 등을 통해 형성된 편견을 재생산하며 혐오를 부추긴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례의 수는 많지 않았지만 이주민을 둘러싼 기존의 편견과 낙인이 여전히 언론 보도에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모니터링단은 “이번 지방선거는 영주권을 보유한 외국인 유권자가 15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한 기념비적인 선거였다”며 “그러나 이러한 인구학적 변화와 참정권의 외연 확장에도 불구하고 선거 기간 생산된 언론 보도가 이주민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과거의 도구주의적 관념과 배제의 문법에 머물러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주민을 수익의 수단으로만 다루는 도구주의적 프레임과 정당한 권리 의제를 지워버리는 구조적 배제는 주류 집단으로 하여금 ‘경제적 이익이 되지 않는 이주민은 배척해도 된다’는 배타적 방어기제로 작용한다”며 “언론은 미디어 공공성을 지키며 현실을 정직하게 반영해야 할 사회적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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