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약 국산화 밀겠다더니…'직접 생산' 조건에 막힌 약가 가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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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약 국산화 밀겠다더니…'직접 생산' 조건에 막힌 약가 가산제

이데일리 2026-07-02 08:12: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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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정부가 원료의약품 국산화를 촉진하기 위해 약가 우대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 원료 생산 기반을 갖춘 제약사 상당수가 제도 혜택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접 생산'의 인정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설정하면서 계열사나 자회사를 통해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는 산업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사와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기사와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국산 원료 인센티브 강화에도…실효성 논란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원료의약품 국산화를 유도하고 필수의약품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약가 가산제도 개편을 추진 중이다.

기존 제도는 원료를 직접 생산한 의약품이나 국산 원료를 사용한 국가필수의약품이라도 신규 건강보험 등재 품목에 한해 1년 동안만 약가를 우대했다. 대상 품목이 제한적이고 적용 기간도 짧아 실제 기업들의 투자 유인을 높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정부가 마련한 개편안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원료를 직접 생산해 완제의약품까지 제조하는 경우 제네릭 약가를 68% 수준으로 우대하고, 적용 대상도 신규 등재 품목에서 기존 등재 품목까지 확대한다. 직접 생산하는 항생주사제와 소아용 의약품도 새롭게 가산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이 담겼다.

가산 기간도 대폭 늘어난다. 국산 원료를 사용하는 국가필수의약품과 동일하게 최초 5년간 우대하고 이후 5년을 추가 연장할 수 있는 '5+5년' 구조다. 공급 업체가 3곳 이하인 경우에는 추가 연장도 가능해 사실상 '5+5+α년'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표면적으로는 국산 원료 사용에 대한 지원을 크게 강화한 제도처럼 보인다. 그러나 제약업계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원료와 완제의약품을 동일 법인이 직접 생산하는 경우만 약가 가산 대상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 쟁점이다.



◇원료·완제 분업 흔한데…자회사·계열사 생산은 가산 제외?

국내 제약업계는 오랜 기간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 생산을 분리하는 구조를 발전시켜 왔다. 원료 생산에는 대규모 설비 투자와 전문 기술이 필요한 만큼 전문 생산법인을 별도로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를 통해 생산 효율성과 품질 경쟁력을 높이고 해외 수출까지 추진했다.

실제로 국내 주요 제약사 상당수는 원료 생산을 담당하는 자회사나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국내에서 생산한 원료를 자사 완제의약품에 공급하는 것은 물론 해외 시장에도 수출하며 원료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하지만 현행 개편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이런 기업들은 원료를 국내에서 생산하더라도 법인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약가 가산을 받을 수 없게 된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원료 생산의 실질적 기여도보다 법인 구조가 우대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되는 셈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산 원료를 생산하고 이를 자사 제품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는데도 생산 주체가 자회사라는 이유만으로 인센티브 대상에서 제외된다면 제도의 취지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며 "기업 구조만 다를 뿐 국내 생산과 공급 안정에 기여하는 정도는 동일하다"고 토로했다.

실제 일부 기업은 국내에서 고품질 원료의약품을 생산해 해외로 수출할 정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현행 기준으로는 약가 가산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료 국산화에 투자한 기업일수록 오히려 혜택을 받지 못하는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원료의약품 약가 가산제는 공급망 안정과 원료 국산화라는 정책 목표에는 공감대를 얻고 있다"면서도 "실제 산업 구조를 반영하지 못한 채 '직접 생산'의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할 경우 제도의 효과는 반감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직접 생산 범위 넓혀야 실효성 확보"

해법으로는 원료 직접 생산의 인정 범위를 현실에 맞게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동일 기업집단 내 자회사나 계열사가 생산한 국산 원료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직접 생산에 준해 인정해야 제도의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개편안 기준으로는 국내 의약품 생산·공급 업체 648곳 중 실제 약가 가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은 10여 곳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자회사와 계열사까지 인정 범위를 확대할 경우 혜택 대상 기업이 2배가량 늘게 된다.

궁극적으로는 기업들이 국내 원료 생산시설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유인이 커지고 필수의약품의 안정적인 공급 기반도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자회사, 계열사까지 원료 직접 생산 인정 범위를 확대할 경우 원료 국산화와 생산시설 투자에 대한 기업의 투자 유인을 제고하고 기업 운영 현실을 반영한 제도의 합리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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