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서 광명 찾은 기후 복지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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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에서 광명 찾은 기후 복지 정책

더리더 2026-07-02 09:29: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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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정책활용법]폭염으로부터 시민의 건강 지키는 ‘쿨루프’, 탄소중립도 실천


‘올여름 역대급 더위 예상’, ‘기록적 폭염 예고’. 해마다 여름을 앞두고 마주하는 문구들이라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 수치를 보면 이를 단순한 과장으로 넘기기는 어렵다. 기상청에 따르면 2024년과 지난해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각각 25.6℃와 25.7℃로 집계됐다. 전국 기상관측망이 확충된 1973년 이후 역대 2위와 1위에 해당한다.

또한 폭염이 이어지면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이 특정 시간대에 집중되면서 전력 소비가 가파르게 늘어난다. 특히 냉방비 부담이 큰 저소득층과 노인 등 기후취약계층에게 폭염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실질적인 재난이다.

이런 가운데 경기 광명시의 건물 옥상의 온도를 낮추는 ‘쿨루프’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쿨루프는 도시열섬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인 건물 옥상이나 지붕에 햇빛 반사율이 높은 특수도료를 칠해 태양열 흡수를 낮추는 공법이다. 시공하면 옥상 표면온도는 약 10℃, 실내온도는 4~5℃가량 낮아질 수 있다. 대규모 건축 공사 없이 기존 건물에 적용할 수 있어 효과적인 폭염 대응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복지시설부터 학교까지…기후환경 배움터 된 시공 현장
시는 2019년 쿨루프 사업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고 지원 대상사업으로 선정된 뒤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시 관계자는 “쿨루프는 실내온도를 낮춰 폭염에 대응하고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사업”이라며 “기후취약계층을 보호하면서 탄소중립을 실천할 수 있는 도시재생 방식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첫해 사업 대상은 복지관과 경로당 등 공공시설 17곳과 도시재생지역의 다세대·단독주택 12곳 등 모두 29곳이었다. 폭염에 취약한 노인과 저소득층이 이용하거나 거주하는 시설을 우선적으로 선정했다. 첫해 시공면적은 6797㎡였다.

이후 학교로 사업 범위를 넓혔다. 2021년 명문고등학교 1140㎡를 시작으로 2022년 광남중학교 1087㎡, 2023년 연서초등학교 1364㎡, 2024년 진성고등학교 1300㎡, 지난해에는 충현중학교 976.77㎡에 쿨루프를 시공했다.

학교 사업은 기후교육과도 연계했다. 학생들이 쿨루프 시공에 참여하고 시공 전후의 옥상 온도를 측정하는 ‘쿨루프 서포터즈’ 활동 등을 통해 폭염 대응 효과를 직접 확인하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 충현중학교에서는 1학년 학생 120여 명이 기술·가정 교과와 연계해 기후위기의 원인과 대응 방안을 배웠다. 수업을 마치고 참여를 희망한 학생들은 학교 옥상에 차열도료를 직접 칠하며 기후행동에 동참했다. 단순히 옥상에 도료를 칠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생활 속 기후위기 대응 방안을 체감하도록 교육과 실천 활동을 결합한 것이다.

◇예산도 대상도 확대…민간 건물 지원까지 검토
시는 올해 쿨루프 사업 예산으로 1억원을 마련했다. 지난해 예산 2500만원과 비교하면 네 배 늘어난 규모다. 사업 대상도 늘었다. 올해 대상지는 하안노인종합복지관과 광명시청소년수련관, 광명시립노인요양센터 등 3곳이다. 시설별 시공면적은 하안노인종합복지관 661.15㎡, 광명시청소년수련관 1230㎡, 광명시립노인요양센터 1144㎡다. 올해 전체 시공면적은 3035.15㎡로 지난해의 약 3.1배다.

쿨루프 사업은 공모를 통해 추진기관이 선정된다. 시 관계자는 “관내 소재 초·중·고등학교와 기후취약계층 이용 대상 시설인 노인복지시설, 장애인복지시설, 아동·청소년 관련 시설 등”이며 “공모를 통해 사업자를 선정해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나 복지시설 등 시설 유형에 따라 선정 방식이나 지원 내용에 차이가 없다다”며 “시공 면적이나 교육 내용에 따라 지원금 규모의 차이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과제도 나타났다. 올해부터 쿨루프 수혜 기관이 보조금 신청과 사업 집행, 정산 등 보조사업을 직접 수행하는 방식으로 기준이 바뀌면서 신규 대상지를 발굴하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현재는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쿨루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일반 민간 건물과 공동주택으로 지원 대상을 넓히고 도시재생과의 ‘주택 리모델링 지원사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육과 시민 참여로 ‘일상 속에 뿌리내리는 탄소중립’
시가 쿨루프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배경에는 시민참여형 에너지 전환 전략이 있다. 시설 설치에만 그치지 않고 시민과 학생이 시공과 교육에 직접 참여해 생활 속 기후행동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기후·환경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지역 비영리단체나 협동조합 등과 협력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들 단체는 시공뿐만 아니라 사업 전후 학생과 주민을 대상으로 쿨루프의 원리와 기후위기 대응 방안 등을 교육한다.

시는 쿨루프 외에도 △시민햇빛발전소 △광명Bee 에너지학교 △시민 기후교육 △친환경자동차 보급 등 다양한 기후·에너지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민햇빛발전소 사업에서는 공공부지 제공과 행정 지원을 통해 시민에너지협동조합의 태양광발전소 조성·운영을 지원하고, 시민단체 대상 공모와 사업비 지원, 기후에너지 시민강사 양성 등을 통해 시민과 지역단체의 사업 참여를 지원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시의 노력은 중앙정부 포상으로 이어졌다. 2021년 12월 환경부가 주최한 ‘2021년 친환경 기술진흥 및 소비촉진 유공 정부포상’에서 탄소중립생활실천 부문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지방정부 최초로 기후·에너지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시민과 함께 에너지 절약, 기후교육 등 탄소중립 실천사업을 추진한 것이 주요 성과로 제시됐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쿨루프 사업은 건물 온도를 낮추는 시설 개선을 넘어 폭염으로부터 시민의 건강을 지키고 에너지 절감과 탄소중립 실천을 함께 이끄는 생활밀착형 기후대응 사업”이라며 “공공시설과 기후취약계층 이용 시설을 중심으로 쿨루프 사업을 내실 있게 이어가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기후복지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7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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