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인 기자의 영화 talk] 티모시 샬라메의 질주가 다시 통했다…‘마티 슈프림’ 흥행 출발이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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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인 기자의 영화 talk] 티모시 샬라메의 질주가 다시 통했다…‘마티 슈프림’ 흥행 출발이 남긴 것

서울미디어뉴스 2026-07-02 09:0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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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드
사진=오드

[서울미디어뉴스] 김혜인 기자 = 영화 ‘마티 슈프림’이 국내 개봉 첫날 동시기 개봉작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흥행 출발을 알렸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개봉일인 7월 1일 1만9,985명의 관객을 동원했다는 배급사 발표는 단순한 오프닝 스코어 이상의 의미를 남긴다. 149분에 달하는 러닝타임, 1950년대 탁구 선수라는 낯선 소재, 조쉬 사프디 감독 특유의 거친 리듬을 고려하면 이 성적은 스타 파워와 작품적 화제성이 결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영화는 195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무명의 탁구 선수 마티 마우저가 정상에 오르기 위해 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리며, 실제 탁구 선수 마티 라이스먼에게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알려졌다.

우선 가장 큰 동력은 티모시 샬라메라는 배우의 현재성이다. 샬라메는 더 이상 ‘젊은 스타’라는 수식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듄’ 시리즈와 ‘웡카’ 등을 거치며 대중적 인지도를 넓힌 그는, 동시에 강렬한 작가주의 영화에서도 존재감을 증명해왔다. ‘마티 슈프림’의 초반 흥행은 관객들이 그의 이름을 하나의 장르처럼 받아들이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샬라메는 단정한 청춘 이미지보다 집요하고 불안정하며, 때로는 자기파괴적으로 보이는 인물을 전면에 내세운다. 해외 평단에서도 그의 연기에 대한 반응은 강하게 형성됐고, 국내 개봉 전부터 “티모시 샬라메의 새로운 대표작인가”라는 기대감이 먼저 쌓였다.

흥미로운 점은 ‘마티 슈프림’이 전형적인 스포츠 성공담처럼 보이지만, 실제 반응은 스포츠 영화의 쾌감보다 훨씬 복합적인 지점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탁구라는 소재는 대중적으로 야구나 축구만큼 익숙한 영화적 무대는 아니다. 그러나 바로 그 낯섦이 차별점이 됐다. 영화는 탁구 경기를 단순한 승부의 장면으로만 쓰지 않고, 주인공의 강박과 욕망,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밀어붙이는 리듬으로 활용한다. 관객들이 “영화 보는 내내 랠리를 하는 기분”이라고 반응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공이 빠르게 오가는 경기의 속도감이 인물의 삶 전체로 확장되면서, 영화 자체가 하나의 거친 랠리처럼 작동한다.

또 하나의 흥행 요인은 ‘도파민 영화’라는 관객 언어와 잘 맞아떨어진 데 있다. 최근 극장 관객은 서사가 정돈된 작품뿐 아니라 감각적으로 몰아치는 영화에도 적극 반응한다. 긴 러닝타임이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음에도 ‘마티 슈프림’은 빠른 편집, 예측을 비트는 전개, 과열된 인물의 에너지를 통해 관객에게 지루함보다 피로와 쾌감이 뒤섞인 체험을 제공한다. 가디언은 이 영화를 조쉬 사프디 감독 특유의 광기 어린 에너지와 사회적 코멘트가 결합한 작품으로 평가했으며, 기존 스포츠 영화라기보다 불안정하고 충돌적인 인물극에 가깝다고 봤다.

조쉬 사프디 감독의 이름도 빼놓을 수 없다. 사프디는 ‘굿타임’, ‘언컷 젬스’ 등을 통해 끝까지 인물을 몰아붙이는 연출로 주목받아왔다. 그의 영화에서 주인공은 흔히 영웅이라기보다 욕망에 사로잡힌 인물에 가깝다. ‘마티 슈프림’ 역시 최고가 되고 싶다는 욕망을 아름답게 포장하기보다, 그 욕망이 얼마나 우스꽝스럽고 위험하며 동시에 인간적인지를 드러낸다. 이 지점이 국내 관객에게도 신선하게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 성공을 향한 질주라는 익숙한 서사에, 불편함과 흥분을 동시에 남기는 연출 방식이 더해지면서 작품은 단순한 감동담이 아닌 ‘해석하고 싶은 영화’가 됐다.

다만 이 반응을 무조건적인 흥행 낙관으로만 읽기에는 이르다. 해외에서도 ‘마티 슈프림’은 열광과 비판이 공존한 작품이다. 일부 매체는 샬라메의 연기와 영화의 에너지를 높이 평가한 반면, 또 다른 평가는 영화가 지나치게 산만하거나 감정적 중심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타임은 이 영화가 강렬한 스타일과 배우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정서적 공허함을 남긴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점은 오히려 영화의 화제성을 키우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모두가 같은 감상을 남기는 영화보다, 찬반이 갈리는 영화가 온라인 대화와 재관람 욕구를 더 오래 끌고 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국내 첫날 1위라는 결과는 결국 세 가지 현상이 맞물린 결과다. 첫째, 티모시 샬라메라는 배우가 가진 강한 관객 동원력. 둘째, 탁구라는 낯선 소재를 욕망과 속도의 드라마로 바꾼 연출의 개성. 셋째, 호평과 논쟁이 동시에 발생하는 작품적 밀도다. ‘마티 슈프림’은 모두에게 편안한 영화라기보다, 보고 난 뒤 무언가 말하고 싶게 만드는 영화에 가깝다. 바로 그 점이 지금 극장가에서 이 작품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결국 ‘마티 슈프림’의 초반 흥행은 티모시 샬라메가 다시 한번 해냈다는 스타 중심의 문장으로만 정리되지 않는다. 이 영화가 남긴 현상은 오늘의 관객이 여전히 강한 얼굴, 강한 리듬, 강한 욕망을 가진 영화에 반응한다는 사실이다. 잘 정돈된 성공담보다, 넘어지고 부딪히며 끝까지 밀고 나가는 인물의 에너지가 극장 안에서 다시 힘을 얻고 있다. ‘마티 슈프림’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더 지켜봐야 하지만, 적어도 출발선에서는 분명한 신호를 남겼다. 지금 관객은 안전한 영화만이 아니라, 위험하게 살아 움직이는 영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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