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개그콘서트’가 지난해 부활 이후 꾸준히 신규 코너를 선보이고 있다. 관객과 즉석에서 호흡하는 참여형 콩트부터 탄탄한 연기력이 돋보이는 정극 개그, 유튜브 숏폼에 최적화된 빠른 호흡의 코너까지 코미디언들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개그 뷔페’를 차려낸 모양새다.
지난달 28일에는 새 코너 ‘KBS 3TV 뉴스’와 ‘광탈자들’이 첫선을 보였다. ‘KBS 3TV 뉴스’는 1TV와 2TV에 입성하지 못한 기자들이 모였다는 설정의 뉴스 콩트다. 이현정은 늘 피곤에 지친 기자를, 서성경은 인플루언서 기자를 연기하며, 한수찬은 객석으로 직접 뛰어드는 현장 출동 기자로 나선다. 특히 한수찬이 객석의 한 커플과 즉석에서 상황극을 벌인 영상은 방송 이후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 역사 속 채널의 부활과 ‘숏폼’ 속도감으로 채운 새 얼굴
흥미로운 점은 ‘KBS 3TV’가 가상의 채널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1981년 출범했던 KBS 3TV는 1990년 분리되면서 현재의 EBS로 전환된 역사가 있다. 이 같은 실제 배경이 과거를 기억하는 세대와 신선함을 느끼는 젊은 층 모두의 관심을 유발하고 있다. 해당 코너는 코미디언 이광섭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으나, 제작진과의 논의를 거쳐 개성 넘치는 기자 캐릭터들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변형해 재미를 더했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신규 코너 ‘광탈자들’은 제목 그대로 속도감 있는 개그가 특징이다. 신입사원 채용 면접장을 배경으로, 면접 시작과 동시에 기상천외한 이유로 탈락(광탈)하는 과정을 빠른 호흡으로 그려낸다.
배우 이광수 닮은꼴로 유명한 코미디언 어영진의 활약이 돋보인다. 그는 “본인 자랑을 해달라”는 면접관의 요청에 냅다 셔츠를 찢으며 상의를 탈의했다가 곧바로 탈락한다. 이어진 면접에서는 “상체 싫어하는 것 같아 하체를 벗었다”며 팬티 바람으로 등장해 다시 한번 탈락의 고배를 마신다. 마지막에는 멀끔한 정장 차림으로 나타나 기대를 모으지만, 면접관이 “안 벗으니 얼마나 멀쩡하냐”고 안도하는 순간 휘파람을 불며 손에 쥔 팬티를 흔들어 대며 폭소를 자아낸다.
◇ 쌍둥이 착시 개그와 57만 유튜버의 하이퍼리얼리즘
과거 개그콘서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배’ 개그맨들의 잇따른 복귀와 활약도 돋보인다. 이들은 신규 코너를 통해 대중에게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웃음을 안기고 있다.
먼저 쌍둥이 코미디언 이상호, 이상민은 새 코너 ‘각도의 중요성’에서 자신들만의 무기인 ‘쌍둥이’라는 장점을 극대화한 비주얼 개그를 펼친다. 무대가 90도 회전했다는 설정 속에서 두 사람이 번갈아 등장하며 마치 한 사람이 움직이는 듯한 착시 효과를 연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각도의 중요성’은 일본 코메디 중 유명한 ‘가세가 기운 집’처럼 언어적 유희보다는 시각적 직관성을 겨냥한 원초적인 개그로 대중적인 매력을 더한다.
유튜브 채널 ‘쉬케치’를 통해 57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박보라는 ‘말발 중계석’에서 현실감 넘치는 연상 여자친구 캐릭터를 맡아 공감대를 자극하고 있다. 뉴미디어에서 이미 검증된 안정적인 발성과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 그리고 섬세한 표정 연기가 스튜디오 무대로 이어지며 ‘말발 중계석’만의 차별화된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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