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이번엔 정말 다를까. 잉글랜드가 60년 전 월드컵 우승 이후 처음으로 선제 실점을 극복했다.
2일(한국시간) 오전 1시 미국 조지아주의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2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을 치른 잉글랜드가 콩고민주공화국을 상대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잉글랜드는 오는 6일 개최국 멕시코와 16강전을 치른다.
잉글랜드가 어렵게 16강에 올랐다. 잉글랜드는 경기 초반부터 강력한 압박을 구사했지만, DR콩고가 생각보다 잘 풀어 나오면서 시작부터 꼬였다. 투박하면서도 굵직한 전개로 전진한 DR콩고는 잉글랜드 박스 앞에서 간결한 연계로 기회를 만들었다. 결국 잉글랜드는 전반 7분 만에 상대 얼리 크로스를 헌납하면서 브라이언 시펭가에게 선제 실점을 내줬다.
남은 시간은 충분했지만, 잉글랜드의 패색은 시작부터 짙어졌다. 월드컵 무대에서 겪고 있는 지독한 ‘선제 실점’ 관련 징크스 때문이었다.
잉글랜드는 자국에서 열린 1966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단 한 번도 선제 실점을 극복한 적 없었다. 1966년 대회 결승전 서독과 대결에서 전반전 선제 실점을 내주면서 끌려갔지만, 이후 난타전으로 극복하면서 4-2 승리를 거머쥐었다. 공교롭게도 이날 처음이자 유일한 선제 실점 극복 승이 잉글랜드의 유일한 월드컵 우승으로 이어졌다.
또 잉글랜드는 월드컵 무대에서 전반전 리드 허용 시 9경기째 무승 중이다. 공식 기록은 2무 7패다. 화려한 이름값에 가려진 잉글랜드의 부족한 뒷심을 적나라하게 들추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이다.
하필 잉글랜드는 DR콩고전 위 두 징크스 조건을 동시에 충족했다. 전반전 선제 실점과 리드 허용을 내준 상태로 후반전을 맞이했다. 후반 중반까지 잉글랜드가 도통 골문을 열지 못하면서 패색은 더욱 짙어졌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은 정말 다르다는 듯 잉글랜드는 경기 막판 시원한 역전극을 연출했다. 그 중심에는 주포 해리 케인이 있었다.
케인은 후반 30분 동료의 크로스를 유려한 오프더볼을 통해 수비를 벗겨낸 뒤 강한 헤더로 마무리하며 동점골을 기록했다. 후반 41분에는 페널티 박스 앞에서 수비에게 둘러싸인 채로 공을 잡았는데 순간 공간으로 빠져나온 뒤 골망이 찢어질 듯한 강슛으로 상대 골키퍼를 그야말로 뚫어버렸다. 케인의 멀티골로 경기를 뒤집은 잉글랜드는 추가시간까지 리드를 지켜내면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지독한 두 선제 실점 징크스 역시 시원하게 깨버렸다.
잉글랜드는 만년 우승 후보다. 월드컵마다 ‘축구가 집으로 돌아온다’라며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지만, 정작 눈높이에 전혀 맞지 않는 경기력으로 일찌감치 탈락하곤 했다. 이 과정이 수차례 반복된 끝에 잉글랜드의 마지막 우승은 60년 전으로 멀어졌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잉글랜드는 우승 후보다. 여느 대회처럼 이름값 넘치는 선수단을 구축했고 팬들은 축구의 귀환을 부르짖고 있다. 그런데 토너먼트 첫 출발부터 케케묵은 징크스를 타파하면서 ‘이번엔 다른가?’하는 기대감을 다시 불러 모으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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