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역량과 성과가 있다면 오너보다 더 높은 위치에 올라야 한다."
조현상 HS효성(487570) 부회장이 평소 지론을 재차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창업 60년·창립 2주년을 맞으면서다. 그 말대로 올해 초 효성그룹 60년 역사상 첫 '비(非)오너' 출신 회장이 탄생했다.
이날 서울 마포 본사에서 열린 창업 60년·창립 2주년 기념식에서 김규영 회장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그룹의 미래 방향을 제시했다.
행사에는 국내 임직원과 함께 국내외 20여개 사업장이 온라인 생중계로 참여했다. 특히 429명에 달하는 장기근속자가 자리를 채우며 그룹의 역사를 증명했다는 평가다.
김규영 회장은 "우리는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는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한다"며 "'가치, 또 같이'라는 슬로건 아래 압도적인 깊이와 넓이로 초격차를 실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술 △품질 △서비스 △실행력 전 영역에서 '고객 중심의 초격차'를 이뤄야 한다는 게 김 회장의 구상이다.
또 "그룹 안정화에 3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시장의 예측을 깨고 단 2년 만에 한국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모범적인 그룹 분할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는 조현상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임직원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성과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이 꼽은 초격차 리더십 현실화의 근본 해법은 다름 아닌 '기본'이었다. △안전을 지키는 것 △품질을 타협하지 않는 것 △원칙 속에서 약속을 지키는 것 △맡은 일을 책임 있게 마무리하는 것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며 협력하는 것 등이다. 거창하지 않지만 60년 역사 속에서 증명된 가치라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김규영 HS효성 회장(앞줄 왼쪽부터 두 번째),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앞줄 왼쪽부터 세 번째)을 비롯한 경영진들과 임직원들이 HS효성 창립 2주년 행사에 참석했다. ⓒ HS효성
재계에서는 오너가의 권위 대신 실력과 성과를 최우선 지표로 삼아 전문경영인을 전면에 내세운 조 부회장의 파격적 인재경영 철학이 이번 발표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외에도 조 부회장은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을 정면 돌파할 핵심 키워드로 '헤리티지 DNA'를 내세웠다. 효성이 반세기 넘게 쌓아온 전통을 완벽히 계승하면서도, 타협 없는 기본기로 미래 시장에서 초격차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다.
조 부회장은 경영진들과 함께 창업자인 만우 조홍제 회장과 조석래 명예회장의 선영을 참배하는 것으로 '헤리티지 DNA' 실천의 첫걸음을 뗐다. 선대 회장들의 '산업입국' 창업 정신을 되새기고, 이를 HS효성 새로운 도약의 뿌리로 삼겠다는 책임 경영 의지로 풀이된다.
HS효성은 이번 창립 2주년을 새 도약의 전환점으로 삼고 있다. 조 부회장의 '가치경영' 철학 아래 △타이어코드 △탄소섬유 △아라미드 △에어백 소재 분야와 함께 △AI/DX △모빌리티 △글로벌SCM 분야 등 기존 사업의 내실을 다져왔다.
최근에는 국방·항공·우주·친환경 등 미래 핵심 산업에 고부가 소재를 공급하며 새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는 배터리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사업을 독립 이후 첫 신사업으로 낙점했다. 벨기에 유미코아와 손잡고 'HS효성에너지솔루션코리아' 설립을 마쳤고, 신설 법인 공장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HS효성은 지난 2024년 7월 출범 이후 매년 차별화된 기념행사로 가치경영을 실천해 왔다. 출범 직후에는 국내 최초 장애인 스마트팜인 푸르메소셜팜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했고, 민간 기업 최초로 서울 서초구 서래공원을 입양하기도 했다. 창립 1주년에는 서래공원에서 '가치또같이' 봉사단 발대식을 열고 환경정화 활동을 펼쳤다.
올해는 지난달 17일 마포 본사에서 HS효성첨단소재 앰배서더이자 장애인 사이클 국가대표인 박찬종 선수를 초청해 북콘서트를 열었다. 조 부회장과 신입사원, 임직원이 패널로 참석해 박 선수의 도전과 회복 스토리를 나눴다. 단순 제조 기업을 넘어 '사람의 한계와 가능성을 뛰어넘는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지향점을 공유한 자리였다.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3일까지 마포 본사 강당 로비에서 울산공장 역사관 소장 유물 10여점을 선보이는 팝업 전시도 진행하고 있다. 임직원들이 회사의 시작과 성장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뿌리에 대한 공감을 형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는 4일에는 임직원 자녀와 가족을 초청한 'HS효성 패밀리데이'가 마포 본사 강당에서 열린다. △마술쇼 △페이스페인팅 △체험 부스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창업 60년, 그리고 창립 2년. HS효성이 기본과 전통을 발판 삼아 어떤 초격차를 만들어낼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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